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오는 화요일 아침, 출근은 했지만 정말 할게 한개도 없는 서울 사는 26살 여자에용.![]()
오늘도 역시나 일이 없어 아침부터 싸이를 쫙 순회하고
바로 판에 접속해서 톡톡을 쭉 보다가
글을 남겨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몇 자 적어보네요~
저에게는 친구 한명이 있습니다. 물론, 여자구요.
대학에서 만난 친군데 이 친구에 대해서 얘기 하려구요.
정유선이라는 이름의 이 친구는 제가 정말 무지무지 좋아하고 따르고
(친구기는 하지만) 존경하는 마음도 있는 친구예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친구랑 저는 대학에서 처음 만났어요.
저희 대학은 예술계통 대학이라 나이대가 좀 다양한데... 그래서 저도 22살때 05학번
새내기로 들어갔었죠.
당시 저희과에 22살 라인이 6~7명 정도였는데 우연히 전 이 친구를 인터넷에서
친한척 하면서 알게 되서 대학생활 2년동안 쭈욱~ 소울메이트가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성격이 좀 꽁하고 표현 잘 못하고 소심하고 질투심도 참 많은..
아주 매력없는 스타일인데 이 친구는 우선 엄청 웃기고 시원시원하고 오지랖도 넓어서
다른 사람들의 고민이나 부탁도 잘 들어주고.. 그렇다고 마냥 착하기만 한것도 아니에요.
확실히 똑 부러진 부분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 친구는 학교 사람들에게 인기가 엄청 많았어요.
어쨌든 그래서 저는 학교에 다닐 때 이 인기많은 친구때문에
질투심에 참 많이 삐쳤더랬죠.
그럴때마다 유선이가 먼저 연락해서 충고도 해주고 달래기도 해주고...
덕분에 저도 성격이 좀 많이 변했어요. ㅎ
어쨌든 그런데 이 친구에게는 아주 큰... 컴플렉스가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살"이죠.
이 친구가 고등학교때 사고를 당해서 2년정도 누워있다 보니 살이 좀 쪘거든요.
원래는 굉장히 늘씬하고 이쁜 친군데... 살이 좀 많이 쪄서 그 때부터
뭘 하려고 하면 "살이 쪄서..." 라는 핑계를 좀 많이 댑니다.ㅋ
그렇다고 막 위축되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그냥 귀찮고 자기가 영 안 끌리면 살 핑계를 대는 것 같아요.ㅋㅋㅋㅋ
가령 예를 들면,
"유선아, 진짜 재미있는 뮤지컬 있는데 우리 그거 보러 가자"
라고 말하면...
"그래! 보러가자. 그거 언제까지 하는데?"
"음, 원래는 5월 말까진데 연장되서 7월 말"
"그래? 그럼... 7월에 보자."
이럽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되게 건성으로
"응~ 살이 쪄서, 좀 빼놓게"
이럽니다. ㅋㅋㅋㅋ
저는 압니다. 분명 7월에 이 친구는 그 뮤지컬을 안 볼거란 걸...
또 다른 예로는
"유선아, 담양 죽녹원인가... 거기 경치도 좋고 그런데... 우리 거기 여행한번 가자.
그런데서 가서 한번 콧구멍에 바람 좀 쐬주고 글 열심히 쓰자"
제가 먼저 또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심리가 참... 저도 제가 저 말을 하면서 분명 뺀찌먹겠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럼 얘는 처음에는 후하게
"그래? 아~ 거기 1박2일에 나왔던데지?"
이러면서
"그래, 가자... 근데 지금은 안돼."
"왜?"
"한달 뒤에 가자. 그때까지 살 좀 빼놓고."
이럽니다. ![]()
그렇게 한달 지나서 다시 말을 하면... 이미 유선이 기억속에 담양죽녹원은
눈 녹듯 사라져 없어져버리곤 하죠.
그렇게 저희가 계획하고 엎은 계획만 2005년 이후로...
지금까지... 한 50여개가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본여행, 동남아여행, 공연보러가기, 여행가기,
어디 패밀리레스토랑 할인한다니까 거기 가서 음식 드링킹하기, 집에 초대하기,
살 빼서 수영장가기 기타 등등...
가끔씩은 저나 제 친구는 저희가 약속해 놓고 엎어진 것 중에서
몇개는 한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해요.
일본여행같은 것도... 저희는 하두 일본가자, 일본가자 서로 입버릇처럼 해놔서
마치 저희가 시부야 거리를 걸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몇몇 주변 동기들은 저희가 일본을 갔다온줄 알기도 하죠.ㅋㅋㅋㅋㅋ
어쨌든 이 친구는 그래도 또 뜻밖에 일에는 굉장한 행동파이기도 해요.
예상치 못한 것에 팍팍 움직여서 다 이뤄놓거나 정말 같이 어딜 가거나 하기도 하죠.
갑작스레 맛있는 것 먹다가 제가 좋아할 것 같다고 택배로 보내기도 하고...
이런 친구 만난게 전 제 인생에서 엄청난 행운인것 같아요.
자기 주관도 뚜렷하고 덕분에 엄청난 팔랑귀에 눈치 잘 보던 저도 딱 제 생각을
어필하는 것도 습관이 들었죠. ㅎㅎㅎ
음, 어쩌다 보니 쓴 글인데... 긴 글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와중에 이 친구에게 영상통화가 걸려왔어요. ㅎㅎ
친구가 가로본능 핸폰이었다가 한달 전쯤 공짜폰으로 아이스크림폰으로 바꿨거든요.
그 뒤로 영상통화를 엄청 신기해 하더라구요.ㅋㅋㅋㅋ
그래서 자주 이렇게 걸곤 한답니다.
물론 전화 받으면 얼굴 보여주며 (주로 영상통화 할때 제 얼굴을 보는게 아니고
화면상에 자기 얼굴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 말 안하다가 한 20초 뒤에
"야~ 끊어~" 이러고 끊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도 귀엽고 참 독특한 친구랍니다.
아~ 별로 큰 내용은 없지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요 몇일 일이 한개도 없었는데... 마침 주임님이 일을 하나 주시네요.
간만에 일이라 그런지 참 반가운 엑셀문서... 전 일을 하러 갈게요. ㅎㅎㅎㅎㅎ
톡커님들, 비오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욤~ (__)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