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여행을 옮기려 합니다.
아르바이생도 재수생도 입시지옥 같은 세계에서 재충전을 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매번 여름과 겨울엔 꼭 시간을 내어 어머니를 찾아 뵙니다.
명절에 원래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가야 하는데 워낙 차가 막히고...
그리고 항상 휴가는 8월의 마지막 자락에...
여름이 작별인사로 손을 흔들때 나의 순수한 영혼이 숨 쉴 수 있는 고향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물론 전 원장님네 가족들과 함께 우리 촌동네에 가자고 여러번 졸라댔습죠.
원장님은 흔쾌히 승낙했지만 나의 그녀는 제주도가 더 낫지 않냐고 반대를 합니다.
인터넷도 안되고 핸드폰 통화도 되지 않은 우리 무공해 지역인 나의 고향을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죠.
어머니께 미리 전화를 해서 서울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귀한 손님들을 모시고 갈 것이라고 말씀 드렸죠.
3남매중 전 막내입니다.
첫째 형님이 어머니를 모시고 계시지만 어머님은 그 누구보다도 날 여전히 철부지 어린아이라고 걱정만 하시며 내가 집에 올 날 만을 손꼽아 애타게 기다리실께 뻔합니다.
원장님이 운전을 하고 나의 그녀는 조수석에 타고 난 뒷 좌석에서 두 보석들과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과자랑 음료수를 먹어가며 행복의 이불을 덮고 즐거운 꿈을 꾸듯 그렇게 나의 고향 앞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나의 고향은 차로 7시간이 걸리는 장 거리 여행이었지만 그 시간이 전 원장님 가족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죠.
화사한 원피스를 입은 그녀도 원장님과 농담도 하고 나하고도 자연스럽게 얘기도 하며 유쾌하게 아이들의 게임에 열중했어요.
그녀는 요즘 시집을 읽고 있는데 이젠 진정한 독서가가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근처인 조그마한 우리 동네는 고기도 잡고 농사도 짓는 반농반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형님은 공무원이라 손에 흙을 묻히지 않을 것처럼 예쁘장한 외모지만 의예로 감자나 콩, 오이, 가지, 고추등을 가꾸는 일에 열심입니다.
그리고 둘째 형은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깍쟁이 같고 욕심이 많은 편이고 우리 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고 어렷을때 천재라는 소리도 듣고 촌동네에선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둘째형도 결국엔 이 동네를 떠날 수 없음을 운명으로 받아 들였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동네엔 맞은 편 건너집에 사는 나랑 동갑인 초등학교때부터 같은 학교를 다니고 중학교를 다니고 고등하교 졸업할때까지 등교를 함께 했던 미진이라는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외모랑 이름만 여자인 내면은 나보다 강하고 똑소리나는 기집애입니다.
난 그녀를 별로 좋아하고 있지 않습니다.
항상 그 부모님이랑 우리 식구들은 미진이랑 나를 비교하기 일수였고 남자인 날 창피하게 만드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때에도 매번 미진이는 달리기 대표주자로 뛰거나 공부도 1등을 한번도 놓치지 않고 팔방미인이었죠.
그림그리기만 빼고 나보다 모든 면에서 탁월하게 우수했죠.
그래서 자신이 엄청 대단한 존재인냥 으시대곤 했는데 특히 날 은근히 무시하고 놀리는게 아니겠어요.
감수성이 예민한 편인 난 그녀의 당돌한 말한디에도 비록 눈물은 보이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갈갈이 찢기고 활킴을 당해야만 했죠.
나중엔 미진이란 아이가 괜히 보기 싫어서 몰래 피해다녔지만 그녀는 하필이면 길을 가더라도 꼭 내 앞에서만 어쩡거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중학교 때인가 청소당번이라서 늦은 하교를 하는데 학교 정문에서 그녀와 그녀처럼 억세고 힘깨나 쓰는 패거리(?)들과 뭐가 좋다고 즐겁게 웃고 떠들고 있더군요.
난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그냥 모른척 지나쳐 왔죠.
하지만 얼굴은 속과 다르게 천사같이 예쁜 미진이는 날 그녀의 친구들앞에 불러 세우는게 아닙니까.
"야!~ 강 명태~"
드디어 내 이름이 밝혀지는 순간이 다가왔군요.
내 이름은 결코 생선종류중에 하나가 아닙니다.
그녀만이 날 놀리려고 부르는 악칭인거죠.
나의 자랑스런 이름 석자는 강진태입니다.
그런데 그 심술궂은 마녀는 날 꼭 명태나 황태라고 부르니 그 입을 화~악 가로로 늘릴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난 더 못들은 척 빠른 잰 걸음을 했죠.
하지만 그녀의 레이다에 이미 걸려들었기에 전 그녀의 째지는 목소리에 강한 불쾌감을 들어내고야 말았죠.
"내 이름은 엄연히 강 진태라고!!"
난 용기있게 선명하고 분명한 어조로 나의 이름을 정정해서 알렸지만 미진이는 그런 내가 더 한심하고 재밌었는지...
"명태면 어떻고 삼태면 어떻냐! 우리사이에... 얘들아 인사해, 내 남자친구를 소개하지"
"미진아 너무 귀엽게 생겼다. 어쩌면 남자애가 보조개까지 있고... 킥킥킥"
정말 난 그 분위기가 참기 힘들었다.
"일 없으면 난 바빠서... 그리고 내가 언제부터 니 남자친구야!" 라고 차갑게 말하고 뒤돌아서 뛰듯이 걸어갔다.
그러자 언제 왔는지 자칭 왕싸가지 킹카인 미진이는 들고 있는 내 도시락가방을 잽싸게 낚아채는게 아닌가?
난 화가 치밀어 올라 그녀의 손목을 힘있게 잡아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아프다고 약한 척을 있는대로 하더니 눈물까지 글썽이는게 아닌가!
그녀의 동족 친구들은 남자가 되가지고 힘없고 약한 여자를 울린다고 사과하라며 난리를 치고 ......
내 참 기가 막혀서...
난 그 자리가 매우 불쾌하고 거북해서 마음에도 없는 거짓 미안을 내 뱉고 뛰다시피 도망치듯 달아나버린 일이 있었다.
그 일 이후로 난 그녀가 더욱 더 싫어졌고 미진이는 더욱더 내 눈앞에 자주 나타났다.
아침에 등교길에도 어디서 나타났는지 항상 밝은 미소로 내게 인사를 건넸지만 난 들은 척도 안하고 그녀의 존재 자체를 무시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