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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2 ]피렌체에서 7일

시아 |2004.07.20 08:40
조회 3,581 |추천 0

더운 여름날 제게 시금치를 주시며 부비부비 화이팅 해주신 님들 !

감사합니다. 쟈스민님, 박은영님, 겨울아이님, 소슬이님 , 윤호사랑해님,

아르님, 사자님, 하양까망님, 새치미님, 중독님, 깨비님, 여니님, 트래바리님,

빨간망토차차님, 달콤쿠키님, 윤현주님, 코알라님, 아가페님, 밥풀님, 희야님,

블루님, 커피향님, 숲님, 중아님, 히히^^님, sora님, 사이비님, 수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귀한 추천 주신님, 또 읽어 주시며 또 기다려 주시는 님들 ,

 님들의 사랑으로 또 다른 노트도 찾아 꺼내는 저입니다.

눈치 채셨죠. 이글이 아주 예전에 써 두었을거라는 거.

그래서 상상력과 감성이 어리지만 그런대로 맛이 달라서 여름에 님들께

보여요. ^^* 늘 같은 모습이면 재미 없잖아요. 그쵸.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전 <모던 $포스터모던 > 잘 다듬고 마무리 지어

올게요. ^^*

전, 책도 많이 읽고 자료속에 빠져 살아요. 요즈음 ^^*

그래서 행복해요.

 역사물을 쓰고 싶어서 준비하죠. 가을이 오면 선보일까 해요.

역시 어렵군요.  응원해 주실거죠?

좋은 하루 되세요.

~~~~~~~~~~~~~~~~~~~~~~~~~~~~~~~~~~~~~~~~~~~~~~~~~~~~~~~~~~~`

 

 

 

 

 

 

 

2장  , 나는 너를 모른다. 

 

 

 

 

“문 이수씨는 밀라노에서 패션을 공부했고 도무스 아카데미에서도 공부를 했습니다. 이사장

 

과는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진하씨도 이들의 친구였습니다. 이상하

 

게 세 사람이 모두 친구였는데 5년 전 갑자기 정진하는 사라졌습니다. 죽은 것 같지는 않은데

 

…… 부모들조차 정진하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 주지 않아서 친구들뿐 아니고 주변 사람들

 

도 행방을 모른답니다. ”

 


“ 문 이수와 이사장이 저런 사이로 발전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

 


“ 5년 전부터랍니다. ”

 

 


 비서의 보고를 받고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막 셔츠의 단추를 끼우고 있던 중이었

 

다. 몇 개의 단추를 풀어 가슴이 드러나 보이는 화려한 해바라기 꽃이  프린트 된 셔츠에 겨자

 

색  베이직바지 그리고 고호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시원한 베이지 챙 모자, 그의 오늘 컨셉이

 

었다.   그의 와이셔츠는 모두 특수 제작된 것들이었다. 가슴이 유난히 탄탄하고 넓어서 상대

 

적으로 허리가 가늘어 보이는 것은 모델로서 장점이었지만 때문에 일반 셔츠는 모두 허리부

 

분이 남아 심하게 주름이 가 옷 모양이 매끈하지 않았다. 목과 팔, 그리고 가슴과 허리사이즈

 

를 정확히 잰 뒤에 셔츠들을 D벅스 디자인 팀에서  특수 제작 해 왔다.

 

 


“ 5년전 ? 이상하잖아.  정 진하가 사라진 것도 5년 전 이었다며 ……”


“ 게다가 …… 사라진 이유도 석연치가 않습니다.   ”


“ 좀 더 알아 봐. ”

 

 


 그는 오늘 패션쇼 무대에 서기로 되어 있었다. 그가 입을 옷은 SS패션의 남성용 정장과  

 

" 색채와 니트의 마술사"로 불리 우며 화려한 색의 조화로 니트를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 올렸

 

다고 자부하는 미소니의 니트웨어를 입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엔 D벅스의 옷을

 

입기로 되어 있었다.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었을 때 무대 뒤에서는 중성적인 느낌의 하얀 셔츠에 검정바지차림이

 

경쾌해 보이는 이수가 바쁘게 모델들의 옷매무새를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목에는 작은 수첩

 

을 걸었고 수첩에 연결된 작고 가는 펜은 귀에 꽂아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 있었

 

다. 그는 그를 위해서 특별히 쳐둔 파티선 뒤에서 옷의 선을 망가트릴까 봐 속옷을 전혀 걸치

 

지 않고 알몸이 되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이태리 남자 모델이 가까이와 옷 입는 것을 도와

 

주며 시일의 등을 쓰다듬었다.

 

 


“ 늘 멀리서 볼 때마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 시일씨는 정말  멋지군요. 남자인 우

 

리가 보기에도 정말 반할 정도로 섹시해요”

 

 


그는 그저 빙그레 웃었다.    아직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그녀가 급히 다가와 그의

 

넥타이를 만져줄 때 그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달콤한 Oh! Oui! 향이 아주 상큼하게

 

코끝을 자극했다. 그녀의 벗은 몸이 유혹스럽게 향기와 함께 머리속의 기억으로 밀고 올라 왔

 

다. 

 

 


“ Oh Oui를 사용 하셨군요. ”


“ 향수를 잘 알고 계시네요? ”


“ 그저, 조금 …… 이젠 괜찮으신 가요? ”


“ 네, 좋아요. ”

 

 


그녀는 그의 셔츠에 묻은 실밥을 떼 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녀의 향이 스쳐갈 때 그는 다

 

시 한번 그녀를 돌아 다 보았고 역시 다시 돌아본 그녀의 눈길과 마주쳤다.


무대에서의 그는 한껏 빛났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해 보이는 그의 몸매는 너무 굵어 보여 옷

 

의 선을 깨지도 않았고 니트를 입었을 때 드러나는 가슴이 나약해 보이지도 않는 섹시 가이의

 

장점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피나레에서의 화려한 조명이 그의 슬픈 눈매와 구리 빛 피부 그

 

리고 매력적인 콧수염이 인상적인 그의 얼굴을 비출 때는  화려한 의상과 어우러져  묘한 신

 

비로움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성공적이고 만족스러운 무대였다고 생각하며 그는 무대를 내려

 

왔다.

 

 

 

 

 

 

* * *


그날 밤 그는 샤워 가운만 걸친 채로 방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감정 따위는 없었다. 스물

 

여덟이 될 때까지  한평생을 성공을  꿈꾸던 어머니를 따라 패션을 공부했고 그는 대외적으로

 

는 D벅스의 사장이 아닌 성공한 패션모델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

 

고 그 목표를 위해서 이곳까지 달려왔다. 이제 실질적으로 어머니의 사업을 물려받아 그들의

 

공동목표의 달성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한순간도 잊어 본적이 없었다.  지금

 

은 다만 그녀가 또 올 것인지 , 혹은 오늘은 꿈을 꾸지 않고 그냥 잠들 것인지가 궁금했다. 갑

 

자기 운명의 신이 자신의 손을 들어 준 것처럼 즐거웠다.

 

 

 

그에게  그것은 감상적인 문제가 아닌 전략적인 문제였다. 침착하리라, 침착하리라, 마음먹었

 

다.  일부러 오늘은 술도 전혀 하지 않았다. 맑은 정신으로 있고 싶었다. 샤워도 미리 해두었

 

다. 그는 아찔하게 스릴이 넘치는 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밤은 점점 깊어 갔다. 벌레 소리

 

도 드문 밤,  달빛이 창가로 놀러와 어른거리고 있었고  다시 그녀의 방문 손잡이가  달그락거

 

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방문 앞으

 

로 다가갔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오늘밤은 핑크 색 슬립을 입은 그

 

녀에게 조금 문제가 생겼다. 어찌된 일인지 그녀는 그의 방을 지나쳐 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따라 갔고 그녀가 붉은 카펫 위를 걸어 복도를 한 바퀴 돌 때까지 다

 

른 방에서 누군가 나오지 않을까 불안하고 초조해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간절히 원한 것

 

처럼 복도 끝에서 돌아 다시 그녀의 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가만히 그의 방문을 열고

 

기다리며 서있었다. 그녀가 방문 앞에서 멈춰 섰고 다시 천천히 그의 침실로 곧바로 들어갔

 

다.  그도 소리 없이 침대 위에 그녀 곁에 걸터앉았다.  얼결에 당한 첫날과 달리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역시 오늘도 처음과 같았다. 그녀의 눈은 역시 어제처럼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먼 허공을 바

 

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가수면 상태로  자면서 꿈을 꾸고 있었다. 그가 조심스럽게 다가서자

 

그녀는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고 처음과 마찬가지로 천천히 슬립의 앞가슴을 여며둔 세 개

 

의 레이스 리본을 차례로 풀기 시작했다. 그 가슴을 여민 리본이 풀어지자 슬립은 다시  그녀

 

의 몸에서 미끄러져 떨어졌고  그녀는 그의 눈앞에서 알몸이 되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가운을

 

벗고 그녀가 안겨 오기를 기다렸다. 곧, 원하던 것처럼 그녀는 그에게로 안겨왔다. 그는 처음

 

보다 조금 더 큰 쾌감을 맛보았고 그녀에게 좀더 깊이 사정했다. 다시 그녀는 그의 품에서 깊

 

은 잠의 나락으로 떨어져 갔고 그는 처음처럼 다시 그녀의 이니셜이 새겨진 팬티를 보관한 채

 

슬립만 입힌 그녀를 그녀의 방의 침대위로 옮겨놓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는 몹시 묘한

 

기분이 되어 웃었다. 그리고 아주 기분 좋게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 * *


하지만 다음날 아침 이수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더 이상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분명하게 자신이 지난밤 누군가에게 뜨겁게 안겼고 그가 누가 되었든  고

 

의적으로 그녀를 깨우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고

 

통스럽게 울었다. 처음과는 달리 이젠 두려워져 오기 시작했다.

 


“ 진하야, 나 …… 어떻게 해 ……”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잠자리에서 일어서 빠르게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우선은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아침부터 바쁜 스케줄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와  다시 마주쳤지만 서로가 각자의 바이어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바빴다.

 

 

 


그날 저녁 , 이수는 파티에서 돌아와 함께 온  팀장에게 끝나고 떠날 시내 관광을 미리 당겨서

 

다녀오겠다고  이야기하고  미리 준비해둔 배낭을 매고 살며시 그 성을 빠져 나왔다. 다행이

 

자신이 처리해야 할 일들은 거의 끝이 났고 끝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성안에 있는 누군지

 

모를 그에게서 이 밤은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다시 진하의 꿈을 꾸기 시작하는

 

한 그녀는 위험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잠시라도 몸과 마음이 도망치고 싶었다. 밤을 새서

 

관광을 한다면 괜찮을 거야…… 잠깐 잠깐 낮에 졸더라도 잠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했다.  같은 시간 이수가 그 고성의 정문을 나섰을 때  김 시일의 비서는 이수가 나오는 것을

 

자세히 보다가 그에게 알렸다.

 

 


" 여보세요."

 


자신의 방에 있던 그는 그때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 접니다. 지금 막 문 이수씨가 나오셨는데요. 그런데 ,그게, 좀 이상한게, 청바지에 배낭을 매

 

고 모자도 쓰고 바퀴달린 운동화를 신고 다른 사람처럼 하고는 빠르게 혼자 어디로 가는데

 

요."


" 그래? 거기가 어디야? 알았어, 차를 준비해둬."

 

 


그의 눈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는 오늘쯤 그녀가 겁을 먹고 움직이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그  자그마한 여자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생각을 해내고는 재미있게

 

웃어 보는 것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다른 한 손으로는  오디오의 음을 조절했

 

다. 피렌체의 밤바람은 딱 알맞게 쾌적했다.  그는  오늘은 왠지 운명의 여신이 자신의 편에

 

설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의 삶에 있어 목표로 삼았던 그 일에 한결 빠르게 다가갈 것 같

 

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그녀는 그에게 특별한 여자가  될 듯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한 손으

 

로는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담배를 한 개피  꺼내 물었고  시거 잭을 이용해 불을

 

붙였다. 

 

 


이수는 막상 서울을 떠나올 때 계획 한 것처럼 피렌체를 살펴보기 위해 나왔지만 갑자기 막막

 

해졌다.  혼자서 여행 안내책자를 들여다보며 심각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터벅거리며  내려

 

가고 있었을 때 이수의   앞으로 그가 페라리 360 모데나를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차는

 

그녀를 지나가  100m앞에 잠시 서 있었다. 그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이 재미있는 놀이에

 

한껏 취해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여자를 낚아내는 데에는 자신의 비서를 못 당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이런 기

 

발한 생각을 해 낼 줄은 몰랐다.  그는 오늘 입었던 니트와 마바지에 샌들을 신은 가벼운 차림

 

이었다.  그의 차림처럼 처음 해보는 여자를 따라가는 일에 마음이 설레고 흥분되었다. 이제

 

껏 어머니의 엄격한 가르침 속에서 언제나 엄격하고 완벽하기만을 교육 받아온 그에게 지금

 

이 낯선 낭만적인 거리에서의 핑크빛 설렘이  낯설었지만 좋았다. 그리고 한순간에 자신의 세

 

계로 들어와 버린 가녀린 그녀도 흡족한 상대였다.  그녀를 조금 지나 조용히 서야  하는

 

데…… 오케이 !  성공했다. 그녀가 그의 차를 발견했다.

 

 


" 아휴, 깜짝이야? 간 떨어질 번했네……"


이수가 무심결에 중얼거리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어왔다.

 


"어디까지 가죠? 같은 방향이면 태워줄게요"


그는 창문을 내리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녀의 그런 자유로운 차림과  웃는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맑고  환한 웃음. 순간 어제

 

밤 그녀의 고혹적인 모습이 떠올라와 그를 당황하게 했다.


" 고마워요. 걸어가려고 나왔는데 …?"


"  네, 어디 ……가시려고요? 차림새는 배낭여행족 같군요."


"  네, 배낭 여행객처럼 그저 거리를 다니고 싶어요.  "

 

 


이수가 그를  가만히 살펴보며  어딘지 단정하고 신사답게 보이는 그의 첫인상에 조금은 마음

 

을 열고 대답을 했다.

 

 


" 타세요, 제가 내려서 문을 열어 드릴까요? 저도 바람쐬러 나왔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그럼 신세 좀 질게요.  대신 아침은 제가 살게요."

 

 


순간,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야후!!! 처음으로 느껴보는 신나는 느낌이었다. 좋아서 미

 

칠 것 같았다. 이런 기분에 여자를 꼬시는 거로군  ……그는 빙그레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

 

다.

 

 


" 덕분에 재미있겠군요, 갑시다."

 


그녀는  피에졸레를 내려가며 감탄하며 속삭였다.

 


“세상에 이곳이 아르헨티나 축구선수인 바티스트타가 살던 곳이며, 피노키오의 배경이 되었

 

던 곳이래요. ”


“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


“ 이 책에 그렇게 적혀 있어요. ”


“ 매일 이렇게  나왔었나요? ”


“ 아뇨, 이제 매일 나올 예정이예요. ”


“ 어쩌죠? 나랑 같군요. 계획이? 이거 근사한데요? ”


“ 그런데, 계획은 근사한데 ……벌써,  배가 고프군요. ”


“ 파스타 먹을래요? ”


“ 좋은 생각이네요. 설마 가려는 곳이 산타마리아 광장쪽은 아니죠? ”


“ 아닌데 왜 그러죠? ”


“ 너무 늦은 시간에는 산타마리아 노벨라 광장은 안가는 게 좋대요. 피렌체에서 몇 안 되는 우

 

범 지대  라는 대요. ”

 

“ 내가 더 흉악범처럼 생기지 않았어요?”


“ 그런 말도 할 줄 알아요? 의외인걸요. ”

 

 


애써 웃음을 참는 그를 보며 그저 알았다는 듯 이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차는 천천히 아름다운

 

피렌체의 밤길을 달려갔다. 이수는 지금 그처럼 편안한 기분이 되어 피렌체의 밤길을  달려가

 

고 있어서  좋았지만 그보다는 진하를 꼭 닮은 그를 잠시라도 이렇게 바라 볼 수 있어서 행복

 

했다. 물론 아름다운 이수의 약혼자와  함께 갈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지금 옆에 앉아

 

있는 그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섹시하고 거칠어  보이면서도 귀티 나는 외모도 그랬고 어

 

딘지 빈틈없어 보이지만, 순수해 보이는 슬픈 눈빛이 그를 믿고 싶게 만드는 것이었다.

 

 

 

얼음에 채운 포도주와 파스타 요리를 먹으면서 두 사람은 오늘 패션쇼에서의 작고 소소한 에

 

피소드들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녀가 조그맣게 잘라준 파

 

스타 살을 포크로 입으로 옮겨 넣는 것을 보면서 때로는 포도주를 한 모금 물고 웃고 있는 모

 

습을 보면서 자꾸만 지난밤과, 그전날밤의 그녀를 기억해내고 있었다.

 

 


“ 왜? 안 드세요? 파스타 안 좋아하세요? ”


“ 아뇨, 좋아하는데 오늘은 이수씨가 그렇게 먹는걸 보고 있는 게 좋아요. ”


“ 저도 많이 먹었어요. 우리 광장을 산책해요. ”


“ 그러죠, 오늘밤엔 야간 퍼포먼스도 있다고 하던걸요. ”

 

 


 
차를 주차시키고  피렌체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산책을 하고 야간의 두

 

오모도 둘러 보기로 했다.   상쾌한 밤의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이수와 그는 기분좋게 걸었

 

다. 이수의 화장기 없는 얼굴은 아주 행복해 보이고 불빛속에서 빛나 보인다. 이수는 바퀴 달

 

린 운동화를 아주 능숙하게 굴리며  정말  춤추듯 걸어간다.


그가 그런 이수를 바라보며 뛰어 갔다.

 

 


" 휠리스를 그렇게 잘 타는걸 보면  인라인스케이트도 잘 타겠네요. 조금만 , 천천히 가요.


 내가 못 따라 가겠어요. 난 정말 그런 건 안 해봤는데……정말 좋아 보여요. 근데, 스물 아홉

 

노처녀가 그러기엔 좀 창피스러운 거 아닐까 ?"

 


" 그러시는 시일씨는 공부를 너무 열심히 잘하시니까 다른 건 별로 관심이 없으신가봐요."


" 네, 그런 것 같아요. 배울게 너무 많아서 못 해본 게 많아요. 게다가 늘 바빴거든요."


" 아, 시일씨 집도 형편이 별로 안 좋으셨나봐요. 저도 알바 하느라 늘  바빴어요.


   아! 그런데 디자이너가 되어 이곳까지 오다니 놀랍죠. "

 

 


이수가 갑자기 뒤로 휙 돌면서 그을 보고 뒤로 바퀴를 굴리며 웃었다. 그가  놀랍다는 듯 이수

 

에게 눈을 둥그렇게 뜨고는 웃으며 물었다.

 

 


" 그렇게 이곳에 오고싶었어요?"

 


이수가 두 손을 모으고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슬프게  이야기했다.

 


" 네, 좀 웃기지만,  아주 어릴적 부터요. 친구와 피렌체에 함께 오기로 했어요. 배낭을 매고 베

 

키오 다리에서 아르노 강을 바라보며 키스하기로 했었죠. "

 

 


이수가 뒤로 까불거리며 가다가 돌에 걸려 갑자기 꽈당 넘어졌다. 그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얼른 이수를 일으키며 옷을 털어 내고는 가만히 안고는 그녀의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

 

다. 

 

 


 " 괜찮아요? 아프겠다. 그리고, 지금 그 친구가 나였으면 하는 거죠? 그렇죠 !"

 


갑자기 그녀의 얼굴에 핏기가 가시며 놀란 눈으로 속삭였다.

 


 “ 아니 ……당신  눈에는 그런 내가 보이나요? 지금…… 보여요? 당신 …… 누구세요? ”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주차시켜둔 차로 달려가 그녀를 태우고 베키오 다리로 데려갔다.


그리곤 그녀의 손을 잡고 그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

 

이었다. 버리지 못하고 아직 가슴속에 묻어둔  슬픔으로 인하여 그녀는 자꾸만 울었다. 정말

 

그에게 물어 보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인 거냐고. 그녀는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 걸으며 내내

 

그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아무  말이 없었다.  말없이 걷기만 하던 그가 이윽고 베키오 다리 가운데서자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를 바

 

라보는 그의 눈이 한없이 깊어져 있었다. 그 깊은 눈 속에 담겨 있는 사람이 자신임을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진하야……”

 


그녀가 중얼거리듯 부르려 했으나 목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 큰 그에게 가까

 

이 닿으려 뒤꿈치를 들어 올렸다. 달려 온 뒤라 가쁜 숨을 쉬며  땀이 약간 배어 젖어 있는 그

 

의  입술에다  그녀가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언제나 꿈꾸어 왔던  그의 입

 

술, 그 선연한 감촉이 입술 위에서 머무르는 동안, 그녀는 가슴이 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작

 

아지고 있었다. 가슴이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그 애틋한 느낌이 사라질까 두려워 그녀는 눈

 

을 뜰 수가 없었다. 그런 그녀의 입술을 핥으며 그가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눈으로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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