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관련소위원회의 새로운 의장이자 뉴욕의 민주당 의원인 찰스 랭글이 징병제의 복원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에게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벌써 수년 동안 징병제 복원을 주장해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랭글이나 그 누구도 징병제 법안이 통과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랭글의 정치적 위치 선정인지 아니면 미국 군대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의도인지 간에, 랭글은 토론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있었던 모든 대규모 전쟁에서 징병제를 실시했다. 냉전 중에 미국은 징병제를 줄곧 실행하여 한국과 베트남에서 전쟁을 하는데 이용했고 또한 평화군 유지를 위해서도 사용했다. 징병제가 멈추게 된 것은 1973 년 베트남에서의 미국 역할이 감소하고 동시에 징병제에 반대하는 정치적 세력이 급등하면서이다. 그 후로 미국은 모병제로 전환하였다.
모병제에 대한 랭글의 핵심적 비판은 사회적인 것이다. 그는 베트남 전쟁 당시와 모병제 실행 가운데 전쟁에서 싸우고 군대를 채우는 부담이 다양한 이유로 하류층과 중하류층에게만 지워졌다고 주장한다. 부유층이 징집되었다면 베트남이나 이라크 전쟁이 일찍 끝났을 것이라는 등의 다른 주장들을 제외하면, 랭글의 핵심적 논점은 2 차 대전 이후 미국이 군대를 만들어온 방법이 시작부터 본래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하류층이 전쟁을 부담하며 싸우도록 하고 이것은 결국 상류층이 자신들의 삶을 계속해나가며 커리어를 쌓아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문제점은 도덕적인 측면, 그러니까 국방의 의무는 모든 계급이 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징병제가 더욱 공정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랭글의 군대와 징병제에 관한 시각은 징병제가 시행되던 베트남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의 징집은 전쟁 기간 대부분 동안 학생들에게 징집 연기가 가능하도록 해주었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불공평한 징집제도였다. 전쟁 초반에는 그러한 징집 연기가 대학원생까지 해당되었다. 결과적으로 당연히 덜 교육받은 사람들이 더 많이 교육받은 사람들보다 징병제에 있어서 불리하게 되었다. 의료적인 것과 관련한 징집 연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종류가 있었으며, 좀 더 교육받은 층은 시스템을 가지고 쉽게 이용해볼 수가 있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징병제 자체는 어떠한 형평성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베트남 전쟁 말기의 징병제에서는 징집 연기 시스템이 제비 뽑기로 대체되었다. 이것은 시스템의 불공정성을 줄이기 위해 의도된 것이었으나, 소수의 교육받은 대학생들은 계속 선택적 서비스 시스템의 복잡한 룰을 이용해 징집을 피하는 길을 찾아냈다. (이것은 아직도 덜 교육받은 층에서는 모르는 방법들이다.) 제비 뽑기 시스템은 향상된 제도였으나, 결국 여전히 일부가 전쟁에 나서는 동안 다른 일부는 집에서 자신들의 삶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징병제를 제비 뽑기 제도로써 보완한 것은 사회적 불의를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었겠지만,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들인 전쟁 참가 같은 것을 제비 뽑기의 행운에 의존한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부적절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미국은 19 ~ 21 세의 모든 남자 국민들로 구성된 군대를 원하지도, 부담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그렇게 모든 이들을 징집하는 것은 지나치게 큰 규모의 경험 없는 군대를 탄생시킬 것이다. 제비 뽑기는 미국이 징병제가 필요했지만 전 국민을 징집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디자인된 제도이다. 누가 징집되고 누가 징집되지 않는가를 결정하기 위한 어떠한 방법이 고안되어야만 했고, 어떤 것이라도 불공평하며 임의적인 것일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미국 징병 제도는 부유층의 자녀들을 군대로 끌어올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불공평함을 가져와야 하며 매우 비효율적인 육군을 만들게 될 것이다. 2 년이라는 훈련 사이클과 유지 비율은 육군을 수렁에 처박을 것이다. 이라크에서는 지금 특수부대, 민정 관련 전문가들, 언어학자들, 정보 분석가들, 무인비행기 조종사들 등의 다양한 능력들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 징병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방식으로 군대를 양성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모병제야 말로 군대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더 많은 훈련 시간을 갖고 오래 동안 유지될 수 있으며, 사기 문제도 훨씬 덜하다. 랭글은 현재 이러한 군대의 사회적 기반과 베트남 전쟁 때의 그것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틀렸다. 하지만 그가 말하려는 기본적 요지는 사실이다. 미국 군대의 구성 자체가 중류층과 하류층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직업들을 바라본다면 군대만이 특별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부유층의 자녀들이 사회보장국에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프로 복싱 선수가 되는 일도 거의 없다. 군대가 사회의 다양한 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우리에게 특별히 말하고 있는 것은 사실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랭글의 징병제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해도 여전히 랭글은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전쟁은 사회의 특별한 활동이다. 시민들이 싸우고, 필요하다면 국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사건이다. 경력보다도 중요한 것이며, 존재에 관한 헌신이고, 국가를 위해 한 사람의 목숨을 위험에 노출시키고자 하는 의지이다. 상류층의 자녀들이 대체적으로 그러한 존재적 헌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의 거대한 약점을 대변해주고 있다. 한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그 사회를 방어하고자 하는 의무감을 하나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사회에는 깊고 매우 큰 정신적 불안이 내재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의 현재 징병제 사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평등한 징병제가 운영되고 있는가?
여러분들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