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3 외고 입시생입니다. 웬만한 고3 못지않게 힘든.
올 봄, 막막한 미래에 대해 걱정도 되고 답답하기만 해서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었습니다.
그날은, 다음날 눈이 부어서 제대로 뜨지도 못할 정도로,
족히 네다섯 시간은 울었던 것 같습니다.
왜 우는 지도 모르고, 그냥 너무 답답한 맘에
단순히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오열을 했었습니다..
막내 동생이 어린 맘에 걱정이 되었는지
직장에 계신 엄마한테 몇 번이나 전화를 했었나봐요.
"엄마 누나가 울어"
"엄마 누나 아직도 울어"
"엄마 누나가 계속울어. 안멈춰. 어떡해?"
다음날 아침, 학교 가려는 제게
엄마는 두루말이처럼 말아져 있는 작은 종이를 교복 앞주머니에 넣어 주셨습니다.
"학교가서 읽어봐" 하시곤 등을 툭툭 두드려 주시더군요.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펼쳐든 그 종이는,
다름아닌, 상품 목록 인쇄가 안 되어있는 백화점 영수증 종이였습니다.
백화점 계산원인 엄마, 막내동생의 전화를 받고는 걱정을 많이 하셨나봅니다.
일하시면서 영수증 종이에 쓰신 그 허름한 편지.
학교 가는 길이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면서 읽었습니다.
"다른 집들보다 대화도 많고 마음도 많이 터놓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대화가 너무 일상적인 것에 그친 것은 아닌가 싶구나..
외고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가보구나. 그래도 항상 신나서 공부하는 모습에 뿌듯했는데.
형편이 안 되어서 뒷바라지 제대로 못 해 주는게 제일 가슴이 아프구나.
입시에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지만, 거기에 너무 연연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큰딸을 믿어."
구구절절 엄마의 맘을 풀어놓은 그 길고 긴 편지,
그게, 힘들던 저에겐 얼마나 큰 힘이 되던지요..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엄마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