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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사 하고 있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오늘도힘내! |2009.06.09 00:23
조회 80,021 |추천 3

앗, 생각지도 못 했는데 헤드라인에 떴네요.

톡 들어왔다가 놀랐어요^^;;

 

많은 분들이 주신 소중하고 힘내는 댓글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2년 한 것 가지고는 '작가'라는 명함 앞에 붙이기도 힘들겠죠^^;

하지만, 밑에 분이 말씀하신 것 처럼 허황된 생각으로,

작가가 하고싶다고 생각한 건 절대 아니였어요.

고등학교때부터, 드라마나 소설쪽에 관심이 많아

혼자 끄적대기도 하다가, 시나리오 극작(영화)과를 나와서

마지막 길이 방송이 되었네요.

저는 대게 교양(뉴스. 시사. 다큐등...)이였구요,

처음에는 보람도 있고, 신기도 했습니다.

프리뷰부터 시작해서 인트로도 써보고 자막도 써보고,

8분이지만 제 코너도 맡아 써보았구요...

제가 전하고자 한 사실들이 수십, 수백만명에게 전해진다는 생각에

신중해지기도 했고, 더 많이 배우려고 했어요...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집안 상황과 맞물려

급격히 안좋아지는 건강으로 인해 그 시기를 참아내지 못했네요...

아직은 회복이 덜 되었는지(마음이나 몸이나)

사실은, 다시 돌아가고싶은 방송계이지만,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틈틈히, 욕심은 남았는지...

대본 구성등은 공부 하고 있어요^^

다시 돌아가게 될지 아닐지 모르겠지만요...ㅎㅎ

 

방송쪽에 계신 분들 모두 얼마나 힘드실지 저도 충분히 안답니다!

모두 힘내시고, 또 모두 만족하실 수 있고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

 

안녕하세요, 서울에 거주하는 24세 여자에요

일끝나고 잠깐 피시방 들러서 못 본 톡 보다가, 용기내어 저도 글을 써보네요.

 

원래 제가 하고싶었던 일은 방송일이였어요.

대학도 방송관련 학교를 나왔고, 2년 정도 방송일도 했었구요.

하지만 ...정말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딱이더군요...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방송작가, 라고 대답하면...

대게반응이 우와~였죠...

하지만 실상은...노가다를 해도 (막일 무시하는 것 절대 아닙니다! 힘들다는 걸 표현..)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거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 시작할때는 한달에 60만원 받았네요.

거기서 세금 3만 얼마 떼구요-_-;

그리고 기본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밤을 새주는 센스!에,

밤새고도 다음날 9시 출근? 일찍 끝나면 11시, 12시~

밤 안새고 늦게 끝나면 2~3시...

당연히 누구를 만나고 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새도 없었고,

매일 밤을 새는 상황에 이르자 몸이 힘들어,

꼴랑 60만원 받는 월급에서 택시비가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40~50만원 나갔던 것 같습니다.

여의도에서 저희집까지는 지하철 타고 1시간 10~20분,,,

도저히 사람 붐비는 지하철을 탈 엄두도 나지 않았고,

또 새벽에 끝나면 차도 없었구요.

 

2년여의 시간을 일하며 봉급은 80만원, 그리고 120만원까지올랐지만,

빚만 가득 쌓여가더군요...

 

일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고 싶었던 글쓰는 일이,

지독히도 싫어지더라구요.

여기서 계속 끌고가면, 나는 평생 이일을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 같단 생각에

일단은 조금 쉬자 생각하고 일을 관뒀습니다.

그때쯤...해서는, 빚도 200정도 생기고,

갑상선 저하증이라는 병도 얻어, 살도 10키로가 넘게찌고,

우울증 치료도 받았지요.

 

어떻게 보면 2년이란 시간은 제가 꿈을 이루었던 시간이였으나,

그 꿈을 이룬 시간이 저에겐 지옥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하루하루였어요.

 

 

현재는 캐쥬얼 브랜드 매장에서 옷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열시반에 출근해서 10시에 끝나고, 한달 4번 휴무,

그리고 일주일 2회 조금 늦게 나오거나, 일찍 들어가거나 할 수 있구요.

거진 12시간 일하고 받는 돈은 130남짓 됩니다.

 

시급 계산해보니 대략 4100원?정도 하더군요.

 

워낙 작가라는 직업이 앉아서 노트북 두들기고 섭외하고 하는 직업이였던것도 있고,

몸이 쉽게 붓는 체질이라 좀만 서있으면 다리가 띵띵부어

발이 고통스럽더라구요.

 

 

하지만, 작가 일을 할 때보다는 훨씬 생기있고, 또 즐겁습니다.

말이 중요하던 직업을 해서인지, 손님들 상대하는 것도 재미있고,

아직까지 아주 심한 진상 손님은 많이 보지 못 했네요.ㅎㅎ

 

게중 저를 슬프게 하시는 분들은...

기껏 이쁘게 정리해놨더니, 휙휙 옷 집어던지시는 분들과...

가격이 정해져있는 브랜드 매장인데도, 안 깎아준다고 욕하시는 분들 ㅠ.ㅠ

 

하지만 이 와중에도,

순전히 언니 때문에 이 옷 사는 거 같아요~하시는 고객님들과...

아가씨 웃는게 너무 이쁘다고 (웃는거만...컥)

어머니 아버지 뻘분들이 칭찬해주시면 기분 날아갑니다^ㅡㅡㅡ^

 

틈틈히 담배 한대 피러 흡연하는 곳 나오면(이놈의 담배 끊어야 하는데...

아직도 못 끊었네요...ㅠ.ㅠ. 금연합시다!!)

화창한 날씨에, 햇빛을 보며 아, 오늘도 난 살아있구나 싶은 마음에 행복합니다.

 

 

남들은 그러더라구요.

왜 작가라는 그럴듯한 직업 버리고 옷이나 팔고 있냐고요.

하지만 전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합니다.

 

더이상, 적어도 내 꿈이였던 그 직업을 다시 시작하기는 엄두가 안나네요.ㅎㅎ

 

 

아직 이 업종의 일을 계속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방송일 배운게 고작인데 그 일은 다시 하기도 쉽지않고,

딱히 하고싶은 것도 없는 20대...

 

하지만 그저 오늘도 묵묵히

살아있구나, 하는 기분에 행복해지고는 합니다.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동떨어지는 기분도 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이대로가 행복하네요.

 

 

내일은, 일주일 후에는, 아니 일년안에는

어릴때처럼 하고 싶은 직업이 대여섯개 정도는 생겼음 좋겠네요...^^

 

 

쓰고나니 무지 긴 글이 되었는데,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글 보아주신 모든 분들 행복하세요^ㅡㅡㅡㅡㅡㅡ^

 

추천수3
반대수0
베플언니다|2009.06.10 10:48
저도 글쓰는 작가입니다. 처음 일을 시작한게 한 7년 됐습니다. 그때 당시 아는 분께서 방송작가를 시작해보라고 하셨지요. 하지만 그 세계에 대해서 귀가 닳을만큼 들었기 때문에 눈길도 안줬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드라마 작가와 방송 작가가 다르다는건 아시지요? 글쓴이가 아실테니 구구절절 이야기는 않도록 할께요. 글쓰는게 꿈이었다면 본인 작품을 쓰세요. 물론 경험이나 경력상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또 제 주변에도 방송작가 일을 하는 동생, 친구들이 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방송작가 일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따로 공모전이나 입봉 준비를 하느냐... 대부분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에 치여 사람에 치여 금전문제에 치여 작가의 꿈은 멀어지고 피폐해져가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 옷가게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니 힘드시겠지만 퇴근하고 들어가서 자기 글 쓰세요. 아니면 종일 알바보다는 파트타임 알바를 하시면서 글쓰는 시간을 늘리세요. 참고로 전 맨땅에 헤딩으로 아무일도 안하고 글만 썼습니다. 집에서 원조받는 것도 없었고요. 돈되는 글이라면 뭐든 썼습니다. 기왕 경력이면 자기 타이틀 걸고 쌓는 경력이 낫지요.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글을 쓰다보니 단련도 되더군요. 그 와중에 내 작품도 꾸준히 썼고요. 그렇게 7년 구르니 이제야 빛이 조금 보입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기본 10년은 고생할 생각을 하세요. 그 각오만 세워져 있다면 훗날 글쓴이 이름으로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참고로... 작가가 꿈인 사람은 정말 많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도 많고요. 하지만 작가 타이틀을 붙이는 사람은 꾸준히 쓰고 꾸준히 쓰고 또 꾸준히 쓰는 사람 뿐이라는걸 아셨으면 해요. 폐렴, 결핵, 백내장, 위염 등등 까지도 무사히 치뤄낸 선배 언니의 조언입니다. --- jazzplanet@nate.com -- 뒤늦게 보고 답글 답니다. 치러낸<- 이 맞습니다. ^^ 우리가
베플,.|2009.06.10 12:35
여기리플들은 뭐다이렇게 기러...
베플살아있다|2009.06.09 03:04
저도 얼마전까지 모회사 의류매장에서 일했었어요. 장사중에서도 옷장사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여러 회사 돌아다녀봤지만 글쓴이님 말대로 옷 헤집어 놓고 입었다 벗었다에...할인안되냐고 할때면 정말이지 "안팔꺼니까 나가 ㅡㅡ" 라고 하고 싶었음 ㅋㅋㅋㅋㅋ 또 남직원이 사무실까지 통틀어 저 밖에없었던 터라... 1층 매장 4층 사무실...창고가 삼실에있었거든요 물건가지러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르락내리락... 손님상대,재고관리,기타...시키시는 사무일들...하루가 모자랄 지경이었죠 그러다가 저도 담배피러...뒷간 갈때면 아 정말 살아있구나~ 라는 이 생각...저도 매일 했어요 그 힘든와중에도 활동적인 일을 하니까 그래도 살아있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__^ 정말 공감합니다...ㅋㅋ 꼭 하고 싶거나 전공을 살려서 일하시는 분들 요즘 많지 않아요 ㅋ 전 특기나 전공과 맞지않는 직장에 가더라도 재밌게 일할수만 있다면 그게 평생직장이라고 봅니다 ! 화이팅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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