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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와 예수쟁이(13)

코스모스 |2004.08.26 05:05
조회 895 |추천 0

동혁과 은정이 처음 만난 것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였다.

동혁은 두 번의 동거에 실패한 후 절망에 빠져 있었고...

은정은 첫 사랑의 좌절에 뼈아파하던 때였다.

서로 누군가로부터 외로움을 달래야했기에 둘 사이의 진전은

번개처럼 빨랐다.

동혁은 두 번의 동거 실패를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받고 싶었고,

은정도 역시 비슷한 처지 였다.

고교 때부터 이어온 소중한 첫사랑의 좌절을 메울

그 누군가의 간절한 사랑에 목말라 했을 때였다.



첫사랑을 상실한 은정의 슬픔은 감정을 주체못하고

눈만 뜨면 죽음을 생각 할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희망을 품게됐던 사건은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동혁이 날린 단 한 개의 쪽지였다.




"님아! 외로워 말아요. 내가 님의 머리맡을 밤새워

지켜드릴 테니까요."

순간 은정의 눈이 번쩍 띄었다.

뻔한 작업 멘트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콩콩거리고

볼 살이 떨렸다.

첫사랑을 잃고 밤새 몸을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던 터라

동혁의 그 한마디는 한 줄기 빛 같았다.




은정은 그 날 이후 동혁의 쪽지만 기다렸다.

언제나 그의 쪽지 내용은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꿰뚫어 보는 듯

달콤한 꿈 같았다.

얼굴은 모르지만 그가 곁에 만 있으면 살 것 같았다.

그에 대한 끝없는 상상이 가슴을 설레게 했다.

사랑과 이별에 익숙치 못한 21살 여린 나이의 은정으로선

동혁은 정말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거짓말 같이 죽음에 대한 생각에서 해방되었다.

얼마안가 서로 전화로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때 이미 동혁은 은정의 생명이 되어 있었다.

그만큼 은정은 누군가의 사랑에 목말라 있었다.




"은정씨..많이 힘든 것 같은데 내말 잘 들어요.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거예요. 지금 힘든 건

이제 곧 멋진 아침이 가까워 졌다는 걸 의미하는 거예요.

힘내세요! 은정씨 곁엔 제가 있다는 걸 잊지 마시구요."





동혁은 은정에게 아주 가끔 전화를 해 위로하곤 했다.

아니, 은정을 통해 스스로에게 할 말을 하고있는 것이었다.

자신이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신음하고 있었기에

제발 어둠이 걷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뿐이었다.


은정이 자신의 위로에 얼마나 마음을 열고있고 또 그것에 힘입어

죽으려고 했던 마음을 거두기까지 하고있다는 사실은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다만 자신의 말에 감동하고 있음에 놀랐다.

그녀도 자신처럼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있구나 하는 정도만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자주 전화해 위로하고 또 위로를 받고 싶긴 했지만,

두 번째 동거녀였던 정주희를 아직 마음에서 완전히

떠나 보내지 못한 그로서는 선뜻 은정의 곁에 다가서지 못했다.

그렇게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그리움을 키워가던 그들이

실제로 만난 건 그 해 화이트데이 때였다.



정주희를 아직 마음에서 지우지 못한 동혁이 그녀를 위해 사탕을 준비하고

그녀와 같이 지낸 아파트를 들어서다 못 볼걸 보고 말았다.

정주희 그녀가...

죽도록 동혁만을 사랑한다던 그녀가...

먼발치 고급 외제 승용차에서 누군가와 다정하게 내려

아파트 현관을 향해 걸어가는 걸 목격하게 된 것이다.

한 눈에 보아도 그가 누군지 를 동혁은 단 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주..주희야..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난 아직도 널 마음에서 지우지 못 하고 있는데...넌...

넌... 어떻게...그렇게 빨리..."

동혁은 가슴속 깊이 절규하며 마른침을 삼켜야했다.




동혁이 사업을 실패하고 극도의 고난의 시기를 보낼 때,

정주희가 대신 돈을 벌겠다고 취직한 병원의 젊은 원장이었다.

주희는 빠르게 승진하며 젊은 원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동혁은 눈이 뒤집혔다.

자신이 다시 재기 할 때까지 가사를 돕기 위해 취직한다더니

헤어짐의 이유가 되어 버린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왜 그녀가 자신을 그처럼 멀리하고 멸시에 가까운 눈총을

하곤 했었는지 알 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호흡이 가빠오고 살이 떨렸다.

설마설마 했었던 일이 결국 오고야 만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던 그녀와의 마지막이

그렇게 다가 온 것이다.

손에 들려있던 화려한 포장지의 사탕이 쓰레기통에 힘없이

털썩 내 던져졌다.

아파트 골목길을 돌아 나오며 자신도 모르게 은정의 번호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몇 번 신호음이 가지 않아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딘지 지쳐 보이는 음색이었지만 한결같은 설레임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어머, 동혁씨 어쩐 일로 전화를 다..."

"만날래요 은정씨? 밤이 늦었지만 오늘 꼭 보고싶네요."

동혁은 다짜고짜 보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를 만나 미쳐 버리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제는 정주희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요당하는

엄청나게 쫓기는 느낌이었다.

그 날 동혁과 은정은 그렇게 처음으로 컴퓨터와 폰이 아닌

실제로 서로를 대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계속) cafe.daum.net/jnd7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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