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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아니라 하수라고?

오드리 |2004.04.30 10:45
조회 981 |추천 0

오늘은 제 신랑과의 에피소드를 좀 적어 볼라 합니다.

 

2000년 어느 토요일.  강사인 나는 남들 퇴근하는 5시에 출근하고 

토요일, 일요일 없이 늘 메여 있던 차!모처럼 쉬는 하루가 생겼다.

근데 할 일이 없으니, 헐 ..결국 방콕하며 뒹굴뒹굴 하는데

뛰리링...앗!!!!!!!  전화다 (환장하며 받음)

 

나:  여보세요?

친구: 나야.(목소리 거의 죽어가고...) 뭐해? 일하지?

나: 아~~~~니!  집이야.. 모처럼 쉬는 데 할 일 없어 깬다, 야

친구: (목소리에 힘 팍 들어가며) 엉? 정말? 너~~~~~무 잘됐다.

       사실 나 오늘 좀 황당하다. 나 오늘 xx(울 친구 중 하나)한테 바람맞고

        무작정 커피 숖 들어왔는데 집에 가려니 막막하고 돈도 없고 나 좀 데리러 와줘, 친구야!!

나: (의리에 죽고 사는 나) 그래? 좋아!! 어디야?

 

이렇게 해서 난  친구가 있다는 안양의 청계라는 유원지에 갔다

근데 막상 친구가 있다는 커피숖엔 왠 남자도 함께 있고....

 

나:  친구야. 나 왔는데!!

친구: (황급히 일어나며) 응! 왔어? 그럼 얘기 잘 해!! (친구 횡 하니 사라지고..)

나:(대강 감 잡았스...헐! 소개팅을 이렇게 무방비로 하게 되다니. 친구 죽었스...)

남자:  안녕하세요 , 오늘 여행사 바쁘다고 하셔서 더 기다릴 줄 알았는데..

나:  엥? 여행사요? 저 여행사 안 다니는데요. 그건 제 친구 xx인데!

남자: 예? 그럼 xxx씨 아니에요?

나: 아닌데요. 전 OOO인데요

남자: 네~~~에. (황당한 듯 한참 있더니 화제 전환 한답시고) 예쁘신데 왜 남자 친구가 없으세요?

나: 그러게요? 저도 그게 이상하데요! (자리가 황당한 나머지 내가 뭔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고..)

남자: (진땀 빼며) 소개팅은 많이 해 보셨어요?

나: 아니요. 시간이 없어서도 못했고 또 선은 몇 번 봤었는데 다들 약속이나 한 것 처럼

     똑같은 사람들만 나와서 그 후론 절대 인위적으로 누구 안 만난다 했네요.

남자: 어떤 똑같은 사람들요?

나: 뭐 대머리팀.. 뽕짝틱팀.. 깡통팀..많지요..무슨 계원들끼리 파견나오는 건지..

남자: 네~~에. 그럼 오늘은???

나: 오늘요 ? 저 자다가 친구가 나오라길래 얼떨결에 왔는데!

 

이렇게 우린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첫 대면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리도 넘 불편해지고 슬슬 가야지 하며 접대용 멘트 한 마디...

 

나: 그 쪽도 나쁘지 않은데(뭐가?) 왜 여친이 없어요?

남자: (고민하더니) 솔직히 있었는데, 헤어졌어요. 한 3년 사귀었었죠.

나: 네~에 . 헤어진지 얼마나 됐는데요?

남자: 한 2년요!

나: 어서 좋은 사람 만나셔야죠.(으그....지금 니가 남 걱정 할 땐가!!)

남자: 네. 그래야 하는데.. 새로운 사람 만날 때 마다  옛 친구 빈자리가 

        더 커지는 것 같고... 그 친구야 지금 잘 살겠지만 사람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일에 가슴이 많이 아팠었네요, 신중해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  난 갑자기 이 사람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는 소개팅 자리에서

옛 여친 얘기 하는 거 예의 없는 일이다 거품 물었지만 난 지난 사랑도 당당히 말하고

또 다시 노력하는 게 힘들다고 말 하는 그의 그런 모습이 솔직하고 순수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난 헤어질 때 전화 번호을 묻는 그에게 핸폰 번호를 알려주며

내가 먼저 전화 하겠노라고  하며 헤어졌다.

그렇게 3일 흐르고... 전화를 먼저 하기로 했으니 해야 하는데 ,

괜히 망설여져서 미루고 있는데   전화 한 통!!

 

남자:  OOO씨 전xxx입니다.

나:  (좀 놀라서) 네~~~에 . 전화하려 했는데(마치 죄지은 양)

남자: 그러셨어요? 저 사실 전화  많이 기다렸는데... 평소 12시 쯤 끝난다고...

        이제 퇴근하실 때 됐나요?

나: 네. 이제 집에 가야 하는데.

남자: 사실 저 근처에 와 있습니다! 너무 늦었으니 OO씨 퇴근 하는 것만 보려 왔어요.

나:(헐~여길 어찌 알고 왔는지..혹 친구가???) 지금 이 시간에 오셨어요?

    넘 늦어서...  차라도 대접해야 겠지만...다음에...

남자: 넵~ 그냥 드라이브 겸 해서 왔으니 부담갖지 마세요. 차 있으시니 먼저 출발하심 뒤에서 제가 에스코트만 하고 가려구요

 

그 후로도 남자는 이렇게 거의 매일을 내 근무지 근처로 왔고

우린 그러다 가끔 차도 마시며 연인이 되었다.

날 만난 날 이후로 옛 여친 생각이 딱 안나서 놀랐다며 그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주변에 친구들 난리가 났다. 어떤 사람이냐 , 뭐하냐 , 어찌 생겼냐 하며...

 

나:  음. 생긴 건 탤런트 고수 랑 정말 비슷해!  나 첨에 고수 온 줄 알았잖아!

친구들:  정말!!!!! 환상이다!!!

나:  글쎄 내가 xx가 지 남친에게 장미 꽃 받았다더라 그랬더니 이 사람이 기다리래.

     자기는 장미꽃 밭 사주러 온다고!!!! 

친구들: 와 ! 말도어쩜 그렇게 이쁘게 하냐 ? 혹 바람둥이?

나:  아냐,아냐.. 절대 그런 과 아니더라.. 내가 사람 좀 볼 줄 알잖아!!

      낼 볼까, 다같이? 우리 고수도 니네 한테  인사 한 번 시켜야지...

 

그래서 만난 자리...울 친구들과 서로 맛난 것 먹고 수다 떨고 잘 헤어져 집에 와 친구들과 전화수다

 

친구 1 :OO야. 남친 넘 좋겠더라. 근데 탈렌트 고수 닮은 건 좀 아니더라!!

 뭐 고수 중수 하수 할 때 중수 정도면 모를까... 니가 시집 갈 때 됀나 부다!!  

친구 2:  OO야!  착하겠더라!!. 근데 고수 랑 안 닮았데!!  고수 보단 저기 고수부지 쯤!!!!! 푸하하하 

 

헐~~~~내 눈에 뭐가 씌였나보란 이야긴 그 후로 쭉 듣고 있다

이젠 내 신랑이 되어 버린 이남자!!!! 요즘엔 넘들이 울 신랑 보고 " 연예인 닮았네"

그럼,  난 또 여지없이  묻는다 "탈렌트 고수요?" 

돌아오는 대답  " 아니, 가수  윤종신!!"

그래도 내 눈엔 도대체 뭐가 씌인 건지 암만 봐도 내겐 고수 같은 울 신랑..

2년 연애, 2년 결혼동안 가끔 속 썪여 날 힘들게도 했지만

마음만은 늘 한결같은 사람!!!  고수 면 어떻고 하수  면 어때? 또 윤종신인들 어떠랴?

내겐 늘 아빠이고 남편이고 또 남동생인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하해와 같은 것을..

흰머리 가득한 그 날이 와도 사랑합니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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