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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추리스릴러] 난 사이코패스가 아냐 (4)

랄라냥 |2009.07.11 22:39
조회 1,981 |추천 1

오랜만이에요 여러분 흑흑흑흑

알바때문에 연재가 늦어지는데도 응원해주신 몇몇분들 덕에

힘내서 또 하루만에 4편 작성했어요ㅜ삐짐

원래는 길게길게 장편을 쓰고 싶었지만,

어서 완결을 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기에..ㄷ

아마 6~7편이면 완결이 날 듯 싶네요ㅜ

그 때까지 잘 부탁드리구영!

늦어서 죄송해영' -^

 

 

목격자, 그리고 의문

 


“배반장님, 또 실종신고랍니다.”

실마리를 찾고 한참 수사를 진행하던 중 또 다른 신고가 들어왔다.

이번엔 어떤 남자가 당한건가.

“이름, 강 현. 나이 25, 휴학 중인 대학생이었답니다.”

김형사가 가져온 보고서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종이쪼가리나 읽고 있을 시간은 없다.

발로 뛰어 작은 실마리 하나라도 찾아내야 한다.

난 코트를 걸치고 서를 나섰다.

“목격자는?”

김형사는 나를 따라 나서며 한 발 뒤에서 나를 쫓아왔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그가 자주 가던 번화가의 한 술집 주인이었습니다. 12시 반쯤 여자들을 헌팅하고 다니는 걸 봤다고 합니다.”

나는 헌팅이란 말에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헌팅?”

김형사는 덤덤하게 말했다.

“네. 주변사람들 사이에서도 소문은 그다지 좋지 못하더군요. 여자만 밝히는 무뢰한이었다고 합니다.”

헌팅이라..

혹시 그가 헌팅 한 여자들 중에 그 살인마가 끼어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그 살인마가 강 현을 목표로 삼고 먼저 접근한 것일까?

하나라도 지나쳐선 안 되기에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았다.

“쯧. 일단 그 장소로 가보지.”

나와 김형사는 바로 차에 몸을 실었다.


잠시 후, 강 현을 마지막으로 보았다는 술집 주인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자다 나온 듯 부스스한 모습으로 나온 그와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주문 한 김형사는 남자에게 물었다.

“그를 마지막으로 보신 게 어제 밤 12시 반 경이었다고 하셨죠?”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김형사에 이어 내가 질문했다.

“그럼 그가 헌팅 했다던 여자 분들의 인상착의를 기억하십니까?”

남자는 생각하는 듯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살짝 저었다.

“흐음..그게...네온사인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어둡긴 어두웠던지라..얼굴들은 못 봤습니다.”

나는 얼굴이 아니더라도 옷차림이라든가 다른 것이라도 생각해봐달라고 말했다.

“음..한 대여섯 명 정도였던 것 같은데...그 중 한명은 까만 미니스커트에 베이지색 겉옷을 입고 있었고요...또 한명은....”

남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여자들의 옷차림을 하나하나 말했다.

다섯 명의 옷차림을 대충이나마 기억해내던 남자는 거기서 입을 닫았다.

“이 정도였을 거예요, 아마.”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던 질문이었지만,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녀석, 마지막에 성공했는지 꽤 매력적인 여자 분이랑 뒷길 놀이터 쪽으로 가던데요.”

음? 한 명이 더 있었다.

“그 여자 분의 인상착의는요?”

주인은 확실하게 기억한다는 투로 말하며 음흉하게 웃었다.

“긴 검은머리에 빨간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뒷모습이 제 스타일이라 기억해뒀었죠.”

나와 김형사는 순간 몸이 굳었다.

긴 검은머리와 빨간 코트.

꿈속의 살인마와 똑같은 차림새였다.

“그 놀이터가 어딘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난 왠지 모를 떨림에 미소가 지어졌다.

어쩌면 그 살인마를 잡을 실마리가 또 생길지 몰라.


나와 김형사는 술집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그가 알려준 뒷길로 향했다.

놀이터로 향하는 우리 두 사람 사이엔 알 수 없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술집 주인이 말했던 놀이터로 향하는 골목길이 시작하는 곳에 다다랐을 무렵 우린 그 앞에서 잠시 발을 멈췄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두운 골목이 반쯤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먼저 앞장선 나는 느려지려는 걸음을 다시 빨리 옮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반장님!”

뒤쪽에서 김형사가 급하게 나를 불러 세웠다.

뒤를 돌아본 나는 김형사의 얼굴이 잔뜩 찌푸려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슨 일이야.”

나의 질문에 김형사가 골목의 그림자가 진 어느 구석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의 손끝을 따라간 나의 시선이 머문 곳은 작고 동그란 검은 자국이었다.

“피?”

그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줄줄이 띄엄띄엄 이어진 그 자국은 골목 깊숙한 곳으로 이어져 있었다.

김형사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핏자국을 따라 안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슬슬 지치려하자 조금 가파른 언덕너머로 작은 놀이터가 보였다.

“저 곳이군.”

뛰어가는 내 뒤로 김형사가 바짝 쫒아왔다.

하지만 얼마 못가 김형사는 내 등에 부딪히고 말았다.

“큿, 왜 그러십니까? 반장님.”

한발 뒤로 물러나며 상황을 파악하려던 김형사는 내 앞에 벌어진 처참한 광경을 보고 입을 벌렸다.

“이...이건...!”

내 앞으로 펼쳐진 모습은 흡사 지옥이었다.


그네와 벤치하나만 달랑 있어, 놀이터라고 하기보단 작은 공원이 더 맞는 말 같은 이곳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뿌려진 피들이 모래바닥에 흡수된 듯 붉게 변한 모래들이 사방에 깔려있었다.

자세히 다가간 나는 핏자국을 이리저리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피가 나려면 어딘가 중요혈관이 여러 개 터졌어야 될 텐데..

아니, 이건 거의 토막 살인을 한 것 같은..

토막살인. 그 말이 제일 신빙성이 있었다.

그 말을 밑받침하듯 주변엔 시체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이 장면은 뭔가 이상했다.

피투성이 모래밭.

어째서 무언가 빠진 듯 한 느낌이 드는 것일까.

피...피....피......

머릿속에 피라는 단어만 맴돌았다.

피? 그래, 맞아! 이 피바다 속에 왜 벤치와 그네에는 피가 묻지 않았을까!

그랬다.

모래밭은 물론 그네주변과 벤치주변, 게다가 벤치 바로 아래에 있는 모래에도 피가 묻었는데, 정작 벤치와 그네엔 피가 묻어있지 않았다.

나는 김형사에게 이곳에 얼른 폴리스라인을 치고 수사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김형사는 발 빠르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동료들에게 연락했다.

잠시 후 몇 명의 형사들이 합류했고, 수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반장님, 여기서 채취된 혈흔은 피해자 강 현의 것이 맞았습니다.”

김형사의 보고를 들으며 나는 흰 장갑을 낀 손으로 모래를 헤집었다.

나의 행동에 의문을 가진 김형사가 물었다.

“반장님, 뭘 하고 계신 겁니까?”

나는 대답없이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한참 모래 속을 뒤적이던 손을 김형사가 볼 수 있게 내밀었다.

모래에 묻어있던 피 때문에 붉게 변한 장갑과 그 위에 올려 진 시뻘건 어떤 것.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의 증거이기도 했다.

“살점...입니까?”

김형사의 물음에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을 말하는 것으로 대답했다.

“이정도의 피가 나려면 아무리 대충 잡아도 중요 혈관 몇 개는 터졌어야해. 그런데 시체도 없이 이런 살점만 여러 개 남아있는 걸 보면 토막 살인이란 게 더 확실해지지.”


한참 수사를 진행 중일 때, 어디선가 소문을 들었는지, 사람들이 꽤 몰려왔다.

폴리스라인 앞에 몰려 작게 웅성이며 진을 친 사람들 사이로 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그냥 발이나 밟혔겠지, 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서..설마 어제 걔네들이...”

사람들이 그 말을 한 사내를 쳐다보았다.

사내는 살짝 움츠러들며 그 곳을 벗어나려했다.

“잠시 만요!”

사내는 내 목소리에 발을 멈췄다.

살짝 뒤를 돌아보는 사내 곁으로 다가갔다.

“잠시만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현장조사는 김형사에게 맡기고 난 사내와 근처 공터로 자리를 옮겼다.

“아까 어제 누군갈 봤다고 하시던데, 무슨 일인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사내는 잠시 어깨를 떨더니 자리를 옮기길 원했다.

그래서 현장과 다소 거리는 있지만, 골목주변의 카페로 들어갔다.

“이제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사내는 잠시 뜸을 들였다.

“사실 어제...”

사내가 얘기한 것은 대략 이러했다.

어젯밤, 약속이 생겨 집을 나서던 중 어디선가 아이들이 웃는 천진난만한 소리가 들려왔다.

걷다보니 그 소리가 나는 곳이 외진 놀이터라는 사실을 알았고, 사내는 문득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와 놀고 있는 아이들이 누구인가 확인하고 싶었다.

아는 아이들이라면 얼른 집으로 가라고 충고하자 생각하고 발걸음을 놀이터 쪽으로 옮기려는데, 아이들의 웃음소리사이로 뭔가 으득거리는 소리와 후룩거리는 소리가 났다.

왠지 모를 섬뜩함에 그냥 스치듯 살짝만 보고 지나가려했는데, 다섯 명의 아이들 중 하나와 눈이 마주쳐서 깜짝 놀라 뛰어갔다.

그냥 보통의 아이들이라며 모르겠지만, 어둠 사이로 보이는 그 아이의 얼굴은 입가에서 뭔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굉장히 섬뜩하게 웃고 있었다고...

사내와 이야기를 마친 나는 사내를 보낸 뒤 천천히 현장으로 돌아가며 생각에 잠겼다.

아이들이라고? 분명 그 살인마의 수법과 비슷했는데..?

게다가 사내의 말을 들어보면 살해 된 강 현의 시체를 웬 꼬마 다섯 명이 뜯어먹었다는 것이 아닌가?

식인? 지금 시대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경우의 수를 무시할 수는 없기에 일단 보류해두었다.

또 한 가지, 강 현의 시체는 그렇다 쳐도 그의 옷은 어디로 간 것일까?

아이들이 옷까지 처리할 만큼 영악하단 것인가?

그보다 사내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을까?

하지만 얘기하는 내내 사내는 몸을 떨고 있었다.

그걸로 보자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은데...

의문투성이였다.

생각을 하며 걷는 동안 현장에 도착했다.

김형사에게 사내가 얘기한 내용을 말해주고 나는 다시 벤치 앞에 섰다.

대체 이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며, 살인마가 아닌 아이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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