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자라온 환경도 가치관도 생의 목표도 전혀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에
연애초반 다툴 일이 많았습니다.
이혼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저에겐 사랑을 이루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고
야망이 큰 그에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이 가장 중요했죠..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자존심과 고집 하나는 둘 다 무시할 수 없이 강해서
화해를 하는 과정도 참 힘들었습니다.
그는 매번 입을 닫은 채 몇주가 지나도록 숨어버렸고
저는 그런 그를 찾는 시간동안 더욱 분노했고 그를 몰아세웠습니다.
만나온 시간이 길어진 만큼 8살의 나이차는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오빠이니 먼저 다독여주겠지, 해결책을 찾아주겠지..하는 기대감은 버린지 오래..
동갑내기처럼 소리치고, 윽박지르고..
점점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죠.
물론 행복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둘 다 의심치 않았으니까요..
부모님들과도 인사를 나누었고..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한다해도 사랑은 의심하지 말자는 말도 여러번 주고 받았습니다.
지금도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리고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은 변치 않았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가슴 속에 쌓여온 상처의 말들이..
반복되는 상처로 인한 불신들이 가슴에 쌓여 자꾸 답답해집니다.
트러블이 생겨도 더 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아니.. 해결책을 찾아 말을 하고 싶지만 뱉어지지 않습니다.
똑같은 이야기.. 매번 똑같은 이야기..
속상한 마음으로 한숨만 뱉고 돌아서 누우면 가만히 눈물만 흐릅니다..
가슴을 치고.. 숨을 몰아쉬며 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면 어색해하고.. 시간이 흘러 제자리를 찾습니다.
다시 웃고, 즐거워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제자리로 돌아왔음에 기뻐합니다.
모두가 이렇게 사랑을 하는 것인가요..
가슴이 먹먹하고, 그 사람에게 상처받은 곳이 여전히 아프고,
서로에게 지쳐갈까 두려워하며..
나에게 맞는 그.. 그에게 맞는 내가 되는 일은 불가능한건가요?
그 사랑이 진실되다면.. 상처를 감내하며 지속하는 것이 맞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