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운명의 향기/6편

나다 |2004.07.05 13:18
조회 813 |추천 0

"우와 난 결심했어. 캠퍼스야 곧 내가간다." 경숙

"쪽팔리게 저게 뭐냐 다른 사람이 쳐다보잖아"

 

희진은 친구 하정이와 경숙에게 눈치를 주면서 살짝 경숙만 남겨두고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경숙은 아직도 자기혼자 걷고 있는지도 모르고 혼자 떠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모습에 친구들은 낄낄 웃으면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경숙이 큰소리로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정말 못 살아 저렇게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면 어떻게해" 희진

"지나가는 사람이 다 쳐다보잖아 정말 촌닭이 따로 없다니까" 혜정

"니가 나가서 데리고 와" 하정

 

희진은 할수 없이 경숙을 끌고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쪽팔려서 못 살아"

"그러니까 누가 나만두고 도망가라고 했냐'

 

뽀로퉁한 경숙이 친구들을 째려보았다.

 

"그만가자"

 

하정은 무작정 학교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꾸 어느 한곳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한적한 곳에 허름한 건물.  무슨 용도로 쓰는 건물인지 모르지만 하정은 자꾸 그곳으로 시선이 갔다.

 

"뭘 그렇게 보냐"

"저기 한번가보고 싶어"

"어디"

"너무 낡은 건물이야. 으시시해 그만가자"

 

할 수 없이 하정은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그런데 하정은 한참을 그 곳을 바라보았다 . 마음 한구석이 아련하게 떨려오기 시작했다.

 

"하정아 그만가자"

 

혜정이 부르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줘"

"가지마 귀신집같아 학교에 왜 저런 건물이 있냐 기분 나쁘게"

 

경숙은 겁이 많은 아이였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서서 인상만 쓰고 있었다.

 

"네 얼굴이 더 무섭다"

 

희진도 무섭기는 마찬가지 였지만 의리를 생각해서 할 수 없이 같이 가기로 결정했다. 하정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용기를 내어 그 건물쪽으로 들어갔다. 햇빛도 잘 들지 않은 곳이라서 더욱 으시시하게 느껴졌다. 경숙의 말대로 낮에도 귀신이 나올것만 같았다.

 

"누구 없어요"

 

하정은 살짝 문을 밀어보았다. 그런데  의외로 문이 쉽게 열렸다.

 

"그만가자 느낌이 안좋아"

 

희진이 숨을 죽이면 혜정의 팔을 꼭 잡고 있었다.

 

"나도 좀 그래 느낌이 안좋아'

 

혜정이도 겁이 나는지 약간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문앞에 기다리라고 하고 하정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

 

"겁도 없어"

 

하정은 어둠에 익숙하기 위해 그 자리에 가만히 아주 잠시 서 있었다. 눈에 익숙해졌을때 하정은 이 곳이 개인 화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수선하게 보이는 그림들이 하정의 눈에 들어왔다.  하정은 호기심으로 걸음을 옮겼을때  아무도 없을거라고 예상과는 달리 검은 물체에 놀라서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렸다. 그 소리에 혜정과 희진이 놀라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정도 무서운 나머지 걸음아 나 살려라 뛰기 시작했다.

 

"뭐야 뭘 봤는데..."

 

마라톤 선수인듯 네 명은 달리고 또 달리고 있었다.

 

"나도 몰라 사람이 있어서"

"뭐 사람이.."

 

달리고 있던 세명이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멈추었다.

 

"장난하냐. 사람이라면서 왜 우리가 뛰고 있냐"

"사람처럼 보였어"

"난 또 뭐라고 귀신이라도 본 줄 알았잖아"

 

친구들은 화난 표정으로 숨을 헉헉 거리고 있었다

 

"그만가자"

 

혜정이 먼저 약속 있다면서 돌아갔다.  그래서 네명의 친구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하정은 집으로 가야할지 모임장소로 가야할지 아직 정확히 결정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시간은 있지만 그래도 썩 내키지 않았다. 우선 집으로 가야겠다. 결정은 나중에 하자 아버지는 별로 내키지 않겠지만 설마 거기서 화를 내겠어. 최면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들이니까 나 하나쯤 안 간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하정은 집으로 가는 동안 내내  화가 나기 시작했다. 

집 근처 가로등에 검은 양복을 입고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하정은 그가 누군인지 한눈에 알아 볼수 있었다. 아무리 멀리 있다고해도 하정은 재준오빠를  알아 볼 수 있었다.  그의 시선 그리고 그만의 향긋한 향에 하정은 익숙해져 있었다.

 

"걱정했어"


정말 많이 걱정한 사람처럼 보였다. 

 

"왜 걱정을해 내가 그곳에 안 갈까봐"

"그렇게 생각하니"

"응 그렇게 생각해"

 

하정은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 싶었다. 입이 방정이야.. 그저 서 있는 재준오빠를  모르는척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하정은 오빠를 지나쳐갈려고 할때 재준이의 행동이 더 빨랐다. 하정의 손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놔줘"

 

한참을 내 손을 잡고 있는 오빠가 너무나 외롭게 보였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오빠가 슬프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위로라도 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하정에게는 그것마저 힘이 들었다.

 

 

"거기 재준오빠.."

 

더듬거리면 오빠를 불러보았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 다시 입을 다물어버렸다.  풀숲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두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고 하고 있었다.

 

"가끔 우리가 만난곳으로 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

 

혼자말처럼 중얼거는 그를 하정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무슨소리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아니 난 싫어. 사람 마음 약하게 만들어 놓고 다른 꿍꿍이 속이 있을거야. 어느새 대문앞에 선 두 사람은 어느 누구도 이 침묵을 깰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방에 가봐 드레스가 있어. 모임에 가야지"

 

그렇게 말한 재준오빠는 등을 돌렸다. 하정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안으로 들어가 할머니에게 짧은 인사를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침대에 놓여져 있는 하얀 드레스를 보고 하정은 두 눈이 커졌다. 등에 날개만 있다면 천사가 된 기분일것이다. 그런 옷이었다. 하정은 그 옷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는 풀었다. 하얀 머리끈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빠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구두를 신어보았다. 발에 맞추것 같이 너무나 딱 맞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간 하정은 할머니의 표정에 미소를 지었다.

 

"이게 누구야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구나"

"정말요"

"그래 너무나 아름답구나"

"다녀올께요"

"그래"

 

할머니는 친손녀인 하정을 한번 안아주었다.

 

"할머니 사랑해요"

 

하정은 진심으로 할머니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늦겠다. 다녀오너라"

 

어느세 다 커버린 손녀를 보고 할머니는 기쁘기도하고  섭섭하기도했다. 언제나  작은 아이로 생각했는데 어느세 여자가 되어 있었다. 저런 손녀를 다른  놈들이 데리고 갈까봐 걱정도 되었다.

 

 

하정은 밖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오빠의 차에 아주 조심스럽게 탔다. 오빠가 어떻게 반응할까?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빠는 그저 차를  출발 시킬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실망스러웠다. 자기가 사준 옷이면서 뭐라고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이상한 사람이야.

하정의 더 이상의 기대도 없이 그저 창밖만을 응시했다. 오빠와는 꼭 물과 기름처럼 서로 공통점이 없었다. 처음 그 사람들을 만났을때를 하정은 회상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 생각이 선명하게 어제일처럼 되살아났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