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휘성 성형 하기 전이랑 거의 똑같이 생긴 오빠가 있었는데 (휘성 미안ㅠ)
그 오빠는 여러모로 잡다한 지식이 많아서 제 흥미를 끄는 얘기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었고, 영어실력이 뛰어나서 평소에 그냥 좀 속으로 부러워하면서... 좋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똑똑하고 열정있는 사람이구나.. 내면이 참 멋지다.. 내가 저 열정의 2/3만 되도 뭘 하긴 할텐데....친구로 지내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었구요.
이 오빠랑 마주칠 때마다 왠지 모르게 절 향한 부담스러운 눈빛이 느껴졌지만
원래 사람 보는 눈이 저런가보다하고 넘겼었죠.
몇 번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새벽에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게 취미고, 좋아하는 음식도 저랑 많이 비슷하고(돼지 내장 껍대기 닭발 순대곱창 요런거) 통하는 게 참 많더라구요.
그래서 공원가서 수다떨면서 산책도 몇 번 하고 그러던 중
영화를 보러가자고 하는거예요..
전 돈쓰는 거 김왕장 싫어하는 짠순이고.. 보고싶은 영화도 없고 별로 내키지 않았어요.
요즘은 영화가 안땡긴다고.. 싫다고 했죠..
그랬더니 "그럼 놀이공원 갈까?" 이러길래 뭔가 이상하다싶어서
떠보고 싶은 맘이 생기기도 하고.. 이사람이 싫은 건 아니었고...
친구로 가까워지고 싶은 사이였기에 놀이공원은 됐고 영화나 보러가자고 했죠.
그날 의상은 일부러 예쁘게 안입고 편한친구컨셉으로 정했죠. ( T + 청바지)
영화관 앨리베이터를 타고 매표소로 가서 제 지갑을 꺼냈더니 그 오빠가 하는 말이
"영화는 내가 계산할테니까 팝콘은 니가 쏴~"
그래서 저는 "영화표가 더 비싼대.. 응 고마워 영화잘볼께ㅋㅋ " (여기서 적립 핑계를 대며제 할인카드로 할인받음) 이러면서 흔쾌히 팝콘을 샀죠.
영화 보는 도중 그 오빠가 "XX 왜케 이쁘냐.. 나 쟤 너무 좋아~" 이래서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무슨 상관이겠어요.. 저도 이루어질 수 없는 소간지옵퐈와의 사랑을 혼자 지켜나가고 있는걸요. 암튼 신경 쓸 일이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은근슬쩍 제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이 때부터 이 사람이 왜이러나.... 꺼려지기 시작하는거예요..
전 15년된 베프 동성 친구랑도 징그러워서 손 잘 안잡는데..
찝찝한 기분으로 영화를 다 보고나서 3천원 거리인 동네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그냥 제가 냈어요.
내려가지고
"나 간다~ 잘가 오빠" 이러니까 데려다준다고 오지랖을 떠시길래.......
"아냐 됐어 그냥 가 ~"이러니까 "아냐 데려다줄께" -_-;;
"진심 나 혼자 간다구~^^"(But.... 끝까지 데려다준다고 우김)
그래서 둘이 말없이 터벅터벅 어색하게 걸어가고 있는데
눈은 번뜩+ _+ 얼굴은 해맑게 웃으면서 "우리 오늘 좀 더 같이 있자..+_ +" 이러는 거예요
-_-;;;;
"왜?" 이러니까
"우리......... 진지하게 사귀자(표정 캐진지
)" .........
사귀"자"........ (명령하냐?!! @_@)
이 순간 전 왜 실망이 들었을까요...... 완전 실망이었어요.
자기가 나랑 잘되고 싶었다면 최소한 사귀자고 말하려고 맘먹은 날만큼은 영화를 보며, 여배우를 보고 예쁘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으며, 앞에 걷던 여자다리는 뚫어져라 보지 말았어야 했으며, 팝콘 먹을거냐고 먼저 물어봐줘야 했으며, 그랬으면 난 안먹는다고 대답했을거며, 자기가 먹을거면 자기가 냈어야 하며, 택시비 정돈 지가 내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고.......
전 그냥 그 때 이후로 그 오빠한테 오는 연락을 쌩깠어요
쌩까도 하루에 3번씩은 오는 연락... 한참 지나고 나서야 뜸해져가는 연락..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될수도 있었던 사이인데
이렇게 한번에 쌩까게 됐네요......
씁쓸했던 일이라 끄적여보았어요.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 오빠한테 친구친구했던 제 입이 무색해지는순간이었고요....
저한테 뭘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나서 사귀자고 말을 하던가..................
암튼 웃겼어요. 날 진짜 좋아한다면 그럴 수 있을까..
사귀는 거면 물론 돈을 같이 내야죠.
근데 자기가 저한테 관심이 있어서 만나자고 한거면 적어도 그땐 자기가 좀 쓰는 척
노력을 보여야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전 생각해요. 아닌가요..
이 남자가 날 얼마나 만만하게 보길래.. 이런 생각에 살짝 존심상하기도 하고요.
전 소극적인 성격이라 왠만해서는 고백안하지만
진짜 필꽂힌 남자한테는 좋게 보이려고 온 노력을 쏟아붓거든요..
차라리 그 오빠가 저한테 사귀자는 말 따위 안했다면 좋았을텐데......
마칠 말이 딱히 없네요..
그럼 이만 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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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길은 요약............
평소에 인간적으로 좋게 생각하던 오빠가 있었음
박식해보여서 그 오빠랑 인간적으로(중요) 친해지고 싶었음
(남친으로서 제 스탈은 아님)
같이 수다 떨며 산책을 몇 번 함
그 오빠가 영화보러 가자함
매표소에서 나보고 "영화는 내가 보여줄테니 니가 팝콘 쏴"이럼
흔쾌히 팝콘을 샀음(사려고 했음)
그 오빠 영화보던 중 여배우 예쁘다고 감탄사 쏘아줌
같이 택시 타고 돌아와서 걍 제가 냄
그러던 중 저더러 사귀자고함
지가 나더러 사귀자고 할거면 적어도 이날은 지가 돈을 다 내든가
아님 뭘 잘 보이려는 노력을 하든가
어느쪽도 아니라 존심상하고 황당하고 도대체 당신의 뭘 보고
사귀라는 건지 ..
쌩깜
(나한테 사귀자는 고백만안했어도, 여배우보고 이쁘다고한거나 앞에 가던 여자 다리를 뚫어져라 본거나 내가 팝콘을 산거나, 내가 택시비를 낸거 등등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었음)
그깟 얼마하지도않는 팝콘산거 때문에 돈아까워서 그런다는 분들..
남자한테 얻어먹으려고 하는 그지심보라는 분들.. 남자가 봉이냐는 분들.. 이해력이 그렇게 딸리면 그냥 지나가주세요. 제발.. 그럼 제가 봉입니까? 여자가 쩌멀리 가서 목 돌아 갈 때까지 그 여자 다리 쳐다봐놓고, 여자 연예인 이쁘다고 해놓고, 그렇다고 지가 돈을 다 내려는 노력을 하길했어..뭘했어.. 날 좋아하는 게 맞나 의심스러운 행동들 뿐인데 사귀자그럼 사귀게?...(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선 서로 돈 먼저 내려는 모습 말곤 그닥 잘 보일 만한것이 없습니다..)
남자입장에서도 마찬가지죠.
여자가 만나자 그래서 만났는데 지는 돈 낼 생각도 안하거나 돈은 반반씩 내거나 여자가 돈을 더 썼다하더라도 뭘 사달라거나.. 지나가는 남자 쳐다보면서 "저노마 뭘쳐묵고 저래 잘생겼노?" 또는 님보다 더 몸좋고 키 큰 남자를 보며 "난 키큰 남자가 정말 좋아~" 이랬다고 칩시다. 그런 여자랑 사귈래여? 사귀고 싶어여????? 그 여자가 좋다! 난 그 여자가 좋으니까 그런거 이해 해 줄 수 있다! 이런 경우 말고..... 그냥 친구일 뿐인 여자가 그런 말들을 하고서 사귀자고 했다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남자 조금이라도 더 기 살려주려고 하지, 저딴 행동 절대 안하거든요...
계산대 앞에선 제가 내려고 한다고요.. 제가 좋아하는 남자한테는요!
전 그 오빠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게 기분 나빴던 것도 아니고.. 뭐야 이사람..그냥 이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고.. 몇일 전에 심심해서 글을 남겼을 뿐이고... 날 양심없는 쪼잔탱이 공주병취급하는 인간들때문에 은근 열받네....... 그러다 보니 흥분해서 쓴 것 같기도 한데
전 그냥 "이런 일이 있었다.............그냥 그때 좀 기분이 나빴다....."는 제 일을 얘기 하고싶었던 거 뿐이고요.
이글에 별 의미는 없습니다.
제 심보가 고약하다는데... 이유나 쓰고 그렇게 말하셨음좋겠구요.
그 오빠가 팝콘을 좋아하는거 같아서 나쵸랑 오징어까지 있는 패밀리콤보 11000원짜리 샀구요. 티켓은 제 카드로 할인받았습니다. 자꾸 팝콘값 택시값 계산하는 분들 계셔서 써요; 저보고 계산하고 살지 말라하시면서 그쪽이 계산해주시네요.
데이트신청해놓고 상대방 돈쓰게 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