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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다신 여자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드럭 |2009.07.07 12:09
조회 132 |추천 0

2002년. 2월쯤.

힘든 군생활 속에 단물과도 같았던 9박 10일의 휴가.

첫날. 대학 후배들을 불러 학교앞에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한 해 어린 스무살의 후배들과 모처럼 들뜬 기분으로 시간을 보낸 다음날.

아침 일찍 전화가 한통 왔다. 워낙 휴가를 자주나오던 상황이었던터라 입대와는 상관없이 휴대폰은 정지를 시켜놓지 않았었다.

"선배, 뭐해요?"

후배였다. 학번은 한해 밑이지만 나이는 동갑이었던 여자후배였다.

나이를 알고 있던터라 후배지만 약간 멋쩍은 . 하지만 평소 조용한 모습을 봐와서 그런지 좋은 인상을 주던 친구였다.

"그냥 있지. 어젠 잘 들어갔냐?"

"네, 오늘 뭐해요? 나한테 영화표 두장있는데 보러갈래요?"

"영화? 좋지. 무슨 영화야?"

"몬스터 주식회사요! 재밌데요"

"그래? 나야 니가 영화보여준다면야 괜찮지~"

"그럼 이따가 영화관앞에서 봐요"

사실 휴가나올때마다 한편씩 한편씩 혼자 영화를 보던 습관이 있었는데

같이 볼 사람이 있다면 반가운 일이었다. 또 그 상대방이 이성이라면.

영화는 그저 그랬다. 동네유치원에 온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눈앞에서

뛰어다니던 그 꼬마애들덕분에 한참 웃었던 기억밖엔 없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영화는 끝났고, 출출하던 배를 달래러 카페를 갔다.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전날 술값을 계산하느라 홍역을 치른 나를 달래기 위해,

그리고 군인의 쓸쓸함을 위로하기 위한 후배로써의 최소한의 호의겠거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걸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

저런.

그때의 나도 밥을 먹으로 갔고, 

현재의 나 역시 점심시간의 문턱에 걸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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