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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나 싶어요...

우울한새댁 |2004.05.27 18:20
조회 1,305 |추천 0

결혼한지 채 한달도 안됐습니다.

결혼전부터 전 결혼하면 함께 할 많은 것들을 꿈꾸며 행복해 했죠.

신랑은 몇년전에 주식투자로 돈을 왕창 날려 모아놓은 돈이 없다 했습니다.

전 괜찮다고 했죠.  아직 젊으니까, 함께 힘모아 벌면 된다고...

그러다 결혼을 얼마 앞두고, 우연히 신랑에게 빚이 있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제게 한 말들을 이리저리 맞춰보다보니, 구멍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추궁했죠.  빚이 있냐?  있다구 하더군요.

얼마나 되냐?  하니, 지금은 안되고, 결혼하면 말해주겠다구 하더군요.

전 지금 알아야겠다구 어르고, 달래고, 화도 내보고...

하지만 끝까지 말하지 않고, 오히려 제가 자기를 못 믿는다고 화를 내더군요.

그때 저도 화가 나서 벌떡 일어서서 그냥 혼자 집으로 왔습니다.

많이 고민했죠.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리고, 친구들과도 상의해 보고...

신랑과 저...  중매로 만났습니다.  채 1년이 안되었죠.

서로 나이가 꽉차 만나서 양가에서도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드디어 제짝들 찾았다고...  저도 신랑이 많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서로 알고 지낸 기간이 짧은 관계로 제가 그사람을 다 안다고 할순 없었죠.

그래도 몇날을 고민한 끝에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강행했죠.

무사히 결혼식치루고, 신행갔다오고, 신접살림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다 되가도록, 신랑은 제가 생활비도 안주고, 빚에 대한 얘기도 없는것이었습니다.

제가 한마디 했죠.  언제 고백할꺼야?  빨랑 해라.  사람 진빠진다.

그렇게 말한마디 하면 담배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기를 며칠...  그저께 드디어 신랑의 빚의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놀랄 "노"자였습니다.

자그마치 9천2백만원...  그중에 4천만원정도는 카드 현금써비스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돌려막기를 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기도 안막히더군요.  전세집 구할때 모자란 돈 대출받은 3천만원까지 합치면

1억2천만원입니다...  결혼한지 한달도 채 안되서 전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처음엔 눈물도 안나오더군요.

지금은 회사에서 일하다가 시도때도 없이 눈물만 납니다.

오늘 은행 몇군데를 들려서 제가 가지고 있는 통장 3개를 해약했습니다.

결혼을 제가 모은 돈으로 했기때문에 남은 돈은 얼마 없었죠.

일단 그걸로 가장 악성 연체 현금써비스건부터 정리하자고 했습니다.

다음달 초쯤에 또 한 1천3백만원정도가 들어옵니다.

그럼 그걸로 또 빚을 갚아야죠.

전요...  그빚 다 갚을 자신있습니다.

둘다 신체건강하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거든요.

문제는...  신랑의 사고방식입니다.

본인이 그렇게 많은 빚을 지고 있으면서...  할것 다 하려고 합니다.

부모님 용돈, 부모형제 생일선물, 명절 선물, 친구들 집들이, 절에 시주하기...

도대체 우리가 오늘 내일 당장 신용불량자가 될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많은 빚을 지고도, 겁이 없나봅니다.

제게 청약을 넣자고 합니다.

둘다 청약통장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약을 해서 덜컥 되기라도 하면, 그 뒷감당은 어쩌고요?

나이만 들었지, 세상을 헛살은듯 싶어요.

너무도 철없는 신랑때문에...  저는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당장 본인의 월급을 단 한푼도 제게 못 가져다 줍니다.

제가 번 돈으로 살아야죠.

저 시부모님 용돈 못 드립니다.

언제 드릴수 있을지는 하늘만 아시겠죠.

그래도 저를 욕하실까요?

하긴...  시부모님은 오빠가 이렇게 빚이 많은걸 모르시니까요.

정말 저 이나이 되도록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굉장한 효녀는 아니라도, 엄마 아빠한테 예쁨받는 착한 딸이었습니다.

그렇게 남한테 모질게 하지도, 잘못하지도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왜 제게 이런 드라마같은 일이 벌어진 걸까요?

결혼전의 남자 빚때문에 결혼이 파탄나는 부부도 있다는 얘길 TV에서나 봤는데...

제가 그렇게 될까 정말로 두렵습니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정말로 이글 쓰면서 또 눈물이 나요.

그리고, 엄마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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