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투덜이의 이집트 헤메기 - 27. 카이로 귀환, 카이로 박물관

투덜이 |2004.06.06 20:29
조회 649 |추천 0

미아님이 이 글을 시험 전에 보셔야 할거 같아 부지런히 올립니다. 

(도대체 무슨 일 인지 모르겠읍니다. 금지어 사용 불가 라고 사진이 안 올라 갑니다.  사진에 아무 글도 안 썼는데 왜 이러는지...  혹시 해결 책 아시는 분 알려 주세요...)

*****************************************************

 

27. 카이로 귀환, 카이로 박물관

미아가 알렉산드리아에서 헤어지면서, 카이로에서 기다리겠다고 꼭 오라고 신신 당부를 했었기 때문에 아픈 발을 질질 끌고 미아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카이로로 향했다.

 

우여 곡절 끝에 미아와 만나기로 한 호텔로 가서 내 발을 보고 수선 떠는 미아를 진정 시키고 그래도 난 카이로 박물관을 꼭 가야 한다고 박박 우겼다.  내가 카이로 박물관을 맨 나중에 보려고 아껴 놨는데, 못 보게 된 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카이로 박물관을 맨 나중 여정으로 잡은 건 정말로 탁월한 선택 이었던 거 같다.  대부분 여행자 들은 카이로 박물관을 제일 먼저 보고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카이로 박물관만 보고 이집트를 떠난다고 한다.  그만큼 카이로 박물관은 이집트 문명의 총 집산지 였다.

 

이 박물관 얘기를 다 쓰려면 책 몇권은 써야 한다. 루브르나 대영 박물관 같이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그 큰 박물관이 고대 유물로 빡빡하게 빼곡히 차 있고, 어떤 건 심지어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유물이 있지 않나, 아직 정리 안된 채 한쪽으로 박아 놓은 유물도 어마 어마 했다.  허나… 모든 사람들이 가장 안타깝게 여긴 것은 유물 정리와 설명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거다.  하긴 그 많은 거 일일이 다 설명 해 놓는다는 거 불가능 할거 같긴 하더만…

 

난 박물관 가이드 북을 미리 눈 딱 감고 구입 했고, 이미 역사책도 좀 보고, 더욱이 대부분의 유적지를 거의 다 돌고 난 후 이므로, 약간 이나마 이집트 유물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가지고 박물관을 갔으므로, 나 혼자 책을 봐 가며 유물들을 2-3일 천천히 돌아 보기로 했다.  내 발 상태로 더 이상 욕심 부리는 건 무리 였으므로…   사람들이 내 책을 많이 부러워 했지만 아쉽게도 박물관 bookshop에는 영어판은 전부 팔려서 남아 있는 책이 없단다.  ㅋ.ㅋ.ㅋ….  그러게 미리 좀 준비 들 하시지 (이 가이드 북은 일반 서점에서도, 다른 박물관 에서도 판다. 단.  가격이 약간 다르다) 사실, 유물에 대한 설명이 부실한 건 둘째 치고, 심지어 어떤 것은 설명이 잘못 붙어 있는 것도 있드만…

 

카이로 박물관에 가장 유명한 2가지를 꼽으라면, 투탕카멘 전시관과 파라오의 미이라 박물관이다. 사실 난, 파라오의 미이라들을 새삼 보는 게 나한테는 별 크게 의미가 없어서 미이라 박물관은 따로 가지 않았지만, 람세스2세나 세티1세, 투트모스등의 미이라를 보고 싶다고 꼭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투탕카멘 전시관은 붐비는 시간엔 거의 사람들에게 떼 밀려 다닐 정도로 사람이 많다.  사실, 투탕카멘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는 미미하다.  그러나, 그의 무덤이 하도 초라한 무덤이라, 도굴꾼들이 쳐다도 안 본 덕에 카터가 발굴할 때 까지 아주 약간의 도굴 밖엔 당하지 않아 이 초라한 무덤을 발굴한 카터와 동료, 후원자들은, 무덤 안의 엄청난 황금 유물에 놀랐고, 거기서 나온 제대로 된 유물들은 다른 파라오의 무덤을 연구하는 자료로 이용 된다.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곳은, 이층 갤러리였나 ? 거기 가면, 무덤에서 같이 발굴된 진흙으로 빚은 인형들을 전시 해 놨는데, 이 토우들은 당시의 이집트 일상 생활을 표현 해 놓은 것 들이라 무척 흥미롭다.  식사준비 하는 여인, 목수들 작업 하는 것, 추수하는 모습, 집 짓는 사람들 등등…  이런 게 더 사람 냄새가 나서 그런가.  투탕카멘의 번쩍 거리는 황금유물 보다는 이런 볼품없는 유물에 더 정이 더 가는거 보니.. 난 돈 벌기는 글렀나 부다.

 

혹시 카이로 박물관에서 영어 가이드를 받고 싶으면, 박물관 안에 사설 가이드라고 따라 붙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바가지만 씌우고 형편없는 가이드들 이다.  박물관을 돌다 보면, 이집트 역사를 전공하는 젊은이들이 파트타임으로 개인 가이드를 해 주는걸 볼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이 진짜 실력 있는 가이드다.  그런 가이드와 흥정해야 제대로 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요즘엔 오디오가이드를 입구 근처에서 싼 값에 arrange 해 주므로, 차라리 오디오가이드를 이용 하는 것이 백번 낫다.  한글 가이드는 한국 여행사에 의뢰를 하면 한국인 가이드를 구할 수 있다고 하는 거 같은데, 무척 비싼걸로 안다. 아니면, 박물관 관람엔 큰 도움은 안되고, 내용도 별로 충실하지는 않지만, 박물관 입구 서점에서 한글판 이집트 안내서를 판다.  만약 서울에서 미리 읽어본 책이 없다면,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다..

 

2일 동안, 박물관 문 닫을 시간까지 원 없이 돌아 다니고 난 후에 나의 카이로 박물관 관람을 마쳤다.  현재의 카이로 박물관은 아마도 지금 기자 근처에 새로 짓고 있다는 새 박물관이 완공 되 open하는 2010년 까지만 열 거라고 한다.  새 박물관엔 좀 더 성의 있는 설명을 해 놓길 바란다.

 

이젠, 내가 꼭 보겠다고 다짐한 것들은 거의 다 봤다.  물론, 수에즈도 가려고 했는데, 시나이 반도 쪽으로 갈거 아니면 길에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 포기 했고, 시나이 반도도, 이스라엘의 키부츠에서 일 하던 학생들은 대게 시나이 반도를 횡단해서 카이로로 오는데, 그쪽도 무척 흥미롭다고는 하지만, 내가 기독교에 원체 관심이 없어 가지 않기로 했다.  대신, 차라리 요르단으로 넘어가 이번 기회에 페트라를 가려고 했었는데, 발을 다치는 바람에 이 발로 페트라 라니,  니 진짜 돌았다 하는 소리를 하는지라…  할 수 없이 대한항공 가서 귀국 날짜를 당기고 아쉽지만 페트라는 포기했다.  대신 비행기 날짜까지 하루가 남아 미아와 시타델을 가 보기로 했다.

 

내가 시타델 안 가고 귀국했음 억울해 죽었을 거다. 시타델은 이집트 무슬림 문화의 총체인 거 같았다.  화려한 무하마드 알리 모스크도 그렇고, 시타델에서 바라본 카이로 시내는 장관 이었다.  모스크 안에 들어가 바닥에 깔린 카페트에 앉아 있으니,  나 같은 반 이슬람교인 사람도 기분이 평안해 지는 거 같더라.

 

카이로에서 제일 유명한 술탄 하산 모스크 안에서 앞서가는 미아를 부르다가 깜짝 놀랐다.  소리가 모스크 안을 돌아 울려 퍼지는데, 작은 소리조차 구석 구석 퍼져 나가는 거 였다 !  클레식 음악 마니아인 미아는 “이런데서 콘서트 하면 죽이겠다” 한다.  물론 모스크에 그런 얘기 하면 펄쩍 뛰겠지만…  암튼 소리 울림이 예술 이었다.  아마도, 마이크가 없던 시절, 그 큰 모스크에서 예배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가 들리게 하기 위한 설계 였으리라.

 

참, 미아는 바하 매니아로, 한국에 대한 것은 하나도 모르지만, “수미 조”는 안단다.  그녀의 팬은 아니지만 호주에 온다고 하고 공연을 취소해서 좀 섭섭 했단다

 

나일강변의 옛 술탄이 살던 궁전에 들러 터어키 스타일의 화려한 가구와 집기 구경 하고, 카이로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우리로 치면 이태원쯤 되는 칸엘칼릴리(칼릴리 왕자의 여관 이란 뜻) 마켓을 구경 갔다.   흠...  시장에서 호객행위 하는게 가히 예술이다.. 

 

50살이 넘은 미아에게 자기물건 사면 결혼 해 주겠다는 20살 청년부터,  지나가는 관광객에게 "이따가 올꺼지 ? 약속해"하고 소리치고는 뒤 돌아 가는 관광객에게 끈질기게 따라붙어서 아까 온다고 약속 하고 왜 그냥 가냐며 정색을 하고 항의하는 사람에, 일껏 흥정해 물건을 사니, 산 물건을 포장 해 준다고 신문지에 돌돌 싸서 테이프를 꽁꽁 붙여 주는데, 영 찜찜해 나와 물건을 끌러 보니, 내용물을 약간 싼 물건으로 바꿔치기 하지를 않나.... 

 

사실, 그 시장엔 비싼 물건은 별로 없다.  물론 아주 고가품은 빼고, 일반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사는 물건들은 비싸 봐야 5-6천원 선 이니, 대충 웃어 넘기고 애교로 넘어 가야지, 일일이 다 따지다가는 도리어 째째하고 피곤한 사람이 된다..

 

돌아오는 길에,  공동묘지에 사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보러 가자고 했더니, 미아가, 자기는 무서워서 내릴 자신이 없단다.  할수없이 택시기사에게 그곳을 지나가 달라고 부탁해 차 안에서 슬쩍 보기만 했는데, 공동묘지가 살아있는 사람에게 썩 좋은 환경 일 리가 만무 하다.  미아는 그 사람들을 보고, 자기가 문명세계에서 태어난 것을 신에 감사한다고 하지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여러가지 사연으로 산 사람들이 공동묘지 위에 모여 사는 거 겠지만, 그 사람들 사는 뒤로, 밑으로 공동묘지가 있다고 해도 그들은 한켠에 꽃나무를 심고, 아이들은 골목에서 뛰어 놀고, 어쩜, 그들에겐 그 공동묘지가 그냥 그들이 “사는 곳” 일 뿐 아닐까 ? 

 

원래는 카이로 타워를 마지막 밤에 가기로 했는데, 타워의 꼭대기는 바닥이 360도 회전하는 레스토랑이다.  평지인 카이로 시내 한 복판의 타워에서 바라보는 카이로 풍경은 밤이고 낮이고 정말 장관이라고 한다.  허나, 마지막 날이 잔뜩 흐린데다, 음식이 괜찮으면 한번 가 볼까 했는데, 음식도 진짜 꽝이라고 미아가 머리채를 흔들어 대는 데를 비싼 입장료 내고 굳이 가고싶지 않아 포기 했다.   이로써, 나의 이집트 여정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나는 시간이 맞지 않아 놓쳤지만, 카이로에서 나일강 나이트 크루즈를 신청 하면, 저녁 식사와 밸리댄스, 수피댄스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밸리댄스야 요즘 워낙 유행 하니까 다들 알거고, 수피댄스는 수피신도들이 끊임없이 빙글빙글 돌며 치마를 돌리며 추는 춤 인데, 나는 정식 댄서가 아니고 파티에 초대된 초보댄서의 수피댄스를 봤는데, 꽤 흥미로왔다. 

 

남자들은 이집트 여자들의 밸리댄스 보려고 눈에 불을 켠다고 하던데, 무슬림과 밸리댄스라...   이게 바로 이집트가 아닌가 싶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