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친한 형과 아차산엘 올랐다. 흐린 날씨임에도 등산객들이 적지 않았다.
높지 않은 산이라 쉬엄 쉬엄 자연을 벗삼아 정상에 오르니, 눈 아래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그간 마음에 쌓인 먼지를 시원스레 털어준다.
산자락을 밟아 걸어가는 길 위로, 상념과 고민의 짐들을 떨구어낸다. 그리고
자연이 말없이 건네는 위로와 위안을 담아 내려온다.
산 아래 위치한 제법 오래된 손두부집에 들러, 컬컬한 막걸리 한 사발로
적당히 피로한 심신을 쓸어준다. 가게에서 주인이 직접 만든다는 손두부
맛도 좋고, 저렴한 가격도 부담없으며, 소탈한 분위기에 한결 편하다.
얼큰히 취해 올려다 본 나의 시선이 잠시 흔들린다.
나는 산에게 마음속으로 말을 건네고,
산은 나를 침묵으로 바라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