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떨리네요.
가슴도 심하게 떨리고 내 눈동자는 점점 흐릿해져 갑니다.
[생각하지 말자! 절대 생각하지 말자!]라고 다짐을 하는데...
눈한번 깜박일때마 그대 생각이 나는 건 내가 멍청한 이유이겠죠.
그대 행복해 하는 모습에 나도 따라 행복해져야 하는데... 그대 웃는 모습에 저도
웃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건 내가 마음이 좁아서이겠죠.
어제 문자를 받았습니다.
영화를 보러 가는거 취소했으면 하는 문자..
순간 느낌이 오더군요..
이제야 그대가 결정을 내렸구나하고..
그리고 전 그 결정을 어느정도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했으니깐요..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시간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를 택하지 않더라도 지금은 그대가 다른 사람을 택할 거라고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대 주위에 그대를 단순한 술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저처럼 그대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으니깐요.
하지만 이건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그 저울질의 상대가 그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전 그대의 말을 믿었으니깐요.
그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대의 말을...
그를 잊었다는 그대의 말을..
평소에는 그대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했는데...
참 바보같이 아직 그를 잊지 못하는 그대의 모습은 몰랐네요.
정말 멍청하게 몰랐네요..
어제 문자를 받고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이건 그대도 잘 알고 있겠죠... 그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대의 맘을 알았으니깐..
그 전화에서 그대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를 만났다고... 간단하게 술도 한잔 했다고... 그리고 다시 서로의 맘을 확인했다고..
다시 시작하는데 예전같은 실수는 안할거라고.."
정말 잔인합니다.
혹시 기억하나요?
최근에 그대가 그대 친구들 소개팅 시켜주던 날을..
저도 어찌하다 보니 그 자리에 참석하게됐죠..
그 날 집으로 데려다 줄때 그대는 제게 그랬습니다.
제가 그대 하는 행동이 저를 통해 그를 보려 하는 것 같아서 절 그 사람 [대용]으로 생각
하지 말아달라고...
그때 그대는 제게 어떻게 말했나요?
절대 그럴리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는 제게 키스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어땠나요?
비록 제가 조금 억지를 부리긴 했지만 영화 보러 가기로 했었죠.
[실은 그대를 좋아하고 나서 처음으로 데이트 신청하는 거였는데 처음이 시작도 하지
못하고 마지막이 되어버렸군요]
그때 그대는 어떤 생각을 했나요?
이미 어제 오후에 그대는 그 사람을 만날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대는 저울질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겠죠.
그 사람이 그대 휴대폰에 가끔 보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으니깐..
그리고 그대도 저에게는 완전히 잊었다고 해놓고 그 사람 문자를 받을때마다 고민했으
니깐...
하지만 왜 그랬나요?
그 사람 만나러 간다는 사실을 왜 숨겼나요?
그 사람 만나러 가서 아무 일 없이 돌아오면 저하고 오늘 영화보러 갈 생각이었나요?
참 너무합니다.
입으로는 그 사람 대신이 아니라고 해놓고는....
전 이제까지 그 사람을 잠시 잊기 위한 스쳐가는 바람일뿐이었군요.
이때까지 저에게 한 모든 행동이 그를 잊기 위해서 억지로 한 행동인 것 같아 가슴이
무너집니다.
전화를 하고 나서 떨리는 몸을 가누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이야기 했었죠..
전화한 날 기분이 무척 안좋았다구..
정말 하는 일마다 안되는 날이었습니다.
일명 머피의 법칙이 일어난 날이었죠. 그리고 그 머피의 법칙의 마지막 화려한 불꽃은
그대의 말 한마디였구요.
집에 와서 애써 담담한 척 보이려고 했습니다.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면서 애써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바로 누워버리면 그대 생각이 나서 잠이 들지 않을까봐..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 이곳저곳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10초도 안되서 포기...
이유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그대 얼굴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는 제발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서도 마음속에서는 그대 생각에 눈물이 흘러 내리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컴퓨터를 껐습니다.
그리고 책을 한권 꺼냈습니다.
정말 지루한 책을... 잠이라도 들면 그대를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잠이 들면서도 제 마음은 항상 그대만을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꿈속에서 오늘 있었던 일이 그대로 펼쳐졌습니다.
아침에 메신져로 영화보겠다는 그대 허락을 받고 즐거워 하던 내 모습.
그리고 조카들과 잠깐 냉면을 먹으러 가던 내 모습.
그 후로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교를 갔다가 만나지 못해 허탈해 하던 내 모습.
시내 서점에 나가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려 했는데 비닐 종이로 포장되어 읽을 수 없었던 내 모습.
밤 8시에 있었던 친구와의 약속이 9시로 연기되어 허탈해 하던 내 모습.
9시에 친구가 와서 배탈이 나서 바로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화까지 나려 하던 내 모습..
집에 거의 도착해서 그대 문자를 보고 순간 얼굴이 굳어지는 내 모습.
그 문자에 바로 그대에게 전화를 하는 내 모습.
그리고 슬퍼하던 내 모습......
꿈속에서 정말 똑같이 일어났습니다.
그대를 생각하지 않기 위해 잠을 잤는데 꿈속에서 조차 그대 모습이 나타나는 걸 보니 정말 그대를 많이
좋아했나 봅니다.
꿈속에서 조차 그대 목소리가 들리고 제가 그 목소리에 슬퍼하는 모습이 나타나자 저도 모르게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새벽 2시 반이 넘어서 잠이 든건 같던데 꿈에서 깨어난 시간은 겨우 1시간 남짓 지났더군요.
똑같은 일을 두번 겪다 보니 너무 생생하게 제 기억에 각인되었습니다.
두번 차이는 모습!
한 사람에게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말을 들으면서 두번 차이는 내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남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슬펐습니다.
잠에서 깨었을때 이런 생생한 기억때문에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전원을 켜고 컴퓨터가 부팅되길 기다리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체 1분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제게는 억겹같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앞으로 그대를 어떻게 쳐다봐야 할까?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나?
나때문에 그대가 곤란해 지지 않을까? 등등
하지만 아무리 머리속으로 고민을 한다 해도 답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전 그대같은 행동을 못하니깐요. 전 제 마음이 가는대로만 행동하니깐요. 그대처럼 입으로 그를 잊었다고
해놓고 마음 한켠으로 그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니깐요.
그래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지금 제 심정을 그대에게 알리고 싶어서...
그대는 평소 숨겨왔던 그대 맘을 이제 다시 표출해 다시 사랑을 하게 됐지만 저는 반대로 그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숨겨야 하니깐요. 멀리서 그대가 눈치체지 못할 정도로만 그대를 바라봐야 하니깐요.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은 순식간에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과정은 존재합니다.
그대를 보고 호감을 느끼는 데 시간이 걸렸고 호감에서 좋아하는 감정으로 넘어가는데에도 시간이
걸렸으니깐요.. 하지만 그대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건 순식간이었죠.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잊는다는 건 순식간이지 못합니다.
그대가 그 사람을 6개월동안 잊지 못했던 것처럼..
저도 그러겠죠. 그대처럼....
잊지 못해 그대처럼 힘들어하겠죠....
하지만 저도 그대처럼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대가 평사시에는 그 사람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처럼 저도 평상시에는 그대 생각을 하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가슴속으로 그대를 생각하겠습니다.
이렇게 바로 그대를 잊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에는 여전히 그대를 좋아하고 있겠죠.. 저는...
이건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내가 늘 말했듯 사람맘은 자기 멋대로 통제가 안되니깐요..
좋아합니다.
그대가 그 사람과 다시 시작을 해도 제가 그대를 좋아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기다리겠습니다.
그대가 저에게 어떤 잔인한 행동과 말을 하던간에 기다리겠습니다.
그대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 모습에 매일 가슴 아파하겠지만 그래도 전 그대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다리겠습니다.
조용히 바라만 보겠습니다.
그대가 행복해 하는 모습도 웃는 모습도 그저 바라만 보겠습니다.
혹시 그러다가 그대가 힘들어 질때면..... 제게 다시 기대세요.
예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