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雪化)
25 포위망을 뚫다
결의 군사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四面楚歌: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였다.
이미 타격이 컸던 선비족의 군사가 비록 그 수는 줄었지만,
언덕을 빙 둘러 결의 군사를 포위하고 있어 어느곳을 뚫고 나아가더라도
그대로 표적이 되는 상황이었다.
“역시 길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
그나마 전멸하지 않으려면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감행해야 하는 일이었다.
뚫고 나아가지 않으면 서서 죽는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결을 비롯해서 모든 병사들이 이미 알고있었다.
병사들의 눈빛은 결연했다. 그들의 눈빛을 보는 결은 가슴이 아팠다.
‘나 하나의 죽음으로 이들을 구할 수만 있다면...’
결은 장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감행하자는 명령이었다.
개마기병들이 쇠뇌수를 가운데 두는 형식으로 결이 선두에 서서
포진을 뚫기로 했다.
정렬을 마친 후 주변은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하고 하늘은 푸르고 맑았다.
결은 문득, 이런날 죽는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진하라.”
결의 명령에 장수들이 칼을 치켜들며 명령을 하달했다.
이들이 첫 걸음을 떼기도 전 사방에서 화살이 빗발치듯 날아오기 시작했다.
기병들이 하나 둘씩 쓰러지자, 쇠뇌수들도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대열을 정비하라! 간격을 좁혀라!”
장수들의 바쁜 고함소리와 함께 대열은 유지되고 있었지만
이들의 나아가는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결이 역시 갑옷 여러 곳이 화살에 뚫려 상처를 입었지만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맞붙어 싸우기라도 하면 분함이 줄것같았다. 이들은 쏟아지는 화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속수무책으로 전진만을 하고 있는것이다.
화살 하나가 결의 어깨에 깊이 박혀들어옴과 동시에 결은
성난 호랑이와도 같은 고함을 질렀다.
“멈추지마라!”
미친 듯이 화살을 걷어내며 결은 전후 좌우로 말을 달렸다.
갑자기 쏟아져 내려오던 화살의 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덕분에 결의 군사들은 속도를 내어 포위하고있던 선비족의 한쪽끝에 도달했다.
드디어 선비족과 마주친 결은 닥치는대로 베어내며 목을 날렸다.
선비족의 기세는 시간이 갈수록 수그러들었다.
“족장님! 저기를 보십시오!”
결을 따라잡은 장수가 멀리 한 곳을 가리켰다.
결의 군사와 맞부딪친 선비족 너머였다.
“......휘!”
휘의 휘하에 있는 궁수들은 그 실력이 가히 천하제일이라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예군이다.
대열을 이룬 궁수들은 정확하게 한개의 화살로 하나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궁수들은 화살을 날리고나면 한 보씩 전진해오고 있었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선비족의 전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뒤바껴 이번에는 선비족이 양쪽 가우리 군사들에게 포위당한 꼴이 되었다.
힘을 얻은 결의 군사들과 휘의 궁수들의 협공으로 선비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멸했다.
전투가 끝나고, 장수는 숙연한 표정으로 결의 옆에 섰다.
“족장님...”
“가서... 시신을 수습하라...”
“예...”
휘의 군사들이 드디어 결의 병사들 앞에 도착했다.
결의 병사들 눈에 그들은 구원병을 넘어서 몇 달만에 보는 핏줄인 것이다.
병사들의 눈에서도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결은 순간...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휘와 나란히 말을 타고 다가오고 있는 무사... 아니, 여인은... 담이었다.
담이를 보자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여기저기 입은 상처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결은 몰랐지만 병사들 역시 결의 모습에 경악하고 있었다.
화살은 마치 가시나무에 솟은 가시처럼 결의 몸 이곳저곳을 뚫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흘린 피의 양도 상당했다.
결은 힘없이 말 아래로 떨어졌다.
결은 아득하게 담이의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 괜찮아요... 모든게 평화로와 질거에요...”
26 행복의 그림자는...
결은 며칠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영영 깨어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모두들 초조해 했지만
주금사(*고구려의 의약제도에 관한 자료가 현재 남아있지 않아 주금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백제의 관직을 인용)의 말로는 심신이 지쳐
깊이 잠든 것 뿐이라하여 담이와 주변사람들을 무안하게 했다.
“팔자도 좋군. 늘어지게 잠이나 자고 있다니, 원...”
휘가 비아냥거렸지만 겉보기보다 상처가 깊지않음에 안도하고 있다는걸
사람들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의 머리맡을 지키고 있는 담이를 보며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휘의 본심이었다.
“난 이만 내성으로 떠나야할 것 같습니다. 남은 장수들은 병사들과 족장을 부탁합니다.”
담이는 따뜻한 눈빛으로 휘를 배웅했다.
“좀 걸릴거야. 다시오마...”
휘가 떠나고 새벽녘이 되서야 결의 기척이 있었다.
정신을 잃은것처럼 잠에 빠져있었던 결은 수많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화색이 돌았다.
며칠간 밤을새며 결을 돌보던 담이는 지쳐 잠들었고, 정신을 차린 결은
낯선곳에 와있음을 깨달았다.
결이 몸을 움직이려 하자, 잠들어 있던 담이가 깨어났다.
담은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냐...”
“지치고 부상당한 병사가 많아서 일단 관노부로 들어왔습니다.”
“그랬군... 병사들은...?”
“모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쉬고 있습니다. 상처가 가벼운 병사들은
이미 회복되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담이는 원망섞인 얼굴로 결을 응시했다. 모든 것을 알고있는 것 같았다.
‘왜 그랬냐고 묻지마라...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똑같은 결정을 해야 한다면...
그때도 같을것이다.’
결의 표정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결은 온전한 팔을 들어 담이의 목을 끌어당겼다.
입술이 닳을락말락한 위치에서 결이 위로하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의두대형이... 전사했다.”
“비조도... 죽었어요...미안해요...”
담이의 울먹이는 말과 함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결은 담이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길고 따뜻한 입맞춤을 해주었다.
담이는 결코 결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수없이 많은 피를 묻힌 자신이 언젠가는 해가 될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결은 문득 담이의 드러난 목에서 문신을 발견했다.
“이것은...”
담은 얼굴을 붉히며 손으로 문신을 가렸다.
“무...무연왕자가...”
결이 분노로 얼굴을 찡그렸다.
“죽일녀석...!”
“미안해요...”
결은 문신을 가린 담이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포갰다.
“네가 어찌 미안하다고 하느냐... 널... 지켜주고 싶었는데...”
결은 목이 메인 듯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목에 새겨진 문신은
지워지지 않는 담이의 슬픔으로 남을것이기 때문이었다.
결은 힘껏 담이를 안았다. 슬픔따위... 다신 돌아보지 않게 해주고 싶다...
담은 결의 품에 안겨 밝게 미소지었다.
“난 이제... 욕심이 없어요...”
“그것참 다행이구나. 변덕스런 투정을 받아줄일이 없을테니...”
장난섞인 말을 하며 결은 다정하게 담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난 욕심이 있다.”
“......?”
“네가 좀 더 다루기 쉬운 여인이었으면 좋겠다. 무술을 가르쳐달라 떼 쓰고,
훌쩍 사라지고, 이래라 저래라 협박해대고, 내가 주는 것은
무엇이든 싫다하는 고집쟁이니까...”
결과 담이는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동이 터오는 새벽... 깊이 사랑하는 연인으로... 둘은 하나가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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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니리 싸부님,
계속 죽어나가니 면목없기가 이루 말할 수 없네요 ㅠㅠ
거기다 또 하루 늦는바람에 더더욱 쥐구멍으로... ![]()
L.A날씨는 어때요? 아이구 여긴 너무너무 더워졌어요. 모기도 생기고...
전, 모기>바퀴벌레>쥐 순으로 싫어하거든요- 자기전에 에푸킬라 반통정도
뿌리고, 모기향 서너개는 기본으로 피우고 잔답니다요... ![]()
(숨막혀 죽을둥 살둥하면서도...;;)
무연이를 처절하게 죽이고 싶었지만, 그래도 역사적 인물을 본따왔다고,
끝까지 살아 남을 수 밖에 없었어요.
욕도 많이 얻어먹었으니 장수할 수 밖에요... ㅎㅎㅎㅎ
아인토벤님,
역시 음악하시는 분이라... ㅎㅎㅎ
전 피아노가 제일 좋아요. 오페라는 좀 자는 편이고 (좀이 아니고 많이..;;)
뮤지컬은 무지 좋아하는데 비싸서... ![]()
제 새언니가 성악했거든요, 그래서 좋은 음악도 많이 추천해주는데
-_-;; 들어도 잘 모름...;; 아참, 저는 ben folds (five)란 밴드를 무척 좋아
하는데요, 전자기타가 없고, 피아노가 기타 역할을 하거든요-
+_+굉장히 멋져요... 음악도 잘 모르고 걍 여기저기서 좋다는거 주워듣는
편인데... ㅎㅎㅎㅎ 안다고 까불다가 아인님한테 한 방 먹을라-
으음... 그거말고도 담이가 죽으면 맞는구나... ㅠㅠ
백연님,
어쩐지... 백연님 이름이요 왠지 좀 슬픈듯한 냄새가 나거든요-![]()
우울한 느낌말고, 뭐랄까... 창에 맺힌 물방울을 보면 맑고 가슴이 아릿한게
꼭 눈물같아 보여서 그렇던데... 백연님 이름에서도 그런 느낌이 나요.
^^;; 너무 문학적인척~한 표현을... (나랑 딥따 안어울린다 ㅠㅠ)
백연님,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시는거죠?
아오이님,
오늘 올린글은 담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서 ^^;;
에구... 결이랑 알고 지낸게 몇년인데 이제서야 제대로 된 사랑을 하는건지...
ㅡ.ㅡ;; 그것도 잠깐...
그니까요, 좋은 사람 만나면 이것저것 생각 많으면 안되요.
우물쭈물하면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요... 나꿔채기!
사랑은 쟁취!
모로도 그 때문에 괜히 시간만 낭비한것임!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고, 사랑을 받고 싶으면 정성스럽게
진심을 보여야지.. 내 말이 맞죠~~~~~
power님,
맞아요...! 사랑이란게 뭘까 생각해보니까, 역시 든든함... 믿음...
이런것인거 같아요. 엄마가 전에 말씀하시길,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건 '존경심'이래요. 전적으로 동감!
존경하고, 존경받는 사람이 서로간에 되줘야 오래오래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음... 근데 담이가 휘랑 도망갈 수 있을까요... (나같으면 간다!)
jay.h님,
ㅎㅎㅎ 그런게 있었군요. 부활! ![]()
밥풀님도 원하시는 듯... ㅎㅎㅎ
아니 그럼, 제 글에선 죽는 사람은 없어지겠다... +_+
생각해보니까, 강술아비는 안죽는군... -_- 그럼 됐음!
부활 해주지 마셔요~ -_-
(이제 누가 살았으면 하는 바램은포기) 꼭 한가지씩 절 웃게하는 리플을
남기시네요- 큭큭... 엄청 웃었음!
밥풀님,
내 사랑 며느리 밥풀꽃님~
ㅎㅎㅎ 왠지 이 말이 어울려서...;;
원래, 살아야 할 사람이 죽고,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아 남아야 글을 읽는
사람들이 분해서 돌을 던지고, 그 돌을 맞은- 글 쓴 사람이 아파서
분발하고, 그럼 더 억울한 글을 쓸 수 있지 않겠어요.
(말이 되나 -_-;;;)
-.-;;; 더욱 분발하여 더욱 억울하고 분한 글을 쓰겠습니다. ㅠㅠ;;;
박선희님,
서늬님~ 오랜만에 뵙네요. ^^*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감사~~ 서늬님 의리, 구뜨!! ![]()
또 오시면 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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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 고르세요! 왕창 드릴께요!
(앗 무슨 사은행사도 아니고... ㅎㅎㅎ 먹을걸로 유혹을...?)
럽럽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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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가 이 뜻입니까? 와우... +_+
너무 강력해요~
모로를 좋아하셨다니, 취향이 독특하신...분~ ^,.^
모로도 살아서 원이를 괴롭히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원이가 죽어버리는 바람에 의욕을 상실한거죠.
역시,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 독해지기도 하고, 부지런해지나봐요.
^^;;; 모로도 엄청 부지런했답니다~ 밀정노릇 하느라... ㅎㅎㅎ
2004. 6. 11. 더위가 진해져가는 밤, sOda
"난 누군가를 사랑한건 네가 처음이야.
그래서 너를 너무 사랑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할지모르겠어.
어떻게 하면 너는 행복할까?"
아이가 선인장에게 물었어요.
"난 그냥.
누군가에게 안겨보고싶어."
선인장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어요.
"정말? 정말 그래? 그러면 너는 행복해지니?"
아이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선인장을 안아버렸어요.
[선인장은 생각합니다.]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세요.
내 가시가 온통 아이를 찔러요.
내가 떠밀수록 아이몸엔 가시만 박혀요.
아이 옷이 온통 피로 물들어요.
행복한만큼 그보다 더 아파요.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세요.
데려가서 가시들을 뽑아내고
어서 빨리 치료해주세요.
이러다가 내가 이 아이를
죽이고 말 것 같아요.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 주세요...
[아이는 생각합니다.]
여전히 선인장은
날 보고 웃지 않아요.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난 정말 모르겠어요.
내겐..사랑이 자꾸 아파요.
그래서 더 꼬옥 안아주는데.
선인장은
여전히 웃질않아요..
웃질않아요..
웃질않아요..
아이는 더욱 꼬옥.
선인장을 안고있답니다.
선인장이..
웃을때까지.
-주위를 둘러보세요. 혹시 모르죠 어디의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을지...사랑을 해보셨다면 더욱 더 그 애타는 마음을 잘 아실거에요...
그리움...아픔...안타까움...그리고 눈물...
만약 지금 당신이 사랑하는사람이 있다면...고백하세요..
그 사람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을지 모르니깐 말이죠....
용기를 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말하세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 지금 당신 곁에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 주세요...
"용기를 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