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어쩜 어린이날이나 어버이 날보다 학부모들은 더 신경쓰이는 날인지도 모른다.
하기도 안하기도 부담스러우니 말이다..
올 3월 4학년인 큰애가 부반장이 되었다.
내심 안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주위에서 말을 들어보면 이왕 할거면 2학기때 하라고 ,,일학기때는 챙길일이 많아서 피곤하다고,,,
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
보통 턱이라고 해서 반장이나 부반장이 되면 선물이나 먹을 것을 돌린다..반 전체에게..
어린이날 도 있고 소운동회에 소풍에 스승의 날....
평범한 월급장이-월 130정도-인 형편에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리라..
주말마다 시댁에 일하러 가야하고 거기에 병든 시부까지 있는 상황이니...지갑을 열어놓고
살아야하고 동전소리만 짤랑짤랑...
울 아인 부반장이 되어도 이야기도 안한다..
며칠이 지나서 물었더니 부반장이 되었단다..엄마 힘들까봐 혼날까봐 이야기를 못했단다..
마음이 짠 하더라..미안하기도 하고..
퇴근한 신랑에게 정현이 부반장 되었다고..외식하자고 했다..노래방까지..
선생님이 말씀 하셨단다..절대 아무것도 돌리지 말라고...단체로 혼낸다고..
선생님 말을 액면그대로 믿으면 안된다고 다른 엄마들은 난리다..한번 보내야 애가 기가 안죽는 다고..
다른 반이랑 비교가 되고 애들이 기다린다고..
그래도 난 선생님 말씀을 진심으로 믿기로 했다..
그러다 소체육회 날...
아무래도 때약볓에서 하루 종일 있을 애들이 걱정되어서 음료수 얼리고 빵을 가져다 주었다.
울 애는 선생님 한테 혼난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선생님께 엄마가 잘 말씀 드린다고...차마 그날까지 다른 반 아이들은 먹을거에 선물에 한보따리인데
음료수하나 없게할수는 없었다..
하교한 아이가 선생님이 반애들 전체에게 다시는 이런거 돌리지 말라고 했단다..
선생님께는 죄송했지만 이해해주시리라 믿었다..
스승의 날.
사실 걱정이 많이 되었다.
꽃바구니만 큰걸로 해서 보내나,,아님 남들이 말하는 대로 상품권이라도 하나 구입해서 보내야 하나..
애가 둘이니 그 부담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다 형편껏 하자..
정말 필요한 것을 하지는 생각이 들었다.
카네이션 바구니 오천원 만원짜리 두개를 구입했다.
그러곤 작은 박스랑 표장지만 샀다.
올봄내내 만들어 놓은 딸기쨈이랑 사과쨈을 그 상자에 포장했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울 아이도 선생님께서 꽃과 편지,,,그리고 작은 선물 외에는 어떤 것도 가지고 오지 말라고 하셔단다..
수업을 마친 아이가 환한 얼굴로 들어온다.
아이의 말에 따른면 선생님께서 편지와 꽃 말고는 다 다시 가지고 가라고 하셨단다.
선물은 자기것만 받았다고 무척 기분 좋아 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으니 선생님께 이건 울 엄마가 선생님 아침에 바쁘셔서 식사 못하실까봐
직접 만든 쨈이라고,,아침에 빵이랑 간단히 라도 드시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고맙다고 하면서 자기 것만 받았다고...
다른 아이들 것은 전부 산거라고...
역시 울 엄마 정성이 최고란다..
30대이신 것 같던데..
나도 그렇지만 애들 학비에 사실 촌지가 어떤 면에서는 반가운 존재일수도 있음을 알기에
그렇게 거절하시기가 쉽지는 않으시리라..
웬만한 교육적 철학이 없으시다면..
사교육비 지출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는지
중간고사때에는 반 전체 애들에게 문제집 세권씩을 사게해서
매일매일 푼 상황을 확인하기까지 하신 선생님이시니...역시 다르시다.
반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욕심...대단하시다.
그러다가 생각했다.
어쩜 촌지니 선물이니 하는 것들은 선생님들이 원한 것이 아니라
우리 엄마들 조봐심이 빗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우리가 만들어 놓고 선생님들을 속물이니 뭐니 하면서 비난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맑아지는 스승의 날이다.
해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참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 고마움이 더 큰것 같다.
대구 중리 초등학교 장 경숙 선생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