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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처음 112에 전화해봤어요

으익후 놀래라 |2009.04.22 12:12
조회 23,892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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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7년 살면서 생전 처음 112 민원신고를 해본 女랍니다

 

방금 격은 일 때문에 아직도 가슴이 콩딱 콩딱 거려요

 

일자리 구하기 힘들다는 세상에 꾸역꾸역 야근 9시까지 매일매일 하면서

 

(다크써클이 무릎 밑을 지나 복숭아 뼈까지 내려온다는 T ^T)

 

치과 치료를받아야 해서  조금 일찍 퇴근을 했답니다 ( 좀이 아닐수도 )

 

오늘따라 왠지 늦장 부리게 되더라구요

 

평소에 칼퇴근만 시켜줘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데 말입죠

 

어쩌면 살면서 착한일 한번 하라는 하늘에 계시가 아닐까요

 

괜히 서류 한번 더 보게되고

 

책상 정리 한번더 하게 되공

 

점심도 오고 배도 고프고 밥이나 먹고 치료 받자는 심정으로 집으로

 

열심히 굴러오고 있었죠

 

집앞에 다다르때쯤

 

(6차선도로에 신호가 있긴한데 주황색으로 깜빡깜빡만 거려요)

 

저 멀리서 조그마한 물체가..( 진짜 물체로 보이더라구요)

 

차선을 종행무진 하더군요

 

지나가던 차들이 피해가면서요

 

하도 동네에 똥개가 많아서 똥개인가 하면서 피해갈려고 보니까

 

왠걸요.. 갓 3살정도 되보이는 사내 아이더군요

 

너무 놀래서 바로 차를 새우고 (비상등 켯답니다^0^뒷차 아저씨 죄송요..놀래셨을꺼에요)

 

애를 델꼬 인도로 왔습니다

 

(콧물에 침에 얼굴이 아주.. 첨에 버려진 아이줄 알았어요 안았는데 응가 냄새가 나서

 

보니.. 응가를 쏴났더라는... )

 

아가야  엄마 어딨니 ? 아빠는 ?

 

물어도 말을 못하더군요.. 제 인상이 무서워서 안한걸까요

 

지나가는 아저씨 보고 아빠라 하고  집 어디냐니까 먼산 가르키고

 

울지도 않구요

 

그래도 혹시나 보호자가 주변에 있을까해서 아무리 찾아보고 불러보고 기다려도

 

오질 않더군요

 

저희 동네가 이제 막 개발되는 지역이라  허허벌판 수준이에요

 

주변에 놀이터를 가도 아무도 없고

 

이러다 유괴범 소리 듣는거 아닌지 해서 우선은 차에 태우고

 

112 민원센터에 신고를 했습니다

 

덜덜덜 떨면서

 

" 운전중에 도로 한복판에서 아이를 발견했는데요  보호자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

 

진짜 울먹거렸어요  죄진것도 없는데 경찰차만 보면 움찔~ 하는것처럼 괜히 긴장되고

 

금방 순찰자 보내겠다고 위치를 물어보는데 핸드폰이라

 

지역명을 말해야 한다는걸 깜빡하고 동하고 아파트 명만 말했죠

 

전화 받으시는 분이 알았다고 금방 가겠다고 하시길래 전화를 끈고 주변을 더 찾아봤습니다

동만 으로 찾으셨을텐데..죄송해요

 

아가를 안고 있는데  좀 무겁더군요.. 

 

 첨엔 어리둥절 하더니 나중엔 약간 울더라구요

 

편의점 가서 딸기우유 사주고..  아줌마가 엄마 찾아주께~ 하면서 열심히 경찰아저씨를

 

기다렸습니다 (왜 이모라 안했을까요.. 아직 20대인데..)

 

15분쯤 지났을까 경찰차 한대가 서서히 오는데 어찌나 방갑던지요

 

신고 하신분 맞으시냐고  저 완전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눼 ㅠ_ㅠ "  , " 어디서 발견하셨어요?" 

 

여차저차 설명하고 경찰2분도 아가한테 이름도 물어보고 저 설명하면서 울뻔..

 

2살이다 3살이다 추측하면서

 

제가 발견하고 한 30분쯤 지났을꺼에요

 

"이정도 되면 보호자가 신고가 와야 하는데.. " 하시면서 같이 찾았죠

 

병원 시간은 임박해오고 배는 고푸고 아가는 걱정되고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유모차를 끌고오는 할머니 한분이

 

울먹거리면서 달려오시더군요

 

유모차에 큰애가 한명 탔었는데 그렇게 빨리 오는 유모차 첨봤습니다

 

어찌나 그 분도 놀래셨을지  .. 저랑 경찰아저씨들도 아무말도 못하고

 

아가 큰일날뻔 했다고 조심하시라고  얼마나 찾아 다니셨으면 얼굴이 홍당무가 되셨더군요

 

아가이름을 물어보니까 할머니가 잠깐 움찔~ 하시더라구요

 

신고 받아서 온거라 아가이름만 적는거라고 하니 아가이름을 불러주시더군요

 

그리고 아가한테 조심하라 하고

 

경찰 아저씨가 이 아가씨가 아가 델꼬 있었다고 ~ 아가씨한테 고마워 하라는데

 

왠지 모를 어깨가 으쓱~ 하는 느낌 있잖아요

 

나도 이런 일을 했구나 하는

 

그때까지만 해도 콩딱콩딱 뛰는 가슴을 붙잡고(오는길 내내 핸들잡는 손이 덜덜)

 

집으로 오는 길 내내  별 생각이 다 들러다구요

 

그 많은 차중에 아가가 도로 한복판에 있는데 왜 다들 아가를 지나쳤을까 하는생각..

 

할머니가 조금만 신경썻어도 이렇게 멀리까지 아가가  돌아다니지 않았을텐데 .. 하는생각

 

아가 보는게 힘든건 알지만요^^

 

이쯤되니까 별로 쓸말이 없네요 ㅎ.ㅎ

 

그냥 이런일이 있었다고 쓰고 싶었어요

 

아가야 다음부턴 할머니 옆에 꼭 붙어다니렴 위험하단다 ~

 

그리고 112 민원신고 받으신 분~ 목소리가 아주아주 아트셨답니다

 

훈훈하던데요

 

그럼 전 이만 치과 치료 받으로..  이놈에 신경치료는 언제 끝날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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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익후..ㅎ 헤드댔네용..

 

일한다고 몰랐는데 이제 짬좀 나서 들렸어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을 했는데 이렇게 잘하셨다고 다독여 주시니

 

앞으로 더 좋은일 많이 해야 겠구나 싶어요 ㅎㅎ 고맙습니다^0^

 

울먹인건  제가 순간 한눈 팔았으면 아가가 다칠뻔할수도 있었을 일이기에

 

너무 놀래서 울먹였구요.. 저꼬마가 제 조카 였다면 하는 생각에 흐흐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가한테 아줌마 했다가 이모 했다가 했네여

 

봄비가 내리는데 톡님들 감기 조심하세요

 

참고로 아직 미혼이랍니당 강력한 골키퍼가 있지만요v

 

아가 응가는 차마 못치우고 시트는 세차하면서 깨끗하게 청소했어요

 

경찰분들이 일찍 오셔서 우유만 먹였네요^^

 

 

 

 

 

 

 

 

추천수6
반대수0
베플자네...|2009.04.22 12:22
자네.. 내아를 낳아줄텐가 봐줄텐가.. 참 장하네..ㅎㅎ
베플정말|2009.04.24 09:57
당신같은 여자를 만나야 햄볶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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