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관악산에는 제비가 산다...

어벙이~ |2004.05.03 22:31
조회 279 |추천 0

지지난주의 일이었건만 아직도 치떨리게 짜증나는 그 기억이 나의 산행을 주저케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산행에 맛들인지 이제 몇 달 채 되지도 않는 새내기다.

선무당이 사람잡고 늦게 배운 도둑질 날새는 줄 모른다 했던가? @.@  앞의 비유는 맞나? 띠용~

뒤늦게사 등산에 맛들여서 주말이면 거의 환장한듯이 토, 일에 산을 간다.

서론이 길었다.  쩝…

지지난주엔 관악산엘 갔다.  그 바로 전 주에 관악산 갔다가 원했던 등산로로 못가고 엉뚱한 코스로 간 나머지 뭐(?^^) 하고 뒤 안닦은 양 찌~입찝해서리 기필코 해내리란 오기로 또 간거다.

 

원했던 코스 대로 연주대에 자~알 올라갔쥐.

근데 어느 순간에선가 어떤 늙수구레 아자쒸가 어데로 내려가냐고 묻는게 아닌가.

과천으로 갈라꼬요.  하니 그 아자쒸는 사당으로 내려간다나?

그래서 잘됐다 싶었다.  나도 서울이 집이니 경기도로 내려가는거 보다야 집에 가는길이 수월할 테니…사당가는 길 좀 가르쳐달라했다. 

자기를 따라 오란다. 

내가 순진했다.  난 사람들이 산이 오르면 시꺼먼쓰도 하얀 난닝구(^^)가 되는 줄 알았다.

산의 정기에 정화되어서리 순수해지리라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진짜 순진했지…

 

머 어느 정도 내려갈때까진 별일 없었응께 괜찮았다.

그러다 중간에 쉬어 가자기에 바위에 걸터앉아 이런 야그 저런 야그…호구조사꺼정 대략대충 했다.

처음엔 지가 사십대 후반의 아자쒸니 편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안그래도 아무 생각없으니 그런 말 안해도 된다 싶었다.

본인의 경력을 주욱 읊더라.  지금은 여기 저기 대학서 시간 강사한담서 나더러 머하냐 묻는다.  난 백수다. 근데 자질구레한 설명하기 싫어서 기냥 무역회사댕겨요. 했다. 

그랬더니 있는지 없는지는 몰겄으나 자기 사촌 여동생을 팔면서리 나으 연봉을 염탐하는듯 했다.

글서 난 대충 둘러대고 있는디 본심이 실실 나올라 카는기다.

왜 결혼 안하냐?

어떤 남자를 원하냐?

 

난 일이 좋아 일만 죽어라 하다 보니 혼기가 늦어졌고 어떤 남자가 좋아요 하기엔 나이가 넘 많지않냐고 대답했다.

그러다 뜬금없이 본인이 새로 산 등산화 자랑을 막 해대는거다.

나도 샀노라 했더니 갑자기 내 양 발목을 잡으면서 내 애인하자 이 쥐랄을 하는거다.

남으 발목 한번 만져볼라고 등산화 자랑을 했던 거 같다.  쥐랄문듸….--++

분명 서로 본이 같은 동본이라 반가워 했고 중학생을 둔 가장이라고 한 말이 여전히 따끈따끈하게 식지도 않았는디 어째 그 따위 말을 짖어대는쥐…기가 찼다.

“싫어요. 전 그런거엔 결벽증 있어서 되게 싫어해요. 관심도 없구요. 글구 전 남자가 하루일과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자식 얼굴 쳐다봤을 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했더니 정색을 하구선 내려가잔다.

아쉬울거 없으니 좋다고 내려가자했다.

그때부터 내 속에선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욕 나오고 구역질 나고 혼자 난리 부르스를 있는대로 쳐댔다.

물에 쳐넣어 튀겨낼 자식아…그러고도 집에 가선 아버지입네하고 행세하려하겠지 싶은 생각에 높은 낭떠러지가 보일 때마다 확~ 밀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불끈불끈 치밀었으나 산이 오염될까봐 참았다. 

혼자 앞서서 산을 잘 탄다는 것을 있는대로 과시하며 오만주접을 다 떨다 하체가 풀렸는지 그자리에 고꾸라졌다.

속으론 매우 통쾌하고 천벌이다 이놈아 싶었으나 일부러 사람들 많이 쳐다보라고 “어머! 괜찮으세요?!!!!”를 있는 힘껏 외쳐줬다.  쪽팔려서 대답도 안하고 얼릉 내려가대.

힘이 없는 넘이…ㅋㅋㅋ

결국 어케 됐냐구?

중간에 행선지 팻말이 반갑게도 낙성대가 보이대?

그래서 얼릉 언니집에 가야한다며 거기로 잽싸게 튀었다.

기분이 넘넘 지저분해서 이 땡겼지만 기냥 집에가서 열심히 만 퍼먹었다.

 

진지하게 묻고 싶다. 

남자들은 다 그런가?

아니면 몇 몇 남자 망신시키는 미꾸라지들만 그런가?

왜 지들이 몇 마디 말로 녹이면 여자들이 다 넘어간다고 생각하는가?

얼굴이 순진하고 어벙하게 생겼다고 다 맹하다고 생각하는건가?

여자들의 잔머리는 남자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남자들의 응큼한 속을 꿰뚫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자기의 배경만 과시하면 다 대단하다고 생각해줄 줄 아는가?

한심하다못해 불쌍하기까지 하다.

 

해수욕장에서 작업을 한다면 무슨 갑빠가 좋아 봐줄거리라도 있다지만 산에서 무신 작업을 하려드는가 말이다.

 

지금도 관악산에는 두 종류의 제비가 서식하고 있다.

한 쪽은 오줌세례만 조심하면 되지만 다른 한쪽은 진짜 유치찬란하고 음험스러우니 매우 조심해야할 것이다.

 

제비야~  제발 지구를 떠나라~

한번만 더 내 눈에 띄면 벼랑에서 진짜로 밀어버릴거다!!  알겄냐?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