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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야기1

만두짱 |2009.07.03 11:16
조회 1,216 |추천 0

병원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제가 겪었던 몇 가지 일과 친구가 경험했던 이상한 일들을 몇 가지 올려보렵니다.  실제 설명이 안되는 불가사의한 일도 있고 착각이었을 것 같은 일들도 있습니다. 어쨋건 경험했을 당시와 얘기를 들었을 당시에는 너무 오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제가 말씀드리는 일들의 무대는 강남에 있는 모대학병원입니다. 실명은 물론 언급 하지 않을 거구요. 참고로 저는 인턴과 진단방사선과 (지금은 영상의학과) 레지던트를 그 병원에서 이수하고 현재는 서울  모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몇 년간 지방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요. 제가 겪은 일들은 99% 실제고요 (기억이 분명치 않은 부분이 좀 있어서 100%라고 하긴 좀...) 친구가 거짓말이나 허튼 농담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20년 지기임) 그 친구 얘기도 99%는 실제일 겁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1.중환자실 "오빠"이야기

진단방사선과 전공의 생활을 하노라면 환자를 직접 안보고 오전 오후 회진도 돌지 않고 일요일 근무도 없으니까 편할 꺼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일부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타과 집담회에 거의 매일 참여해서 x-ray presentation을 해야하니까 그 준비 때문에 밤늦게 까지 병원에 있어거나 그냥 병원에서 자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날도 준비를 하다가 환자의 병력 중 알아야 할 내용이 있어서 담당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마침 그 친구가 off여서 할 수 없이 환자가 입원해 있는 중환자실로 올라 갔습니다. 지금이야 전자챠트니 OCS니 해서 컴퓨터로 환자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조회해 볼 수 있지만 그 때만 해도 직접 챠트를 봐야 가능하던 시절이었거든요.  중환자실은 가운데 간호사들이 일하는 스테이션이 있고 스테이션 외곽으로 챠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폭좁은 선반같은 (책상 대용)것이 설치되어 있는 가운데 스테이션 양 옆으로 2 m 정도 통로를 두고 침대들이 수십 개가 좍 늘어서 있는 구조였습니다. 확실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침대가 30개 이상은 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이런 중환자실이 두 세개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쨋건 환자 챠트를 가져와서 스테이션 선반에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오빠"하고 부르는 겁니다. '누구지?'하면서 주변을 돌아봤는데 야간번 간호사들은 숫자가 적은 지라 바쁘게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투약이나 기타 처치를 하고 있었고 제가 등지고 있던 뒷 쪽 서너개의 침대에는 환자들이 그냥 눈을 감고 누워있을 뿐이었습니다. '잘못들었나' 하면서 다시 챠트를 보려는데 다시 "오빠아-"하는 약간 채근하는 듯한 소리가 분명히 들리는 겁니다. 이상하게 등줄기가 쭈삣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느낌이 묘하던군요. 앞에는 빈 스테이션만 있으니 소리가 날 곳은 뒷쪽 침대밖에 없을 것이고 얼른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제  등 뒤에 통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침대에서 바로 그 오빠 소리가 난 것을 알았습니다. 늦은 시간이고 중환자실 환자들이 몸상태들이 좋치 않아서 눈을 감고 수면이나 반수면 상태에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데 제 바로 뒤 침대에 적어도 80살은 되어 보이시는 할머니 한 분이 상반신을 비스듬이 일으키고 저를 똑바로 쳐다보고 계시더군요. 근데 그 눈 빛이, 뭐랄까요 아주 생기가 있고 빛난다고 할까요? 하여튼 중환자실에서 봐오던 그런 눈빛과는 완전히 다른, 그런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저요?"  조금 당황해 하면서 반문했습니다. 그 때 뭔가 이상한데 라는 생각이 나면서도 뭐가 이상한 건지 당황한 가운데 파악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다시 그 할머니가 "오빠....." 하면서 말을 시작하는데 그제서야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분명히 할머니신데 목소리 자체가 열 대여섯 쯤 되는 완전한 소녀의 그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멍해지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 때 할머니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오빠, 이 할머니 죽어요?"  "......." 제가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니까 다시 "오빠-, 이 할머니 죽느냐고요?" 하고 묻는게 아닙니까?  "저기..." 저는 가슴이 덜컥하는 느낌에 침을 꿀꺽 삼키고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이, 죽는 구나" 하더니 그냥 털썩 침대에 다시 누워 눈을 감아버리더군요.  더 이상 망서릴 수가 없더군요. 바로 보던 챠트도 놔두고 가지고 갔던 필기구를 챙겨서 도망치듯 중환자실을 나왔습니다. 간호사가 잘 가라고 먼발치에서 인사하는 데도 제대로 답례도 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도망쳤습니다. 그리곤 그 날 밤 불을 소등하지 못하고 잠을 자야했습니다. 며칠 뒤 물어보니 그 할머니는 호흡 부전으로 사망하셨다고 그러다군요. 그 목소리는 누구 것이었까요? 그리고 그 할머니 속에 누군가가 들어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그 할머니의 원래 목소리가 그랬던 것일까요? 확인할 길이 없지만 뭔가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있었음은 틀림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얘긴 곧 올리겠습니다. 할 일이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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