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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백수의 하루... 그리고.

취업재수생 |2009.06.10 16:31
조회 38,032 |추천 5

네이트톡은 거의 매일 읽는데 직접 써보기는 3년만이에요. 톡은 이번이 4번째라 별로 큰 감흥이 없네요 ㅋㅋ 근데 생각지도 않게 톡이 되버려서.. 좋은 내용도 아닌데 ^^

아무튼 조언과 격려 감사합니다. 잘 해볼께요.

 

 

눈을 뜨니 오후 1시가 넘었다. 어제 새벽까지 잠을 안 잔게 원인이라면 원인일까...

힘겹게 일어나서, 점심을 차려 챙겨먹는다.

신경성이어서 그랬던가, 어제 이유도 없이 속이 안 좋고 아픈듯 했는데, 술을 한 잔 마시고 자니 오히려 멀쩡하다. 신기하다. 

밥을 먹고 잠시 티비에서 하는 영화를 보다가, 토익 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가 CNN 뉴스를 듣는다. 별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마다 듣는다. 100 프로 들리진 않지만 매일 들으니 확실히 청취력이 늘어난다. 토익 LC 문제를 풀 때마다 도움이 된다.

취업 사이트를 두세개씩 띄워놓고, 미친듯이 내게 맞는 회사를 찾아본다. 눈에 띄는 채용 공고가 없다. 어제도 그랬고, 이틀 전에도 그랬고... 괜시리 우울하다.

일요일에 1개, 어제 2개의 회사에 입사지원을 했다. 마감이 아직 한참 남았지만 아직 연락같은건 없다. 검토중인건지, 마감 되었는데도 연락을 안 하는건지. 실제로 마감되었는데 연락이 없는 회사도 부지기수. 어쩌겠냐. 냉정하게 다른 곳을 알아봐야지...

 

전기료를 확인해본다. 다행히 얼마 되지는 않는다. 백수가 되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단 전기료 같은 것부터 챙기게 된다. 직장 다닐 때는 공과금 내는거야 의례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생존의 문제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실업자가 되니 무작정 이유도 없이 불안하다. 게다가 난 혼자 산다. 아파도 챙겨줄 사람이 없다. 

며칠 전엔 뜬금없이 의료보험증을 찾았다. 내 의료보험증... 어디다 뒀더라. 아프면 어쩌지. 자꾸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앉았다. 미친거 아냐.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너무나 갑갑하다. 내킬 때마다 외출을 한다. 아주 가끔 스타벅스 같은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 커피 시켜놓고 음악을 들으며 빈 노트에 뭔가를 적어나간다. 그러면 마음이 어느정도 진정되는듯한 느낌이 든다. 직딩 때도 거의 안 가던 스타벅스. 왜 백수가 되서 가는지 모르겠다.

 

백수가 된지 2주째로 접어든다. 두 달도 아니고 2년도 아니고 겨우 2주째...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한심하다. 3년전, 음악이 좋아서 음악관련 회사를 들어갔지만, 불황으로 인해 업무는 늘어나는데 비해 월급은 전혀 오르지 않고... 쥐꼬리만한 월급 받고 월세 25만원 내가면서, 매달 40만원씩 적금 내가면서도 뻐텨나갔다. 요즘 취업이 너무 어렵다 어렵다 해서 한달에 이만큼이나마 받으며 일하는 것도 감사하게 여기자...라면서. 하지만 업무량의 불공평함, 꼬여만 가는 인간관계, 비좁은 사무실에서 꼬이는 인간관계를 겪기란 너무나 힘들다.

 

몇 달전부터 사장한테 그만둬줬음 좋겠단 소리를 들었고, 왠만하면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엔 나가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다행이다. 어쩌면. 전망도 없고 그만 두긴 해야는데 차라리 실업급여 받으면서 알아보는게 낫겠지.

적금도 탔다. 500만원. 이 돈 까먹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힘이 된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아직 내가 그만둔걸 모르신다. 이제 얘기 해야는데.. 엄두가 안 난다. 2주째 연락도 못 드렸는데, 연락을 하기도 그렇고 안 하기도 그렇다.

우리 아들 퇴근했니. 밥은 잘 먹고 있니. 김치 좀 보내줄까. 이런 소리 하실텐데. 너무 죄송하다. 못난 아들이 효도도 못 시켜 드리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갔는데, 국비지원 학원의 모집 공고를 봤다. 4개월 과정. 정보보안 전문가 계열이다. 월 200 이상은 받는단다. 국비지원 학원은 옛날에 다녀봐서 어떤건지 안다. 취업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긴 하다. 4개월 과정... 해볼까. 하루의 고민 끝에 지원해놨다. 6월 30일 개강.

 

이런거 공부한다고, 학원 다닌다고 취업이 100프로 보장되진 않지. 하지만, 그냥 혼자서만 이렇게 알아보니 한계를 느낀다. 학원이라도 다니며 자격증 공부도 하고, 취업 정보도 알아보는게 차라리 나을듯 하다. 무엇보다 나에겐 일종의 긴장감이 필요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후까지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그런 규칙적인 긴장감. 예전에 1년 넘게 백수생활을 해봐서 안다. 사람이 한 번 망가지면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듯 망가지는지를.

 

늦었단 생각도 들지만, 과감하게 동종업종으로의 취업도 포기하고... 이제는 적성이나 흥미 이런거 필요 없다. 과거에는 일을 하려면 흥미나 적성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물론 지금도 중요하다. 무시 못 한다. 하지만 그보다, 1순위는 돈이다. 적성이나 흥미는 그 다음이다. 지금 만약 그만 두지 않고 그 회사를 계속 다녔어도 난 계속 똑같은 생활을 반복할 것이다.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은 산고를 치룬다고 생각하자.

 

토익도 접수해야지. 유효기간이 지나버렸다. 네이트판 그만 쓰고 일자리 알아보자.  

 

 

 

 

 

 

 

추천수5
반대수0
베플너..|2009.06.12 08:49
나만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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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철인이십팔놈|2009.06.12 09:22
아..정말. 백수 시절 겪어본 사람은 알죠. 저도 대학 졸업하고 1개월 백수로 있다가. 첫번째 회사 그만두로 5개월 백수로 지냈죠. 말이 취업준비한다지만...백수였죠.. 그 기분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아침에 눈떴는데 시간은 12시를 부쩍 넘겨있고. 집엔 아무도 없고. 혼자 티비를 켜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며 티비 보다가 문득 시계를 봤는데 오후 2-3시를 넘기고 있고...핸드폰을 봤는데 전화 한통 온데 없고. 취업사이트 뒤적이다 보면 어느새 두시간은 훌쩍 가고..아무것도 한거 없는데 사람들은 퇴근을 하는 시간이 되어버리죠.. 정말..그건 모르는 사람은 모릅니다 ㅎㅎ. 힘내세요. 겨우 2주인데요. 뭘. 곧. 원하시는 곳에 떡 붙으실겁니다. 아자 힘내세요.
베플이봐 |2009.06.10 16:54
2주면 진짜 장난하는것도아니고 2주는 백수에끼지도못해 ㅡㅡ;;; 백수의 자격조건은 최소한 경제난을 판단해서 2개월이상이되야 백수자격이 주어짐 일다니는경력있는상태에서 얼마안된백수나 갖졸업한 사람은 백수가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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