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이름과 동시에 진용이 친히 나와서 그 여자랑 같이 나갔다. 진용은 그 여자에게 웃는 얼굴로 아주 친절하게 밖으로 나가면서 다정한척 했다. 그 모습에 소이는 이상하게 배가 아팠다. 진용의 그런 모습 처음이었다.
소이: 둘이 아주 좋아서 죽네.
그 여자가 예쁜 여자라는 걸 누구나 보면 알 정도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 하고 세련된 화장술하면 남자들이 한번쯤 쳐다 볼 정도의 섹시함과 같은 여자가 봐도 질투가 날 정도였다. 하느님은 공평하지 않다. 하긴 좀 싸가지가 없어. 공주병에 걸린 여자인지도 몰라. 그래도 소이는 마음이 안 좋았다..
소이: 미워 (삐짐)
소이는 그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실수 실수 실수. 그때 진용이 들어왔다. 무표정한 얼굴로...그 여자랑 나갈때랑 들어올때랑 어찌나 틀린지. 그 여자가 없으니까 이렇게 틀리나. 치사한 놈.
진용: 녹차 들고 와
소이(그 여자한테는 다정하게 말하고 나한테는 아주 독기를 뿜어라) 네 알겠습니다.
소이는 녹차를 타서 진용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창밖을 보고 있는 진용이 눈에 들어왔다. 소이는 조용히 차잔을 놓고 나가려고 하는데 진용이 불렸다.
진용: 이 회사 내가 살리수 있을까?
소이(지금 나한테 묻는건가 그걸 내가 어찌 아는가? 물어볼 사람한테 물어야지) 잘 모르겠습니다.
진용: 그래 모르겠지. 그럼 도대체 아는게 뭐가 있어. 현광등이야.
소이(이게 왜 또 시비야. 점심 잘 먹고 들어온것 같은데.. 그 여자한테 차였나)
소이는 화가 나서 아무말도 안했다.
진용: 나가봐
소이(맨날 할 말 없으면 나가보라고만해 괜히 화풀이야)
소이는 조용히 나왔다. 싸가지 대왕이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무안하게 만들수 있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 그 여자한테 차였나. 그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유밖에 없는것 같았다. 씩씩거리고 있는데 친구 영진에게 문자가 들어왔다. 저녁에 영화보자고.... 소이는 아무 생각 없이 문자를 날리고 있었다. 좋다고... 괜찮다고... 그때 진용에게 딱걸렸다. 나를 놀려보는 진용의 두 눈동자가 바로 코앞에서 버티고 있었다.
소이: 무슨 일이세요
진용: 회사에서 일은 안하고 뭐하는거야. 여기가 소이씨 연애장소야
소이(이게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보자기로 보이나) 그게 아니라 친구인데요
진용: 아무튼 오늘 야근이니까 그렇게 알아
소이(내가 야근할게 뭐 있다고... 비서도 야근하나) 네
소이는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지만 꿋꿋하게 잘 참고 있었다. 다시 영진에게 문자를 날렸다. 미안하다고 같이 영화 못 볼것 같다고... 영진이 많이 서운해하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이해해주었다.
그날 진용를 찾는 여자들의 전화을 더 받았다. 다시 화려한 생활로 돌아간 것 같았다. 예전에 진용은 정말 화려한 밤의 황제라는걸 다 알고 있는 소이는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어쩐지 기분은 별로 안좋았다. 그 동안 일 좀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 버릇 개 못준다. 그럼 그렇지 그 생활이 그 동안 얼마나 그리웠을까? 소이는 지금 진용이 못마땅해서 죽을 것 같았다. .
밤늦게까지 소이는 진용이 시키는 일을 옆에서 열심히 했다. 밥은 자장면으로 시켜먹었다. . 그래서인지 소이는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소이: 있는 놈이 더 무서워 자장면이 뭐냐 초밥이라도 먹지
복사하면서 소이는 또 자신도 모르게 궁시렁 걸었던 모양이다.
소이: 배고파 . 배에 거지가 들었나
영진: 그거 회충이야
소이: 깜딱이야. 언제왔어. 퇴근 안했어
영진:퇴근했지. 그런데 너 야근한다는 소리에 내가 너 이럴줄 알고 초밥사왔지. 잘했지. 나한테 고맙지. 반할것 같지
소이: 정말 고마워. 야 너 센스있다. 그런데 왜 차였데...
영진: 아픈데 찌르고 있어
소이: 미안
영진이 사온 초밥앞에 소이는 감동먹었다. 진용 몰래 먹으려고 하니 좀 미안했지만 나가면 더 좋은것도 많이 먹을 능력있는 그이기에 소이는 진용 빼고 먹기로 했다. 어떻게 휴게실에서....
영진: 넌 예전에도 둔하더니 아직도 둔하네.
소이; 무슨말이야
영진: 무슨 여자애가 이렇게 ....아무튼 넌 여자도 아니야
소이: 밥 먹을때는 개도 안건드린다고 했다 .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영진: 너 모르지 내 첫사랑이 너라는걸
영진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면 소이한테 고백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이는 눈만 멀뚱멀뚱 초밥 먹기에 바빴다.
영진: 야 내가 너 좋아했다고...
영진이 버럭 소리를 질렸다.
소이: 그래 고마워
영진: 넌 정말 여자도 아니야 . 남자가 고백하면 좀 쳐다봐줘야하는것 아니야. 그런데 초밥만 씹고 있는 넌 정말 깬다.
소이: 그거 옛날얘기잖아 예전에 나 좋아한거지 지금은 아니잖아.
영진: 지금도 널 좋아한다면....
소이:너 우리집 분양해야하는데.... 괜찮니 괜찮다고 하면 나야 고맙지.
영진: 농담이 아니고 진짜 진심이야.
소이: 나도 진심이야.
영진의 고백에 왜 당황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소이는 친구로써 영진을 잃고 싶지 않았다. 정말 영진은 좋은 사람이다. 그런 좋은 사람을 사랑이라는 곳에 가두어 서로 불편하게 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모른척 농담인척 장난인척 그렇게 해버렸다. 소이는 남자 여자 구분짓고 싶지 않았다. 사랑하지 않으니까? 널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성으로써 아니니까? 그런 이유로 영진을 잃고 싶지 않았다.
영진: 넌 여자도 아니야
그 말만하고 영진은 나가버렸다. 지금은 속상하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나를 원망하겠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영진도 알 것이다. 내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는걸....
소이: 27살 사랑 한번 못해본 윤소이가 갑자기 남자 복이 터졌네. 오래 살고 볼일이야.
기분은 좋았다. 누군가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가 있다는것에 소이는 기분이 무지 좋았다. 진성이 친구 영진이 모두 나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소이: 양다리 문어다리 한번해봐
행복한 고민에 그날 소이는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