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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계약서***

가인 |2004.07.08 12:18
조회 1,958 |추천 0

 


***노예 계약서***







★★★(5)★★★



다음날 아침, 채혁오빠와 단 둘이 마주앉아 아침식사를 했는데 가슴은 주책없이 심하게 뛰고 있었고, 내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어.




“어디 아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어...열있는거 아니니?!”


“.......”




오빠의 말에 난 고개만 절래 절래 흔들었어. 입이라도 뻥긋하면, 두근대는 내 심장소리가 들릴까봐 두려웠거든....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도와주겠다며 나서는 오빠를 애써 밀어넣고선 이 큰 집의 청소를 하기 시작했어.



잡념없애는데는 청소만한것도 없거든!



근데......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거실 청소만 해도 2시간...



복도청소에 1시간....



어느새 점심시간.... 청소하느라 기운이 빠져서 어떻게 또 점심을 차리나 하고 있었는데 채혁오빠가 옷을 챙겨입고 나왔어.



“오빠 어디가요?!”




빨간색 고무장갑을 끼고 노란색 고무줄로 머리를 묶은 내 모습이 웃겼던지 오빠는 킥킥 대며 내 머리칼을 살포시 쓰다듬어 주더니...




“친구만나러..그나저나 미안해서 어쩌지?! 점심 혼자 먹어야 겠네?!”


“아니예요..다녀오세요!”


“그래!”




밥하기 귀찮은 내 마음을 아는 듯 때 딱 맞춰서 나가주는 오빠가 너무 고맙고 이뻐보이는 것 있지?! 중국집에라도 전화해서 자장면을 시켜먹을까 했는데 ...이런...이집 주소도 난 모르잖아.



완전 모르는 것 투성이에다 별천지에 온것만 같은 기분이야.



어쨌든 찬물에 밥한숫갈 말아먹고 다시 청소를 하기 시작했어. 대충 복도랑 거실은 다 했고, 이제 채혁오빠 방이랑 그 싸가지 방만 남았는데....



일단 채혁오빠 방에 먼저 들어갔어.



문을 여는 순간 향긋한 꽃향기가 내 콧끝을 살며시 스치는거 있지?! 오빠방에는 베란다가 있었는데 거기에 한가득 울긋 불긋한 꽃송이들이 자신의 맴시를 뽐내고 있었고, 중앙에 떡하니 화이트 톤의 침대가 딸랑 하나.. 그리고 붙박이 옷장....



이게 전부였어.



커다란 방에 딸랑 그게 전부라니 웃기지?!



어쨌든 오빠방을 깨끗이 청소기로 밀고 바닥에 엎드려 문지러 닦으면서 왜이렇게 신이나는거야?! 거실청소 하면서, 복도 청소하면서는 오로지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심산으로 했는데 너무 즐거운거 있지?!


왜 그런거 있잖아. 마치 내가 결혼을 해서 말야. 내 집 쓸고 닦는거 마냥 그렇게 신이 나는거야.



오빤 꽃이나 나무를 참 좋아하나봐.



나도 내일부터 꽃이나 나무에 관한책을 사다봐야 겠어!




후다닥 오빠 방을 청소하고 나서 난 그 녀석 방을 열었어. 난장판일줄 알았던 그녀석 방이 ...웬걸?! 내 방보다 더 깨끗하네?!



별로 치울 것도 없었어. 옷은 세탁할건 세탁바구니에 차곡히 담겨져 있었고, 이불정리도 다 해놨나봐.




“뭘 청소해야 하는거지?!”


“이봐..내방은 출입 금지라고!”




왠 남자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채하가 내 뒤편에 서있잖아. 근데 가만..가만...이게 웬일이라니?!



지금 채하가 입고 있는 옷 말야....그거.....




“너 고등학생이니?!”


“뭐가 잘못됐어?!”


“아....아니...그게 아니고... 그게 말이지.. 고등학생이....뭐.... 이런....”


“아씨! 짜증나. 똑바로 말을 해! 똑바로! 뭐 ?! 고등학생이 사채 이런거 하면안된다고?! 이건 우리집 가업이야! 아버지가 하던거 물려받은거고! 됐지?! 그리고 내가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달라질건 없잖아?! 안그래?! 난 널 고용했고, 넌 나한테 고용당한거라고!”




알고는 있지만 저렇게 꼭 입밖으로 꺼내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어야 할까??!....순간 의구심이 들었어...근데 생각할수록 괘씸하네....



고등학생 주제에.....




“근데 말야!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은데.....”


“근데 뭘?!”


“아...아니야....”




난 그 애의 한마디에 쫄아버리는 한심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너는 다행인줄 알어! 내가 선생만 됐어도.... 근데 ...그것도 안되겠다...난 되도 초등학교 선생님이되는거니깐...에휴!



난 나중에 꼭 훌륭하게 애들을 키워내겠어!



꼭 이상한데로 빠져서 불끈 거리며 결의를 다지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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