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빗 - 삐빗 -'
콘테이너박스의 암흑 속에 나의 전자시계의 알람소리가 울려퍼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 소리는 학교에 나갈 시간임을 알려주던 알람.
지금 부시시한 모습으로 내 방밖으로 나가면, 엄마가 부엌에서 아침을 주실 준비를 하고 계실거고, 아빠는 거실에서 뉴스를 진지한 모습으로 보고 계실 것이다.
누나는 내가 화장실을 다 쓸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올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다 준비된 모습으로 다같이 모여 화목한 아침밥을 먹는다... 라...
이젠 다시 겪어볼수도 없는 일이 되어버렸구나...
나는 딱딱하고 차가운 콘테이너 박스 안에서 일어났다.
역시나 나는 이런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꿈이 아니었단 소리다.
나는 눈을 손으로 비비적 댄후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어제 잠들때까지만 해도
안보였던 준영아저씨가 내 옆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보였다.
그런데 반대로 여전히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 좀비에게 물린 군인아저씨와 연구원 아저씨... 아침부터 일찍이 백신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일까?
'쿵!.... 쿵! ....'
연구원아저씨가 들어갔던 방 안에서 기분나쁜 소리가 들린다.
나는 조심스레 그 방을 향해 다가갔다.
'끄아아아 -'
'쿵쿵!!'
"됐어... 다됐어.... 완성했어... 드디어..."
'쿵쿵쿵!!'
왠지 그는 이 방 안에서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방과 이 콘테이너박스의 사이가 좀 먼지, 자는 사이에는 저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군인아저씨들을 깨워야할까...?
'쿵! -.... 챙그랑!'
!?
뭔가가 끊어진 소리가 났다.
"... 헛?!"
'타다다다다다닷-!'
연구원 아저씨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달려왔다.
그리고는 급하게 문을 열고는 소리쳤다.
"여러... 여러분 도망쳐야해요!! 으허억!!"
연구원 아저씨가 뒤에서 가까이 쫓아온 것을 느끼고서는 대피소 잠금 장치를 마구잡이로 열기시작했다. 군인아저씨들은 빠르게 자신들의 무기를 잡는다.
준영아저씨는 무기를 잡기보다는 옆에서 재운 지혜를 먼저 들춰업었다.
'크아아아아 -!!'
연구실로 추정되는 방 안에서 군복을 입은 덩치큰 좀비 한마리가 등장했다.
어제의 그 군인아저씨라고 생각하기엔 덩치가 너무 커져있었다.
그 좀비는 큼지막한 눈으로 방안을 쓰윽 훑더니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아저씨들을 보고 먼저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군인아저씨들이 놀라며 곧바로 방아쇠를 당기며 대응했다.
'타다다다다 -!!'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오자, 거대좀비도 몸 여기저기서 피가 터져나오며 고통을 느끼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귀청이 찢어질듯한 비명을 지르며 군인 한명을 붙잡고 팔 다리를 뜯어버렸다. 그러자 살점이 콘테이너 박스 안, 사방으로 튀겼다.
현희아저씨도 총을 든다, 그가 골라든 총은 내가 잡았었던 샷건이었다.
'철컥- 파앙- !!'
더 소란스러운 단음의 총소리와 함께 거대좀비의 한쪽 근육가슴에서 피가 쏟아져나왔다. 그래도 그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끄아아아 -! '
그는 자신에게 큰 고통을 준 자에게 먼저 공격을 가하려고했다.
때문에 현희가 그의 거대한 손에 잡혀 공중으로 올라갔다.
현희아저씨는 그의 손에 잡혀있으면서도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했다.
그의 얼굴 곳곳에다가 쉬지않고 샷건을 쏘아댔다. 그러자 그는 얼굴에서 피를 쏟아내며 현희아저씨를 생수통이 쌓여있는 곳에 힘껏 내동댕이 쳤다. 얼마나 강하게 던졌는 지, 마치 강속구 날아가듯이 현희아저씨는 생수통들 사이로 모습이 사라졌다.
연구원아저씨가 먼저 문을 열고 기겁하듯이 나가자, 우리도 곧바로 따라 도망치듯 대피소를 피해 공항 '홀'로 나왔다. 그러자, 1층 쪽에서 창문을 깨부수고 엄청난 수로 밀어닥치는 좀비 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1층 계단을 통해 2층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옥상... 옥상으로 가야해, 옥상에 헬기가 있어!"
연구원아저씨가 넋이 나간듯 외치자, 동료들을 버리고 겁을 잔뜩 먹은채로 빠져나온 한 군인이 말했다. "하지만 헬기를 조작할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아뇨. 제가 할수있습니다."
준영아저씨가 그의 말에 답한다.
준영아저씨의 예상치도 못한 대답에 조금 당황하고 있던 우리는
이 건물 옥상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재빠르게 계단을 향해 움직였다.
아랫쪽에서는 시체무리가 위로 올라가고 있는 우리의 존재를 눈치채고
더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었다.
지혜는 다시 겁을 잔뜩먹고 울음보를 터뜨렸다.
지금 이러는 게 도움이 되질 않는데... 아아...
우리는 그렇게 쫓기듯이 빠르게 6층에 도착했다.
그러자, 텅빈 공간 끝에 허름하게 보이는 쇳문이 하나 있었다.
물론 잠금은 안쪽에서 할 수 있도록.
아래쪽 계단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낀 우리는 더 다급하게 그 문을 향해 달려갔다. 우리가 달려나간 뒤에 그 문에는 시체들이 가득 쫓아왔다.
'끼익 -'
문을 연 우리는 군인들이 타는 전투용 헬기를 볼수 있었다.
어찌나 그 모습이 용맹스러운지.
아 이런것을 느낄 세가 없지. 준영 아저씨는 지혜를 나에게 맡기더니 서둘러
헬기 조종석에 탑승했다. 우리는 그 뒷좌석에 탑승했고
연구원 아저씨도 그들에게 하얀가운 끝자락이 잡히자, 그것을 내던지며
허둥지둥 탑승했다.
이미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는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공중으로 뜨기만을 기다리면 되는데... 그들은 코 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 때, 연구원이 허리춤에서 작은 권총을 하나 꺼내들었다.
검은색 작은 권총.
영화속에서 여스파이들이 쓰던 그 귀여운 권총말이다.
'탕- 탕-!'
"으아아아 -!!"
헬기가 조금 공중으로 뜨는게 느껴졌다.
헬기 안으로 들이 닥치려 했던 놈들은 나의 발길질과 연구원아저씨의
사격에 모두 떨어져나갈수밖에 없었다.
나는 서둘러 헬기 문을 닫았다.
그리고 문을 잠그고나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좋아... 이 정도 기름이면 러시아까지 갈 수 있겠어."
준영아저씨가 말했다. 그는 허둥지둥 헬리콥터 버튼들을 여기저기 누르며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저씨가 레버를 힘껏 당기자 빠르게 헬기가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저 아래로 뒤늦게 올라온 거대좀비를 볼 수 있었다.
놓쳐서 분하다는 듯 자신의 주위에 있던 좀비들을 건물 밖으로 던져버리며
마구 비명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상관 없는 일...
러시아에 가서 생길 일만 걱정하면 된다.
지옥같던 청주공항은 이제 저만치 아래로
점점 작아졌다.
점점 멀어졌다.
- - - - - - - - - -
"흐으... 흐..."
한참 헬기를 타고가다가 잠든 나는 이상한 소리에 문득 눈을 떴다.
내 옆좌석에 앉아있던 연구원 아저씨가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 뭐... 뭐야 아저씨... 무슨일이에요?"
아저씨는 말을 할수없어보였다. 그정도로 호흡이 가빠졌다.
아저씨는 대신에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그리고 왼손으론 팔꿈치 안쪽을 가리킨다.
".... 설마... 아... 아저씨!!"
나는 급하게 아저씨의 하얀색 얇은 긴팔을 걷어올렸다.
예상대로 그의 팔꿈치 안쪽에는 기분나쁜 주사바늘 자국이 세겨져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 피멍이 들은 듯이 옅은 검은색이 핏줄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흐.... 흐엇.... 배... 백신인줄만... 알았는데.... 으허허헉!! 카악!!"
그의 입안가득히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이제 시간이 없다. 몇분도... 몇초도...
나는 그의 주머니에서 그의 권총을 꺼내들기 위해 빠르게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그의 권총이 손에 잡혔다.
그런데, 그는 두손으로 내 오른 팔을 잡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빠르게 움직였다.
"아... 안돼!!! 제발!!!"
그의 거대해진 입이 내 팔을 통채로 깨물었다.
그러자 팔을 타고 흐르는 끊어지는 전율, 느낌.
뼈가 부러지는 느낌이 나면서 나의 팔은 그의 입속에 들어갔다.
그는 빠르게 세번 씹은 뒤에 바로 목구멍 뒤로 삼켰다.
쉴 세없이, 그의 행동은 너무나도 빨랐다.
그는 이번엔 고개를 내 배쪽으로 들이밀더니 두손으로 내 뱃가죽을 잡아 뜯었다.
그리고는 그 거대한 입으로 들이밀며 한번에 갈비뼈 아래의 부분을 게걸스럽게
먹어버리기 시작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된다면 차라리 헬기문을 열고 뛰어내리고만 싶었지만
꼼짝없는 그의 먹잇감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시선을 앞좌석 쪽으로 돌렸다.
준영아저씨는 낙하산을 메고 있다. 어짜피 그는 나를 구할 수 없다.
그 역시 무기도 없고 힘도 없으니까...
아... 이렇게라도 죽는다면 우리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보고싶다.
' 콰직! '
그의 거대한 이빨이 식칼처럼 내 머리에 박혔다.
이번엔 뇌까지 뽑아먹으려고 하나보다.
배에서 뿐만 아니라 이번엔 머리에서 뜨거운 피가 솟구쳐 나간다.
나는 2초동안, 그 짧은 순간 동안
뇌에 그 날카로운 이빨이 파고드는 것과 온 몸의 신경과 근육이 정지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눈동자가 빨갛게 물들면서 ..... 더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 ... 온통 빨간색........ ..........
....
....
< 불시착 : 끝 >
부족한 글이나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픽션이므로 현재 공간과 인물에 대해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 가네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