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오후 학교, 반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옆반 아이들과 같은반 아이들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났던 것이다. 처음엔 그저 흔한 여자들끼리의 말싸움이였지만 남자들까지 끼는 바람에 주먹다툼이 되고 말았다. 하나와 나는 화장실에 갔다온 사이 일어난 일이였다. 나는 선생님이 오시기전에 말려야겠단 생각으로 교실이 떠나가라 소릴 질렀다. 그제서야 정신없이 싸우던 얘들은 날 쳐다봤다. 우리반 아이들은 순순히 뒤로 물러 섰고 옆반은 넌 뭐하는 계집애냐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 봤다. 난 조용히 우리반 아이들을 자리에 가서 앉게 했다. 우리반 아이들은 불만에 찬 표정이였지만 전혀 내색없이 자리에 가서 앉았다. 나는 여자 짱정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맞을것이다. 순전히 내 힘이 아닌 내 주위의 남자 친구들 덕택이였다. 하지만 나도 전혀 싸움을 못하는 수준이 아니였다. 나는 옆반의 얘들에게 전후 사정 얘길 듣고 별거 아니니까 덮어두자고 하자 비꼬면서 덤비는 녀석이 나왔다. 나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고 오늘은 사정도 있고 그러니까 내일 정면승부 하기로 하고 끝냈다. 나는 내일 날이나 좋으면 다행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 운 나쁘게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멈추길 바랬지만 비는 하염없이 계속 내렸고 나는 어쩔수 없이 빗속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체격만 좋을뿐 싸울줄은 모르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둘다 큰부상없이 끝나긴 했지만 서로 진흙 투성일 뒹구는 바람에 옷은 엉망이 됐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서 난 곧장 하나랑 학원으로 향했다. 하나는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집에서 자기 옷이라도 가져오겠다고 집으로 갔고 나는 그냥 학원으로 향했다. 학원문을 열고 들어서자 선생님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 보셨다.
‘이런젠장 이런꼴 보이기 싫었는데 하필이면.... 어쩌지’
나는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 선생님이 점점 상상의 나래를 펼치시는 표정을 지으셔서 그 생각부터 접게 해야겠단 마음에 말을 했다. 나는 조금 그래서 웃으면서 수건이라도 좀 달라고 했더니만 선생님은 얼떨결에 대답을 하시고선 수건을 가져다 주셨다. 나는 선생님이 가져다 주신 수건을 갖고 얼른 화장실로 갔다. 거울을 본나는 내가 봐도 심할정도로 엉망이였다. 아까는 보긴봤어도 학원에 와야겠단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대충 보고 온뒤라 자세히 본거는 지금이였다. 내 꼴은 여자모습이 아니였다. 흙장난하다 들어온 사내아이 한명을 보고 있는 느낌이였다. 내가 봐도 내모습이 이런데 선생님은 오죽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울고 있을수는 없어서 물을 틀어서 흙이 묻은 부분을 대충 닦아내고 수건으로 말렸다. 그러고 나니 한결 나아보였다. 그렇게 하고 화장실에서 나오자 그때까지 선생님은 날 기다리고 계셨다. 선생님은 당연히 물어볼 말씀을 물으셨다. 않물어보면 이상한 일이니까...
“무슨일 있었니?”
“예? 아~ 별일 아니예요”
“누구랑 싸웠어?”
“헤헤 날을 잘못 잡은거 같아요 오늘 이렇게 비올줄 알았으면 내일로 하는거였는데...”
“무슨소리야?”
“별거 아녜요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세요”
나는 자세한 얘긴 하고 싶지가않았다. 아무리 사정이 있어도 누가 비오는날 싸우고 진흙투성이가 된 여자를 좋게 볼수 있을꺼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같이 싸웠던 얘를 생각 하니까 웃음이 터졌다. 나한테 맞아서 허둥대는 꼴이라니...
생각만해도 웃음이 났다. 나는 그렇게 한참을 혼자 웃다가 강의실로 들어갈려다가 아까 오면서 산 사탕이 생각이 났다. 구르면서 피가 났었기 때문에 휴지가 필요했는데 난 알다시피 성격상 손수건이나 휴지를 갖고 다니질 않는다. 그래서 슈퍼에 들러서 휴지를 사고 계산할려고 봤더니 앞에 사탕이 있길래 사탕 두개를 더 샀다. 나는 문득 사탕 생각이 나서 선생님께 사탕 두개를 내밀었다.
“단건 싫어해도 사탕하나 정도는 드시죠?”
“어? 어”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어떤맛 좋아하세요?”
나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말을 이었다.
“오렌지맛”
다행히 내가 산 사탕중에 오렌지맛이 들어있었다. 난 원래 초코맛밖에 사먹지 않지만 혹시나 해서 샀던건데 다행이였다. 그래서 오렌지맛 사탕을 드리고는 강의실로 향하다가 뒤를 돌아서서 한참동안 선생님을 바라봤다. 선생님이란 직업 내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망 사항일뿐이였다. 그런생각으로 한참을 쳐다보고있는데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왜?”
“좋으시겠어요”
“뭐가?”
“아니예요”
나는 이런 저런 얘기들은 나중으로 미뤄 두기로 했다. 오늘은 선생님과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였기때문이다. 그렇게 말하고는 나는 강의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