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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 보이스피싱~리얼경험담...휴.. 나도 속을 뻔 했답니다.

hyunmin |2009.07.01 05:31
조회 43,628 |추천 0

어제 오전의 얘기입니다.

전 저녁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라 오전엔 집에 있죠.

 

오전 11시 22분에 휴대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002-8861-8899  (리얼하게 번호와 시간대 말하겠습니다..어차피 추적불가능..)

( 002?..이게 뭐지? 국제전화인가? 제가 별로 국제전화 받고 산 일이 없어서리...)

받았습니다. ARS 자동안내전화더군요.

" 우리은행입니다. 고객님의 수표결제일이 내일이므로 안내전화를 드립니다.

  직원과 상담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십시요 "

( 이게 뭔가요....뭔 수표? 그런거 한번 발행해 봤음 좋겠네...)

1번을 눌렀습니다. 직원이 받더군요.

정중한 목소리로 ...남자였습니다.

" 예 우리은행입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 제게 안내전화로 수표결제일이 됐다는데 전 그런거 한 적이 없거든요."

" 아..그러십니까. 최근 한 달 이내에 가계수표 발행한 적 없으십니까?"

" 예 없습니다. 뭔가 잘못된 듯 한데요..." (훗...왠지 쭈뼛대며 말했습니다.)

" 아마도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발생된 일 같습니다.

  혹시 최근 몇 개월 내에 카드나 신분증 잃어버리신 일 없으십니까?"

"아니요..없는 것 같은데요" (실은 카드 잃어버려 재발행 한 적 있었는데 찔려하며 말했죠)

" 예...그러시다면 이 건을 사이버수사대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절대 안심하시고 계십시요. 저희 쪽에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이러고 끊더군요

 

오...놀라운건 뭔지 아십니까. 목소리 뒤 쪽에서 나는 소리들이 꼭 은행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왠지 믿어야 할 것 같더군요.

어리둥절..콩닥콩닥..하며 몇 분이 지났습니다.

 

오전 11시28분...393-9112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여자였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서대문 경찰서 사이버 수사대 XXX입니다.

( 앗..진짜 이런 일이 발생한건가? 경찰서 단어에..이름도 안들리더군요..오..뭔가요 잉잉)

  방금 우리은행으로 부터 개인정보 유출 수사를 의뢰받았습니다.OOO님 되십니까?"

" 예..." ( 앗...본격적으로 걱정 반, 긴장 반...)

이름 묻고, 인적사항 묻고...그럴싸하게 이것 저것 묻더군요.

근데 갑자기 이들의 작업이 시작됩니다.

" 000님의 재산을 국가가 보호하기 위해 카드와 은행 계좌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카드는 어떤 걸로 몇 개나 갖고 계시죠?"

" 국민, 신한, 현대....x개입니다. 앗...저 외환꺼도 하나 더 있습니다."

( 저..순진하게 빼놓지 않고 말하려고...안쓰는 카드까지 기억하려 애쓰며 말합니다..으구 )

" 예..카드 0개란 말씀이시죠...그리고 은행계좌를 상세히 말씀해주십시요."

어디 은행에 몇 개의 계좌가 있는지, 금액이 얼마인지, 우리, 국민, 신한, CMA 등등

상세히 묻더군요. 특히, 예금액수를 재차 확인까지 해가며 묻더군요.

( 아니 뭔노무 사이버수사대가 내게 묻는게 이리 많아...전산에 안뜨나..T.T)

꽤 긴시간 질의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 예..수고하셨습니다. 님의 은행계좌는 국가가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저회 과장님께 수사보고를 올릴테니 잠시 후 바로 과장님으로부터 전화가 갈겁니다.

  그동안 인터넷이나 전화를 삼가해주시고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만약을 위해서니 절대

  주변사람에게 이사실을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끊고 난 후...잠시 다시 멍해져 있었습니다

 

오전 11시45분 393-9112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남자였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전 서대문 경찰서 사이버 수사대 김지영과장입니다.

방금 보고를 받고 전화를 드립니다."

이 때부터 앞 서 말했던 내용들을 다시 확인하더군요.

어디 은행에 얼마..CMA...훗...특히 액수가 좀 되는 통장에 대해 집중 묻더군요.

" 국민은행에 0000의 예금이 있는게 맞습니까. 우리은행의 CMA계좌도요?"

" 예 맞구요...CMA는 우리은행이 아니라 현대증권꺼고 우리은행이랑 연계계좌지요"

( 아...순진하게 그들이 틀린 것도 바로잡아주며 다 불어댔습니다. )

" 근데요...그 잘못 발행된 가계수표 금액이 얼마지요? " (여태 금액도 안물었네요..이런..)

" 예...0000입니다 "

( 참나...이 금액이 제 통장에 들어있는 금액과 얼추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들의 마각이 드러납니다.

" 00님, 지금부터 00님의 예금보호를 위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계신 곳은 자택이신가요 직장이신가요?"

"자택입니다"

"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 은행이 있으신가요?"

" 예,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있는데요."

" 그렇다면 전화를 끊지마시고 바로 국민은행으로 가십시요.

  국민은행CD기로 가셔서 가지고 계신 카드와 통장을 모두 조회하셔야 합니다"

 

.....아차차차.....

이제야 전 알게된겁니다....이것들이...확...버럭

 

" 아...왜 CD기로 가야하죠? 그냥 인터넷으로 하면 안되나요? "

( 웃기죠...보이스피싱이구나...생각들면서도 확신이 안서며  묻습니다.)

" 직접 가셔서 CD기로 조회하고...은행직원들에서 확인을 받고 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 왜 전화를 끊고 가면 안돼죠"

" 제가 직접 설명해드리고...중간에 주변에 알리거나 하시지 마시라고...."

( 제가 가기를 머뭇거리니...이것들이 안달을 합니다.)

" 빨리 가셔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주변에 알리지 마시고 지금 바로 이동하세요"

( 훗...자꾸 주변에 알리지 말라니...확신이 들더군요.)

" 예....근데요. 제가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요. 전화를 끊지않고 갈 수가 없네요 "

( 이때부터 약간 재밌기도하고.....솔직히 약간 알 수 없는 두려움도 들더군요 )

" 그러시면 CD기로 이동하시면 바로 전화주십시요"

" 저기요...과장님 성함이..뭐라 하셨죠?" "김지영입니다"

( 혹시 나중에 잡을 때 도움이 될까 싶어 이름을 다시 물어봤습니다..쓸데없이 )

이러고 끊더군요.

 

전 재빨리 112로 전화걸어 확인했습니다.

서대문경찰서 사이버 수사대라 하며 은행가라한다...

경찰 펄쩍 뛰며... 그거 보이스 피싱입니다. 전화 절대 받으시면 안됩니다.

이러더군요. 

 

에구구...이렇게들 속는거구나 싶었습니다.

얼마 전 혼자사시는 여자분이 8000만원을 예금보호 해준다는 말 믿고

보이스피싱으로 날리셨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 일이 제가 겪은 일이더군요.

솔직히 사람이 얼마나 바보같으면 저런 말도 안되는 거에 속을까 했는데

막상 내 일이 되니까 저도 마지막까지 긴장하고 놀라기도 하면서 얘기 따르게 되더군요.

이정도로 치밀하게 짜고 하는 줄 몰랐습니다

 

생각해보세요.

ARS은행안내방송 -> 은행직원연결-> 사이버수사대 이름까지 밝히며 상담

 -> 사이버 수사대 과장전화

이런 식으로 하니.. 나이 많으신 어르신 분들이나 겁많으신 여성분들이라면

충분히 속고도 남을 정도로 치밀하지 않나요.

거기다...분명 은행직원과 통화 시에는 배경소리가 은행이었답니다. 참나..

 

제 경험담으로....주의점을 조금 정리해보자면

1. 002....이딴 번호로 ARS안내전화가 올리없다. 대부분 15XX-XXX임!!

2. 억양을 주의하자.

   딱히 서울말이 아니거나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말투가 어딘지 딱딱하다.

   주의깊게 들음 뭔가 좀 다르다.

3. 계좌를 내게 상세히 묻는다.

   은행에서 의뢰를 받은건데 왜 내게 묻나..이미 계좌 다 알고 있어야하는거 아닌가

   우리은행에서 가계수표건으로 의뢰받고는 타은행 계좌와 예금액수까지 상세히 물어댄다

4. 서울 전화번호라고 안심하지말자

   사람에게 전화온 건 393-9112이다. 보이스피싱은 중국에서 오는 이상한 번호만이 아니다.

5. CD기 소리 나오면 백프로 보이스피싱이다.

  

별 내용도 없는 글 길게 써 조금 죄송하군요.

좀 리얼하게 상세히 써야...다신 이런 일들 당하시는 분들 안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요.

보이스 피싱...이거 절대 나이 드신 분들이나 당하는 일이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젊으신 분들이나 좀 배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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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예방합시다.|2009.07.06 08:41
예방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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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당한사람만...|2009.07.06 12:22
젊은사람은 당하는게 이해안된다구요? 전화와서 법정출두를 해야한다고 하면 덜컥 겁이나고 특히나 아버지가 사업하셔서 일이 잘못된건가 싶어서 마음이 덜덜 떨리면서 혼란스러워지고 정말 그땐 모릅니다 한참을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야 그때서야 사태를 파악할수있는거구요 사람들이 보이스피싱 수법을 점점 알게되니깐 수법들도 가면갈수록 치밀해 지는거구요 난 안당한다 저런걸 왜 당하냐 하고 너무 맘놓고 계시지 마세요 사람일은 모르는거니까요 한방에 훅- 갈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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