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비의 백일은 26일이지만 일요일로 당겨서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우리 친정아빠 생신과 같은 날이어서 아빠는 대전까지 왔다 가시느라 생일을
못챙기셨구요.
아무튼 두비 백일을 잘 치루긴 했습니다.
이 며느리는 미나리도 제대로 못다듬어서 시어머니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손대시고...![]()
아가씨와 제가 밤에 전을 부치고 있으니 어머니가 한말씀하시더군요.
'너희 둘 이제서야 제대로 된 일 하나 하는거 같다' 구요. 헤헤헤...
아무튼 며느리 들어가 자라고 하시곤 당신은 새벽 5시까지 음식을 준비하셨습니다.
갈비, 장어, 잡채, 사라다, 우엉고기말이, 우엉조림, 보쌈, 물김치, 수정과, 식혜,
오이소박이, 3색말이 등등.....
어머니가 손도 크셔서 음식도 엄청 많이 했습니다. 게다가 떡도 4가지나...
친정식구들은 먼길을 왔지만 대접너무 잘받고 돌아가셨고 아버지도 아마 당신 생신상이다...
하고 생각되실 정도셨을겁니다.
그런데 이 좋은 기분에 찬물을 끼얹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외사촌형님이었습니다.
형님에게는 7년을 기다리다기다리다 낳은 금은보화보다도 소중한 딸이 있습니다.
다음주면 돌이 돌아오는군요.
아가씨와 저는 백일이지만 왠지 화려한 뭔가가 있어야겠기에 체리와 딸기로 꾸며진 생크림케익을
주문제조해서 사왔습니다.
너무 예쁜 케잌에 불을 붙이고 '백일축하합니다'하고 노래를 불러줬죠.
두비야 뭐가 먼지 모르지만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형님의 아기에게 케잌을 떠먹이려 하자 형님이 너무 달다며 주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우리는 케잌먹지 말고 짭짭이 하자~' 하더니
그 생크림케잌의 한쪽에 아기 손을 갖다 대는 겁니다.
그러더니 케잌을 아가손으로 주물럭주물럭하게 시키더군요.
멍~하니 그 꼴을 보다가 케잌먹던 손을 멈추고 두비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평소 행사때마다 거르지 않고 선물도 하고 잘 챙겨줘서 친하지는 않지만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의 고마운 기억이 일순간에 날아간 순간이었습니다.
아무리 천금같이 귀한 아기지만 어떻게 우리 두비의 백일케잌을 손으로 주무르게 한단말입니까?
우리 애 백일케잌이 자기 새끼 장난감으로밖에 안보이는겁니까?
흥분해서 씩씩거리고 있는데 아가씨도 형님의 행동에 기분이 상해 들어왔더군요.
아마도 다시는 그집의 못생긴 아기에게 예쁘다는 빈말 안나올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