안녕하세요. 글쓴이 입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많이 본 판"까지 올랐네요.
우선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시험기간이라 더 힘들었는데 많은 분들의 격려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
저는 작가지망생도 아니고 그저 한없이 평범한 공대생입니다. 뭐 소설이니 어쩌니 하시는분들 많으신데 ㅜㅜ 진짜 어제 있엇던일이에요 ..
4월18일 ..
제가 원래 다이어리에 썼던 글인데
친구들이 네이트톡에 올려보라고 권유해서 옮겨 왔습니다 .
그리고 혹시나 다이어리는 그녀가 볼까봐 걱정도 되서요 ..
스크롤의 압박이 조금 심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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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학생이 되어서 보는 첫 시험날입니다 .
어제부터 두근두근 거려서 잠도 제대로 못이루었네요 .
사실 두근거리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가 짝사랑하는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할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날이거든요.
그 계획인즉,
그녀는 주말에 편의점에서 알바를 합니다. 그런데 제가 갑자기 나타나서 꽃 한송이를 주면 어떨까요 ??
정말 즐거운 상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친구들은 그녀를 그만 잊으라고 하지만 ..사람맘이 그렇게 쉽게 변하나요 뭐 .
아! 저는 그녀가 일하는 편의점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삼각지역 근처 편의점을 모조리 찾아 저장해두고 미리 꽃집도 저장해둡니다.
9시반부터 시작된 시험.. 신분증을 놓고 와 긴장하는 바람에 문제도 제대로 못 읽고 풀었습니다. 뭐 잘나오겠죠 ?
10시반 시험을 일찍 마치고 서둘러 삼각지역으로 향합니다.
5시까지 알바를 하는 그녀지만 길치인 제가 편의점을 못 찾고 헤메일 걸 생각하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2시쯤 되었을까요. 삼각지역 1번출구로 나온 저는 이 넓은 곳에서 그녀가 있는 편의점을 어떻게 찾나..하는 걱정에 휩싸입니다.
미리 예상해둔 지역에 편의점이 없거나 아예 검색 안 된 편의점들도 보이면서 점점 오늘 못만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
삼각지역 근처를 이 잡듯이 뒤지고 남영역 근처 편의점까지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어디서도 그녀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2시간 반을 헤매어 갈증이 심하게 나던 찰나에 삼각지역에서 그다지 멀지않지만 꼭꼭 숨어있는 편의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앞문을 지나치며 보니 그녀의 미니홈피에서 보았던 그 곳이 맞습니다.
뒷문으로 돌아가 살짝 살펴보니 . 그녀가 있네요 . 다행입니다.
어이쿠 그녀와 눈을 마주친 거 같아요.
절 알아봤으면 어쩌죠 ?? 아! 오늘은 마지막에 만났을 때와 달리 머리도 빡빡 깎고 안경도 쓰고 있어서 그녀가 알아보진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제 그녀가 있는 곳도 찾았겠다 미리 봐둔 꽃집에 가서 장미 한 송이를 삽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오렌지색으로....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땀나고 더웠지만 맘이 듬뿍듬뿍 담긴 장미 한 송이를 들고 가는 일은 설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녀가 일하는 편의점 뒷문 쪽에 도착! 아 .. 막상 들어가려하니 ...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고 손발이 후들후들 떨리네요 ...
옆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시던 아저씨가 제 심장소리 들으셨는지 힐끔힐끔 쳐다보시고 ..
그렇게 10여분간을 망설이다가 손님이 갑자기 많아지는 것을 보고 뒷문으로 살며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그녀가 좋아하는 순백차를 들고 계산대로 갑니다.
못 알아볼거라는 예상과 달리 한번에 저를 알아보네요 .
그녀도 왠지 당황한 듯 하고,,,, 저는 떨리는 손으로 계산을 합니다.
계산 후에 ..
제 맘이 듬뿍듬뿍 x100000 담긴 오렌지색 장미 꽃 한 송이를 그녀에게 줍니다.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 따봉을 날리는 그녀의 모습.... 저도 기뻐집니다.
여기 찾는데 얼마나 돌아다녔냐고 물어보는그녀 ..
정말 찾느라 죽는줄알았지만 ..!!
길치이고 그녀를 잘 찾지 못했다고 보여지기 싫어서 다른편의점 4군데만 갔다고 말합니다.
시험기간이다보니 계산대위에는 그녀의 미적책이 펴져있네요 . 그녀와 제가 지하철에서 낙서하던 그 미적책이 ..
손님이 많은 시간이다 보니 공부할 여유도 없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멋져보인다고 해야할까요 ?
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모습은 왠만한 영화배우 뺨을 쳐도 될 듯 싶습니다.
핸드폰배터리가 적어서 충전을 해달라고 했는데.. 제 핸드폰이 워낙 구식이다보니 충전이 잘 안되나 봅니다. 와서 일을 도와주기는커녕 일만 만드는 거 같아서 미안해지네요,.........
아 ! 그녀가 어제 고백을 받앗다고 자랑하면서 편지를 보여줍니다.. 제 맘을 모르는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결산을 다하고 퇴근하는 그녀와 함께 편의점을 나옵니다. 그녀가 꽃이 시들시들해졌다면서 저보고 들고가라고 하네요 ..
날이 더워서 금방 시들시들해졌나 .. 꽃은 시들어도 그 속에 담긴 제 맘은 시들지 않는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그녀 . 근처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향합니다. 그녀가 4가지 맛을 고릅니다. 요거트 크림치즈 딸기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요 카라멜 ?.
맛있게 먹는 그녀가 참 이뻐 보이네요 .전 그녀가 뭐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실 저녁을 같이 먹고 싶었는데 시험기간이고,, 그녀가 바빠보여서 일찍 집에 가기로 합니다.
같은 버스를 타고 ~ 전 이촌역에서 내리고 그녀는 좀 더 가서 그녀의 집 앞에서 내리고~
버스에서 내리는데 ... 아차!! 오늘 꼭 해줄 말이 있는데.!! 해야하는 말이 있는데 !! 사귀자는 말 ! 그녀와 사귀고 싶다는 말!! ..
이 중요한말을 깜빡하고 내려버렸네요 ..
신호등이 어찌나 야속한지 ... 버스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고 ..
그녀의 집을 모르는 저는 그저 예전에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곳에서 멈춥니다.
그리고 그녀가 지나 갔을 법한 길로 우회전을 하고 다시 달립니다.
15m쯤 달렸을까 ..
아 ... 하늘이 무너진다는게 이런 느낌일까요 ?
머리가 멈춘다는게 이런 느낌일까요 ..?
전 지금 제 발 앞에 떨어져있는 제 마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왜 도로귀퉁이에 떨어져있는 걸까요..?
그녀가 가지고 간 제 마음 ...아니 오렌지색 장미 한 송이가 왜 더 시든 채로 여기 떨어져있는 걸까요 ...
그저 눈물이 핑 돕니다 ......
아무 생각도 안들고 .. 황당해서 저는 그녀에게 전화를하고 문자를합니다.
“잠깐보자, 할 말이 있다. ”
그런데 그녀는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없네요 ..
5시 40분 .. 놀이터에서 그녀에게 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오기 전까지 제 마음은 놀이터 구석에 잘 묻어둡니다.
30분이 지나도 그녀는 오지않네요 ..
“나약속있어서지금친구만나러가 너두언넝가”
이 문자를 받자마자 놀이터를 뛰쳐나와 제 맘이 떨어져있던 곳을 지나쳐 약국앞 도로변까지 나옵니다.
친구만나러 갔으니 좀 있으면 오겠지 하는 생각에 무작정 그녀를 기다려봅니다.
아! 그녀는 집에 갈 때 빛보다 빠른 속력으로 뛰어갑니다. 예전에 본 그녀는 정말 놀라웠어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집까지 그렇게 빨리 뛰어가다니 .. 좀 달린다하는 저도 뛰는데 애먹었어요.
오늘 그녀의 옷차림 , 그녀의 머리, 그녀의 눈,코,입, 그녀의 가방, 그녀의 한쪽 끈풀린 운동화, 그녀의 달릴 때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그녀가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1시간이 지나고 ... 해가지기 시작하니 날씨가 서늘해지네요,., 지구온난화는 무슨 지구온난화 .. 얇은 셔츠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다리도 아프네요 .. 오늘 단화를 신고 너무 많이 뛰어다녔더니 ... 물집이 잡힐 듯이 아파옵니다..
2시간이 지나고.. 추위와 아픔에 적응되니 슬슬 주위사람들이 보입니다. 장보러 온 가족, 횡단보도 안 건넌다고 땡깡부리는 일본아이, 애견과 산책 나온 부부, 사랑을 속삭이면서 지나가는 커플까지 ..
약국 앞에 가만히 서서 주위사람들을 보니 마치 제가 딴 세상에서 그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 같은 괴리감이 느껴지네요.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일까요?
3시간이 지나고.. 그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처음에는 “왜 그랬을까 ?” ... “내 마음이 그렇게 변변치 않았나 .....?” 하는 생각도 들고 화도 났지만 ..
기다리는 동안 점점 마음이 누그러지네요.
그리고 왠지 그녀를 놓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4시간이 지나고 .. 제가 서있는 곳에서 남산타워가 희미하게 보이네요. 그녀는 좋은 동네에 사네요. 한강도 가깝고 남산타워도 보이고~
그녀를 만나면 어떤 말을 해야지 좋을까.. 어떤 모습을 하는게 좋을까 ..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합니다.
아 이런 ! 열시가 넘어서 슬슬 그녀가 올 것 같은데 너무 생각을 한 나머지 그녀가 뛰어올 곳에 신경을 안 쓰고 있었네요....
음 ..어쩌면 그녀는 약국앞 횡단보도 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저를 보고 삥돌아 갔을 수도 있습니다..
5시간쯤을 기다렸을 때 .. 뒤에서
“ 대박 ” . 낯익은 소리가 들립니다. 그녀네요 . 여기서 계속 기다렸냐는 그녀의 물음....
아마 그녀는 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잠시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 길목에서 그녀를 기다리지 않았다면 전 밤새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겠죠 ..?
아 .. 그녀는 단장을 많이한거 같네요.. 힐도 신고 화장도 좀 진해지고, 옷도 멋지게 갈아입고~
친구들과 놀러간다네요. “토요일밤에~ ”..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그녀 ...
5시간동안 기다리면서 계속 준비해온 말을 해야 하는데 ..
너무 갑작스러워서 말이 잘 안 나오네요.
친구가 기다린다면서 가야한다는 그녀를 잠시 붙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얘기를 합니다.
“많이 좋아했어....어쩌면 ..사랑 ?”
“근데 이제 쿨하게 내 맘 정리하려해 ..”
얘기하는 동안에도 계속 길 건너편을 쳐다보는 그녀.. 그리고 준비한 말이 잘 안나오는 바보 ..
저는 거짓말을 해버렸습니다.
정말 쿨하게 다 정리할 수 있냐는 그녀의 물음에
쿨한 남자니깐 !! 정리할 수 있어.. 라고 말해버렸네요 ..
제가 쿨한 남자가 아니란건 절 아는 사람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
우리 언제부터 잘못된걸까 ..??... 그녀는 처음부터 가벼운사이라고 하네요 ...
문득 일촌명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겐 마음 한구석을 묵직하게 차지하는 그녀인데 ..
그녀가 떨어뜨린 , 아니 버려버린 제 마음 ......장미 얘기를 하자 그녀가 좀 당황한 것 같네요.. 괜히 얘기한걸까요 ..?
역시 ...미안하다는 얘기는 안하네요.. 미안하단 얘기 한마디면 ....그나마 기분이 괜찮아 질텐데...
다음부터는 길가에 버리지말고 흙에 버려달라고 ..
신호등 건너고 나서 4번 신호가 바뀌고 ..
다음신호에 그녀가 건너간다고 하네요. 신호가 바뀝니다. 쿨하게 뒤도 안돌아본다고 하고 그녀가 가네요..
저 역시 쿨하게 뒤따윈 안돌아본다고 하고 걸어갑니다...
하지만 이게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뒤를 돌아봅니다 ..
아~. 그녀는 건너편에서 비상등을 키고 있던 누군가의 차를 타고 즐거운 토요일 밤을 보내러가네요.
그녀가 간 후,, 역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 눈 앞이 뿌옇지는 건 왜일까요 ??
달리면 좀 나아질까 해서 달리고 또 달려봐도 .. 뿌연 무언가가 없어지질 않네요 ....
휴 ........................ 이런 제게도 사랑이 올까요 ??
아 . 그녀를 만나면 꼭 해줄 말이 있었는데 잊어버렸네요. 이 자리에서 그녀에게 말해야 겠어요 ..
“혹시 집근처 놀이터에 오렌지색 장미가 피면.. 제 맘을 기억해 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