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6년 넘게 키우고 있는
머리 나쁜 거짓말장이 동갑내기 큰아들이 있다.
그 큰아들 돌보기도 버거워
우린 서른 중반을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없다..
그아이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때..
그는 준비물을 준비못해 매일 벌 청소를 하던 아이였다.
공부는 못했지만..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는 착한 아이였다...
가끔 남는 준비물을 나눠주고
숙제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친구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더더군다나 내 반쪽이 될거라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겠지...
그때나 지금이나.. 삐뚤어진 관심인지 워낙에 심술맞은 건지
여자애들을 괴롭히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괴롭힘을 당하던 나를 그아이가 구해줬고..
그 날부터 우리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우리집은 멀리 이사를 했고
서로 학교며 군대로 바빠져서 서로를 점점 잊어져갈 즘...
장미꽃을 든 상고머리 그를 만난 건 어스름한 저녁 우리집 앞에서 였다.
쑥스럽게 웃긴했지만.. 그는 어느새 키도 훌쩍크고 잘생긴 청년이 되어 있었다.
장미한다발 말고 다른 한손에는 군대에서 부치지 못한 편지 한상자가 들려있었고
그는 내게.. 못난 사내지만 너하나 배신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마...
손을 내밀었다..
난 순박해보이고 매사 어설픈 그의 손을 잡아줄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어느 부모님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당신 자식이 아까운지 가난한 그를 탐탁치 않아하셨지만...
딸이 좋다니까.. 사람이 착하다니까.. 못이기는 척 축복해주셨고
우리는 결혼에의 확신이 없었고 여건이 좋지 않아
기나긴 연애 끝에 서른을 코앞에 두고 결혼을 했다.
하지만.. 결혼후 나는 그이의 카드빚에 놀라게 되었다.
하지만 나를 더 실망시킨 것은 결혼후 긴하게 쓰려고 모아두었던
비자금이 든 현금카드를 허락없이 들고나가서 빚을 갚아버리고
보름도 넘게 모르는 척 하던 그 였다..
내가 알았더라도.. 신랑 카드빚을 모른척 하지 않았을테니..
어차피 나라도 갚아주었으려니.. 마음을 좋게 먹으려해도
허락없이 일을 저지르고 속였다는 불쾌감 때문에...
앞으로 금전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서로 속이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모든일을 상의해서 해결하자고 각서까지 쓰게 했건만...
결혼한 첫달 그의 급여통장을 보고 또한번 기함을 하고 말았다.
월급의 80%를 보험으로 넣고 있고 있었던 것이다..
시부모님, 우리 부모님, 자기꺼, 내꺼...
아는 후배 어머님이 보험을 하시는데
거절 못하는 사람만 좋은 바보신랑이 들어달라는데로 다 들어준 모양...
벌써 일년이나 되었다고..
앞으로 자기가 꼭 넣겠다고.. 잘살아보려고 한 것이니 미안하다고.. 면목없다고
그래 착한 것만도 어디야.. 도박하고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고개를 숙이는 철없는 신랑을 또한번 용서할 수 밖에 없었다.
IMF 후유증으로 모두 힘들다 힘들다 할 시절
그이는 한달만 쉬고 새직장을 얻겠다며
자리 구해놓고 그만두라는 내 부탁은 아랑곳없이
과감히 백수의 길을 택했다..
대학에 들어가던 날부터 과외며 아르바이트며..
하루도 놀아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소속감없는 불안함을 자유나 홀가분함으로 여기는 신랑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 약속한 한달이 두달이 되고.. 육개월이 되어갈 무렵..
취직을 재촉하는 내 바램을 들어서인지..
그는 일을 하러 다녔으며..
한달이 넘어서.. 월급을 왜 안주냐고 하니
얄팍한 봉투를 내밀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 돈이.. 연기시켰다던 보험을
손해막심하게 해약해서 찾은 돈인줄 몰랐었다.
머리싸매고 앓아누울 틈도 없었다..
먹고 살아야했으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를 위해..
학원을 끊어줬건만... 수강증도... 교재도 구경을 할 수가 없었고..
몇 달을 벼른 끝에 일을 하루 쉬고 그의 뒤를 밟고 나서야
피씨방에서 온라인 게임에 미쳐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삼각김밥 먹어가면서 철야작업하면서 겨우 이렇게 살라고 그랬느냐구..
땅바닥을 구르며 통곡을 하기도하고...
우리 돈 모아서 장사라도 할 돈을 모을 때 까지만이라도...
노력하자고.. 달래도 보았고..
넌 정말 사람도 아니라고 악다구니도 써보면서
아둥바둥 살려고 안간힘을 썼었다..
너무나 한심스러운 그를 원망하면서...
내슬픔이 극에 달할 것 같으면
그는 말한다..
나 다음주부터 출근해.. 담달부터 일해...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그의 금새 들통날 거짓말을...
이제 3달후면 우리 결혼 칠주년이 다가온다..
그때까지.. 마지막 시한을 두며.. 칼을 간다..
출근하면서 추리닝 차림의 겜하느라 피곤해 보이는 그이에게
농담 한마디를 가볍게 하지만 뼈를 담아 날린다...
오늘 같은날 서울역에 신문지 깔게되면 죽지는 않겠지?
방수되게 코팅을 해야하나????![]()
그이는 고개를 떨군채 아무 말이 없다가.. 내시선을 느꼈는지.
담달부터 나 출근해~! 기어들어가는 소리만큼이나 아무도 못믿을 말을 중얼거린다..
문을 쾅 닫고 나오는 뒤로 철커덩 문잠그는 소리가 들린다..
금새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자기와 지칠대로 지친 나사이에 문도 저렇게 잠겼을까?
생각할 틈도 없이 쓴 웃음을 날리며 출근길에 나선다...
제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끄적이다 보니.. 일기처럼 되었네요..
아 꿀꿀한 날씨까지 제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26년동안의 인연을 끊지 못하는 제가 우유부단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