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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무셔분 남자 3부 -"여보,자냐? 니 시방 죽고 잡냐 !"

원조자라 |2004.04.25 19:03
조회 645 |추천 0

"시방 뭐 궁시렁 거리는거야"
"내가 뭐..."
"잘꺼야 안 잘거야"
"자야지..."
"근데 왜 밍그적 거리고 그래. 빨리 올라와"

"알았어. 잠깐 화장실에 갔다 올꺼니까 먼저 자"
"화장실이 십리나 되냐. 먼저 자게. 당신 말야 1주일간 산속에 있다 오더니
이상해 졌어. 나한테 뭐 캥기는거 있어?"

"캥기다니, 연수 가서 뺑이 치고 온 사람보고..."
"버벅 거리는걸 보니 뭐가 있는거 같은데..."

있기는 뭐가 있어. 다 니때문이지.
볼일도 없이 변기통 열고 앉아 있으니 이거 내가 왜 사나 싶다.
앞으로도 이리 살아야 되나 머리에서 스팀이 풀풀 난다..

"화장실에 살림 차렸나, 그 안에서 뭐하는데"
"배가 아파서 그래. 먼저 자라카이"

묵은 잡지 한권 다보고 담배 두대 피우고 나왔다.
화장실서 담배 피우면 죽인다는 마누라의 엄명이 있었지만
에라이 모르겠다.
담배냄새 때문에 낼 아침이면 나는 죽은 목숨이겠지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는건 마찬가지.
낼 아침까지 갈껏도 없다.

어차피 오늘밤 안으로 하얀 보자기 덮어 쓸거니깐.

"나원참, 오랜만에 집에 와서 왜그래 분위기 깨지게"
"아픈 배를 그럼 어떻해"
"알았다 알았어. 그만 자자"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 여자가 그냥 있는 겁니다.
1분이 지나고 2분, 3분이 가도록 아무런 액션이 없다 이겁니다.
이게 아닌데. 그냥 넘어갈 여자가 아닌데. 스치는 바람인 것처럼
지나갈 마누라가 아니데.
그럼 이 분위기는 뭐야? 폭풍전야... 결전을 앞둔 숨고르기...헉헉!

"머리 밑으로 팔벼개 좀 해봐라"

그럼 그렇치. 드디어 밑밥이 던져졌다. 팔벼개를 하랍신다.
안하면 탐색전 없이 바로 직격탄이 날라 올 수 있으므로 일단 응해주자.
마누라 머리 밑으로 활개 치듯이 팔을 쭉 밀어 넣었다.

"당신 왜이래. 다정하게 머리 좀 안아봐. 내가 지금 나무토막 베고 자니?"
역시나 그냥 지나갈 인간이 아니지...

이제 곧 총공격이 시작될 것이다.
꽹가리에 날라리 불면서 불나방처럼 달려 들 것이다.
아, 갑자기 오줌이 마렸다...
물고기의 기억력은 3초라 했던가.
이놈이 낚시바늘에 니주구리 걸렸다가도 용케
빠져 나오면
3초만 지나면 또 밑밥에 입대다가 덜컥 걸려 든다.

그래서 우린 머리 나쁜 인간을 고기대가리,새대가리,닭대가리라
부른다. 하지만 내 마누라는 아니다.
기억력 하나는 3초가 아닌 30년이 지나도 초롱초롱할 것이며
새나 닭대가리가 아닌 메모리 용량이 무지 큰 맘모스나 공룡머리 같다.

(이런건 대가리라 안부른다. 머리라 한다.
간혹 돼지도 머리나 표현하나 돼지도 머리보다는
대가리라 부르는게 격이 맞을 듯하다. 단, 고기를 먹을때는
"돼지 머리고기라 하지 돼지 대가리 고기라 부른진 않는다)

무슨 이얀긴고 하면 밑밥을 던진 다음에는
바로 낚시바늘이 들어 와야 하는데 그냥 자더라 이거야.
어, 나중에는 코까지 골아 가면서 자는데...
내말은 이게 아니더라 이거지. 매도 먼저 맞아야자 나중에 맞으면
기다리는 공포감에 더 죽는다 이말이다.

"여보오오~~~자?"
"......"
"자냐니까...."
"......"
"진짜 자냐"

잔다. 대꾸도 없이.
ㅋㅋㅋ ㅎㅎㅎ

가만,,,, 진짜로 그냥 잘 사람이 아닌데 잔다.
그럼 이게 뭐야. 지금 자고 새벽에 기습공격을 할 셈인가.
내가 새벽녁 잠결에 어리버리할 때 한순간 나를 초토화 시키겠다?

안되지. 무슨 소리.
그리되면 난 병원으로 바로 후송될 수도 있다.

"안자고, 왜 칭얼대고 그래. 배고파, 젖줄까"
"아니, 그게 아니고 그래도 오랜만에 봤는데..."
"당신 죽고 싶어"

헉! 드디어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말 - "죽고잡냐"
"내가 뭘..."
"나 지금 무지 잠 오니까 짜증나게 자꾸 건들이지 말고 자라"
"그냥 자도 돼?"

"아니, 당신 연수원에서 무슨 용뼈가리 까묵고 왔어. 아님 산삼이라도 캐묵었어? 엉~"
"산삼은 무슨...삼시세끼 연수원 짠밥만 먹었는데..."
"그런데도 힘이 뻗쳐? 죤말할 때 그냥 자슈.
나 자는데 한번만 더 건드리면 죽음이다. 괜히 나대다가 고추장단지 덮어 쓰지 말고..."

고추장단지, 고추장단지?
ㅋㅋㅋ ㅎㅎㅎ ㅋㅋㅋ

아, 신이시여. 감샤합니다. 당신은 정녕 신이십니다.
고무신, 짚신이라 막 씹었던 이 미천한 백셩 용셔하시옵고
언제나 오랜 친구같고 사랑스런 누이같은 신으로 이사람을 돌봐 주시옵소셔...

그러더니 왕짜증 쓰런 얼굴로 등어리를 홱! 돌리고 자는 마누라.
다시 코고는 소리를 들은 나는 슬그머니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봤다.

"심봤다"
대한민국, 짜자짜자짝```!!!

내 손에 감지되는 그녀의 두툼한 거시기...
그렇습니다. 그녀는 마술에 걸렸던 것입니다. 한달에 한번 걸리는 마술.
나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마술. 그녀는 하기 싫어도 할 수 밖에 없는 마술.
내 맘같아서는 매일 걸렸으면 하는 마술...

푸하하하, ㅋㅋㅋ ㅎㅎㅎ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와이리 좋노, 와이리 좋노.
앞으로 그녀의 마술공연 기간 1주일 정도,
나는 뜨거운 태양아래 뽀송뽀송 고추도 말리고 장어도 잘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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