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동안 유방암과 간암으로 투병하시던 저희 엄마가,
5월 4일, 경희 의료병원에서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
제가 3살 때, 망나니 같은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여자 혼자 몸으로 저를 일본에 대학까지 보내주신 분이셨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였고, 듬직한 친구였고, 좋은 선생님이셨습니다.
언제나 낙천적인 성격으로 암 환자 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밝고 유머스러운 분이셨기에, 아직도 엄마의 죽음이 믿기질 않습니다. ㅠㅠ
장례식과 화장을 끝마치고,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제가 쓰고 버린 공책 뒤에, 짧지만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은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엄마가 올 해, 3월 달부터 건강이 몹시 악화되어,
이제 더 이상 치료할 약도 완치 할 가망성도 전혀 없다고 병원에서 선고 받은 후부터
써왔던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밝은 모습만 보여왔던 엄마였지만,
일기장에는 엄마이기 전에 여자였던 자신과,
또 낙천적인 모습 뒤에 가려진, 암에 대한 절망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
모든 삶을 포기 한 엄마의 심정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암이라는 병이 누구보다도 멋지게 살고 싶었던, 한 여자의 인생을 짓이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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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용기를 내어 찾아간 병원에서(제일 병원)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청천벽력의 나락으로 빠져든게 벌써 횟수로
6년이 되가고 있다.
햇살이 창연한 여름의 한가운데서, 날씨 만큼이나 내 가슴도 폭엽으로 휩싸여 갔다.
두려움, 절망감, 비애, 절규...
그러다 사이사이 찾아오는 천성적인 태연함. 긍정ㅡ*
림프까지 전이되어 날짜도 가물한 그 해
한쪽 가슴과 임파를 수술하고, 화학치료, 즉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한쪽 가슴의 절개에 오는 여자로써의 절망감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그나마 알고 있던 상식도 생각이 나질 않아 질문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만큼 그때까지도 실감을 할 수 없었나 보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똑똑하길 원했던 나는 그냥 병앞에 무너져 내리는 인간에 불과했다.
차가운 수술대에 눕기전,
병실로 이른 아침에 운동복 차림으로 그 사람이 찾아왔다.
햇살을 등지고 바라보는 그 눈길이 고맙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다.
보내고 나서 한참을 울었다.
아무도 없이 수술실을 혼자 들어갔다.
두려웠다. 어지러웠다.
이젠 어찔 될까 ㅡ*
난 죽을 것이다. 결국은...,,,"
난 알고 있다. 난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대기실에 여러명의 환자들이 방 한가득 들어와
목사님의 기도를 받고, 안정을 되찾고자
모두들 힘든 시간을 처절하게 기다리고들 있다.
집사님의 기도를 받았다.
참으로 하나님께 미안했다.
여지껏 냉담하게 저 혼자 잘났다고 살다가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찾아 살게 해달라고 절규하는 난
얼마나 이기적인가~"
그러나 그런 나를 불쌍하게 여기셨는지,
수술은 잘 집도 되였다 하여,
나를 햇살이 비치는 창가의 입원실에서 다시금 눈을 뜨게 해주셨다.
수술후의 후유증이 더한 고통으로 밀려왔다.
그리고 혼자였다.
아무도 나의 투정을 받아 줄 사람이 없었다.
너무 아팠지만 그 전, 외로움이 뼈에 사무쳤다.
난 지금 보호받고 위로받아야 하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일찍 철이 들어버리는 어린아이 처럼
한쪽 마음은 외로움을 꽁꽁 숨기고,
의연한 척, 강한 척, 그렇게 고통을 이겨내고 있었다.
그러나. ㅡ*
창가의 햇살이 눈부셔 그렇게 시작된 눈물이
사흘 낮밤을 울게 만들었다.
멈추지 않는 나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또 다시 엄마가 그리웠다.
두리를 낳은 그 첫날처럼 (두리는 제 이름입니다. 할머니는 엄마가 17살 때 돌아가셨다고 해요...ㅠ)
엄마가 그리워 얼마나 울었던가...
상처회복에 어렵다며 간호사들이 위로했지만
한 번 터진 눈물은 그칠 수가 없었다.
그 후 계속되는 항암치료와 공포로 우울증이 찾아왔다.
모든게 싫고 슬프기만 했다.
모든 암 환자들이 순서처럼 밟고 지나가는 절차를
나 또한 그렇게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만나면, 아닌척 태연한척,
타고난 명람함과 낙척전인 사고로,
철저히 위장하며 있는 나를 보고
환자가 아닌 것 같다는 말까지 하며,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하며 나를 속여갔지만,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너무나 여리고 약한 사람이란 걸,
다시금 느끼게 했다.
그 후, 또 다시 간에 전이가 되었다는 말은
이젠 듣고 놀라지도 않았다.
왜... 절차이자 순서이니까.
그러나 아직도 죽음의 공포에 절실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가...
통증이 없기 때문에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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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머리가 빠지고 온 몸에 미세한 털이란 털은 다 빠졌다.
영화처럼 머리에 손을 댔더니,
느낌마저 섬뜻하게 쑤~욱 빠지는 머리카락을
온 천지에 흘리고 다녀,
2005년 여름에 삭발을 했다.
옛날 강수연 씨가 "아제 아제 ~ 라는 뭔 영화에 (아마도 아제 아제 바라아제라는 영화인 듯...)
삭발을 한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한 번 나도?
이런 방정~ 말이 씨가 됐다.
의도는 전혀 다르지만, 나도 삭발을 한 모습에 또 눈물이 났다.
강순연 만큼 예쁘지 않았기에 ㅡ *
그 무더운 여름. 가발과 모자로 지탱하니 그 스트레스가 말도 못했다.
덥고... 지치고...
어색한 그 모습에 패션에 선두에 서고 싶은 나를 무참히 짓밟는다.
어찌어찌 "탁솔"이라는 주사를 끝내고,
다시 머리가 나기 시작하자, 주위 사람들이 완치가 되었냐고 묻는다.
그래, 나는 할 수 있을 꺼라고...
아닌데...
약이 끝났을 뿐인데 ㅡ * 또 다른 주사가 기다리고 있는데...
머리가 나면 나았고 빠지면 악하 되고,
사람들의 일반 상식은 무모하리만큼 무식했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제 완치는 없습니다.~ " 생존율은 15%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지만, 난 계속 살고 있다.
살고 싶고 ㅡ *
절규와 죽음에 대한 공포로 주위 친한 사람을 괴롭히면서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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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른 봄 4월 ~ 참 잔인한 달이다.
그나마 화풀이 대상이고, 속 마음을 무던히 잘 받아주던
절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비보로 난 또다시 절규했다.
낙수의 죽음은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꾸정한 어깨에 실눈을 뜨고 나타날 것만 같은 그 친구는
내 인생의 10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우린 가까웠다.
모진 투정, 나의 억지를 몸과 마음으로 받아주었지만,
누구한테도 하소연을 할 수 없어 더욱 가슴 아팠다.
한때는 정말 사랑하고 좋아죽고 ㅡ*
어린날의 초상처럼, 많이 사랑했지만
그땐 그게 사랑인지, 나이 서른에 아직도 철이 없었나 보다.
그 친구의 마지막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때도 지금처럼 무더운 날에 나타나 생일을 기억하며 선물을 사주고,
밥을 먹고 돌아갔다.
죽기 3일 전부터 전화가 왔지만, 심기가 불편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 후 죽음을 1단 후에 알았다.
난 나쁜 년이다. ㅡ *
이기적인 년이다. ㅡ*
다 쓸 순 없지만 그렇게 가슴에 묻고 슬퍼한다.
그러면서 죽음이 두렵지 않다.
죽음뒤에 낙수가 날 기다릴것만 같은 기쁨이 있었다.
그럼 진짜 잘해줘야지 ㅡ*
사후 세계에도 신발가게, 선글라스, 옷 가게가 있음 좋겠다.
낙수는 투덜거리면서 다 사줄것이다.ㅡ ㅠㅠ
못난 놈 ㅡ *
(낙수 아저씨는 엄마와 매우 가까운 사이셨습니다... 아저씨의 죽음에 엄마가 매우 힘들어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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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왜 이글을 쓰기 시작했는가에 대해 이야길 안했다.
진즉 기록을 하고 싶었으나, 게으름과 비현실감적인 무딤이
자꾸 시간만 까먹게 했다.
근데 요놈이 자꾸 커진단다. 간에서 무리없이 잘 있어주면 좋으련만
자꾸 통증이 오고 날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늦기전에ㅡ*
어떤 이유에서건 정리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녹음기도 하나 살 생각이다.
목소리를 남겨둘 기특한 생각을?...
남겨진 사람들 매일 울라고 ㅡ ㅋㅋ
지나온 삶을 생각해보면
지지리 외로운 삶이였지만,
또 한편 과한 행복을 얻은 사람중의 한 명 인것 같다.
그래서 쌤 쌤?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 인간성에 비해ㅡ* 타고 났다.
모두 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기억하고 끝까지 사랑해줘야 하는데,
난 갈길을 알고 있고, 그들은 남을 것이다.
모두 아픈 상처를 안고 가지만 내가 없더라고
최선을 다해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리라 맘 먹는다.
그들도 날 만나 행복했을까?
난 행복했는데, 많은 상처를 주고 안 좋은 모습만 줬는데,
항상 좋았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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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돌이켜 보면 어쩜 이리도 재미없는 인생이였는지...
몇 안되는 만남이 모두 나의 변태적인 성향에
별로 기억에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어쨌든 난 그들을 모두 사랑했다.
안타까운 만남도 있었지만 별로 마음에두질 않았고,
연연하지 않았지만, 그것도 사랑이라 말해야지 ㅡ*
내가 사랑한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랑이 있다.ㅡ*
하지만 안타까운 눈물 많은 사랑이다.
날 변하게 만들었고,
그토록 뜨거운 열정을 근 10여년을 변함없이...
몇 톤의 쇠도 녹였을 뜨거운 사랑...
하지만 나의 병 앞에 그 사랑은 그 사랑을 멀게 만든다.
언젠가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릴 내 모습을
기억하게 하고 싶진 않다.
낙수를 잃어버렸을 때,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음은 너무 잔인하다.
그 따뜻한 손길이... 뜨거운 가슴이... 그 눈빛이...
잔인한 추억으로 남아 문득 문득 괴롭힌다.
그리고,
울게 만든다.
눈가가 짖물러 터지고, 가슴이 망가져도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세상엔 만나야 될 사람과,
그립고 보고 싶어도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다.
세상이 끝나는 날.
사랑했다고 말해야지...
세상의 한 부분을 빛나게 해준 그 사람에게
다음 세상에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자고,
난 말하면서 끊임없는 눈물을 흘릴 것이며,
복 바치는 설움에 피를 토할 것이다.
참 많이도 울었는데 아직도 눈물이 마르질 않는다.
사랑은 항상 골치 덩어리다
내게서 사라져버린 설레임...
미칠 것 같던 그리움...
너 아님 안되었던 순간 순간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더욱 슬프다.
가슴을 도려낸 것 보다 안타깝고 미안하다.
지금도 사랑한다고 말해줘야지.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을 때가 없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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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무 예쁘다.
그리고 아름답다ㅋㅋ
삶은 이렇듯 허무했다.
이런 외적인게 무슨 소용인가, 내 속은 병에 쩌들어 있는데...
끊임없는 주사와 약들에 이 만큼 견뎌내게 하는 내가 놀랍다.
자랑스럽다.
밤이면 밤마다 눈물을 흘리고, 외로움에 또 울고...
난 내게 놀랍다.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근래에 부쩍 외롭다.
머릿속에 별의 별 생각을 하면서 이 생각 저 생각에 지쳐간다.
몇년동안 생각할 수도 없었던,
술을 마셨다.
참 좋은 친구다.
모든걸 털어내고 싶었다.
순간에 묻혀버린 꿈들이 술을 마시면 다시 살아난다.
죽어버린 것들이...
최고의 자리에 갈 수 있는 순간 하나님은 나의 교만을 보다 못해 앗아갔다.
모든걸...
그 분의 뜻이라 하기엔, 난 너무 억울했다.
난 살 수가 없었다.
나의 자존심에 살아 있음 안되는 것이다.
몇 번이나 죽으려 했는데, 삶은 참으로 끈질기게 날 잡는다.
아직 쓸데가 있는 모양이다.
요즘 난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변했다.
사실 모든걸 포기한 상태에 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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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였습니다.
4월 달부터 배에 복수가 차기 시작하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시다가,
장기의 모든 기능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5월 4일 주무시듯이 돌아가셨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간 암 말기 환자의 경우,
오랜시간 더 고통에 힘들어하다가 돌아가신다고들 하는데...
저희 엄마는 그래도 편안하게 돌아가신 케이스래요...
너무나도 슬펐지만, 엄마를 위해서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기장을 발견하기 전까지...
엄마를 잃어버린 슬픔에 너무 힘들고, 괴롭고,.
47에 돌아가버리신 엄마가 너무 안타까워서,
몸 속에 수분이 다 말라버릴 정도로 울었습니다.
누군가 제 심장을 짖이기고 있는 것 같이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일기를 읽고...
엄마는
분명 행복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 엄마를 괴롭히게 하는 약도 없고,
보고 싶어하던 할머니도, 낙수 아저씨도 만나고...
엄마는 세상 누구보다 건강하고,
또 자유스러울 것입니다...
사람을 매우 좋아했던 분이셨습니다.
여러분...저희 엄마를 많이 기억해주세요... ㅠ
엄마가 저랑 전화하면서 쓰신 메모인듯...
맘 아파할까봐 일부러 전화 안했는데,
네 목소리를 듣고 나니 일 순 억눌렀던 감정들이 무너져 내리네...
곁에 있을 때는 사람들이 잘 모르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줄을...
넌 소중 이상의 나의 전부란다.
왠간 무뚝뚝한 엄마지만 맘은 절대 never~
사람들이 널 왜 보냈냐고 난리다.
여러분 부모님께 효도 많이 하세요... ㅠㅠ
지금이라도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 해주세요...
지금 생각하면, 전 너무 못난 딸이였어요...
지금 엄마가 살아 계신다면,
사랑한다고, 백번 천번은 말할 거예요...
엄마, 사랑해...
엄마가 있어줘서, 너무너무 행복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