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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다단계가 살아있다니...젠장...

눈팅이 |2004.07.12 00:48
조회 32,566 |추천 0

난 24살 대학생이고, 여자이다.

지방에서 대학교를 다니다가 2학년때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보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재학중이다.

그런데 전에 다니던 대학교 친구가 군대 제대후 언젠가부터 연락을 하기 시작해서 가끔 전화오면 통화하고 문자오면 답문보내며 그렇게 지냈다.

2월 언젠가는 나보고 너는 여행같은거 좋아하지 않냐고... 언제한번 같이 여행이나 가지 않겠냐고 그랬다. 내가 아무리 남자칭구들이랑 형제같이 지낸다고 해도 5일정도를 그녀석과 같이 여행하고 싶지는 않았고 당연히 부모님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바로 거절했다. (이게 그녀석의 첫번째 시도였다...그땐 전혀 몰랐다...오늘에야 알다니...젠장..)

그러고 나서도 그녀석은 가끔씩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했다.

당연히 친구니까 반갑고 연락하는 녀석이 기특해서 반갑게 통화하고 그랬다.

그런데 3일전 그녀석이 내게 요즘 모하냐고 지내냐고 알바같은 거 안하냐고 묻길래 지나가는 말로 알바할 거 있으면 소개좀 시켜달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어제 그녀석이 내개 알바자리 있다고 연락이왔다. 5일정도 수원대학교에 컴퓨터 납품물건 확인하는 작업을 같이 하자고 했다. 그런데 거기서 먹고 자고 해야한다고 했다.

난 처음엔 친구가 알바자리 구해준것도 고맙고 좋아서 신나했었다. 그런데 문득 그녀석이랑 통화하다가 2001년, 2002년에 유행하던 다단계가 생각났다. 그때 정말 전에 다니던 지방대 동기생들도 그렇고 고딩 동창들도 그렇고 친구들이 알바시켜준다고 데려갔던데가 다단계하는 곳이어서 거의 감금되다시피 했었다. 워낙 거기 원치않게 갔다온 칭구들이 많아서 참 많이 들었다. 데리고 가는 수법과 강연 내용 또 돌아올때 험난한 여정들... 여러분도 다 아시리라...그 과정을 몇번씩이나 칭구들한테 들어왔던 나여서 거의 갔다온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그런게 생각나서 설마 그런덴 아니겠지 그렇게 그녀석한테 얘기했더니 정말 아니라고 했다.

나는 그때 부터 계속 나는 너를 믿고 간다. 너를 믿는다고 계속 얘기했다.

오늘(7/11)이 그녀석과 그곳을 가는 날이었는데 약속시간이 계속 가까이 다가올 수록 난 너무 겁이 났다. 설마 다단계는 아니겠지? 만약 다단계라면 어떻하지? 다단계같은데서 사람을 감금도 하고 그런다는데 설마 내가??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녀석이 날 감금시키진 않을 거란 믿음이 점점 사라지게 됐다. 나는 녀석한테 미안하다고 아빠가 너무 강력히 반대하셔서 알바 못가겠다고 전화로 말했다. 그랬더니 그녀석은 자기가 아는 사람한테 알바자리 특별히 부탁한건데 자기 입장이 어떻겠냐고 약간 언성을 높여서 말했다. 그말도 맞는 말이어서 나는 다시 그래 한번 이녀석을 믿고 가보자고 마음을 굳혔다.

그래서 결국 녀석과 먼저 만나서 까페에 들어가 오랜만에 만난 회포도 풀겸 수다를 떨었다.

그런데 내가 그 알바자리에 관해 물을때마다 그녀석은 왠지 모르게 알바이야기를 피한다는 생각이 들게끔했다. 내가 돈은 정확히 얼마나 주며 숙소는 어디냐고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녀석은 계속 그냥 두리뭉실하게 말만하고 구체적인 말들은 피했다. 느낌이 너무 이상했다. 녀석이 왠지 나를 속이고 있다는 느낌...  나는 계속 그녀석한테 옛날에 내칭구가 다른 칭구한테 속아서 다단계에 갔다온 얘기를 많이 해줬다. 난 정말 그런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강하게 말했다. 그녀석은 갑자기 속이 좋지 않다며 핸드폰을 갖고 화장실을 갔다.

꽤 시간이 지난 후 녀석이 나타나더니 화제를 돌려 핸드폰 얘기를 했다.

난 그녀석의 핸폰을 신기해한다는 듯이 만지며 다른 걸 보는 척하며 통화목록을 몰래 봤다.

화장실 간다고 나간녀석이 어떤 사람한테 계속 전화를 한 것이었다.

느낌이 아주 많이 이상했다...

결국 계속 내가 칭구를 속이는 것에 대해 경멸하듯이 여러번 말해서 그런지 몰라도 녀석은 만나서 이야기 한지 한시간이 훨씬 넘어서야 자기가 나를 데려가는 곳은 내가 생각하는 (그녀석이 말해준 컴퓨터 납품 확인작업) 그런 알바자리가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나는 그얘길 듣고 차라리 여태까지 불안하던 마음이 싹 없어졌다.

지금에라도 그곳에 가기전에 얘기해 준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

그녀석은 자기가 일하는 곳이 얼마나 좋은지 나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절대 다단계처럼 물건을 직접사서 파는 곳이 아니라고 했다.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했다. (집에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거의 그게 그거더만...)

또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착실하고 부지런한 줄 아냐고 나에게 도움이 될것이라고 했다.(내주변에도 착실하고 부지런한 사람 많다...)

나는 딱잘라서 "난 그런 거 관심없다. 지금에라도 얘기해줘서 정말 고맙다. 너가 지금 여기서는  미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너가 날 거기 낯선 곳까지 속여서 데려가 놓은 후에는 미안하다는 말로 끝날 순 없었을 것이다. " 라고 했다. 녀석도 그점은 참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하면 다냐?? 내 놀란 가슴은 어떡할 거냐구??)

그런데 녀석은 내가 자기를 끝까지 다단계 판매사원으로 볼까봐 나한테 계속 변명 비슷한 것을 늘어놓았다. 난 그런건 상관없었다 그녀석이 다단계를 하든 다른 정말 좋은 사업을 하든... 정말 관심없다. 단지 나를 속이고 나의 부모님까지 속이고 나를 낯선 곳으로 데려가려고 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무서웠고 끝까지 숨기지 않고 사실을 얘기해줘서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것...

오늘 어쩌면 난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못보고 감금된 생활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무서운 세상... 믿을 수 없는 세상... 왜들 그렇게 만들까...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저 정말 이런곳에 이렇게 글 올린적 없는 사람입니다. 정말 황당하고 무섭고 열받아서 올립니다. 그리고 다단곈지 무슨 마케팅인지 하시는 분들 정말... 다른 사람들 힘들게 하지 마세요... 좋으면 그냥 혼자 아세요...제발... 다른 사람들 망쳐서 그까짓 돈 벌면 모합니까...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무섭네요...이세상...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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