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홍루에 다녀간 각대문파와 군소방파를 통하여 추면유룡 주효연의 명성은 하루 다르게 신화처럼 퍼져나가게 되었고 만홍루도 이제는 무림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다니게 되면서 중요한 정보의 거점화되어 명소가 되었다. 부득이 만홍루주도 거처를 옮겨야 할 만큼 번잡스러워져 결국은 비밀리에 거처를 옮겨 생활을 하게 되었다. 겨우 일을 마무리 짓고 나자 신의가 먼저 초산으로 떠나고 항취개도 개방의 대전에 참석하기위해 떠났다.
사영충이 아무 탈 없이 돌아와 안심을 한 연아는 만홍루주의 호위 겸 만홍루의 관리를 위하여 그곳에 남겨두고 유선과 진천장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만홍루주는 연아에게 이번에 진천장에 가게 되면 유선의 삼음절맥을 알리고 빠른 시일 내에 성혼을 하여 가정을 만들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그것만이 돌아가신 부모님의 한을 한 가지라도 풀어드리는 것이니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그러면서 준비한 예물과 예단을 실어 주었다.
유선은 얼굴만 붉혔지 말을 못하고 연아가 꼭 그렇게 하겠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출발시켰다.
선아는 오랜만에 집으로 향하는 여정에 옆에 효연까지 있으니 어찌 흥이 없을 수 있겠는가?
웃고 떠들며 효연의 주위에서 맴돌았다. 연아는 유선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느껴보지 못했던 편안함을 맞게 되자 모든 것을 잊고 그냥 유선과 둘이 은거해 버리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내 부모님의 억울한 죽음과 그 원한에 대한 생각에 깜짝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무심함을 탓 하기도하고..... 역시 인간의 마음속에는 편안함을 쫒아가려는 본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매일 매일이 정말 연아에게는 꿈속 같은 나날이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편안함과 따사로운 손길 그리고 일일이 챙겨주는 유선의 세심한 배려 모든 것에서 연아를 감동케 하였으니....
벌써 만홍루주의 기별이 먼저 닿은 진천장에도 유선의 귀가소식에 나장주는 진천육룡을 백리 밖으로 보내어 수행케 하였다.
능풍이하 5명의 육대제자는 연아의 가르침이 있은 후 눈부신 발전을 보여 그들을 진천육룡으로 부르게 되었으며 연아의 수련강화책으로 채워놓은 그들의 발목과 손목의 철묵환은 이제 그들의 공격무기의 대명사가 되었다. 연아의 회검술을 모방하여 진기로 회수하는 것이 아니고 천잠사에 메달아 수시로 던지고 회수할 수 있도록 수련하여 이를 공격수단으로 삼으니 무시 못 할 암기술이 되어 이들의 공격수단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멀리서 연아를 발견하자 이들이 날아와 “소사부님! 어서 오십시오.” 전원이 포권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말리지도 못하고 엉겹결에 인사를 받은 연아가 “이러지 마십시오.” 손을 내 저었으나 이미 이들에게 연아를 무신의 경지에 다달은 자신들의 사부로 인정을 하고 있었으므로 막을 방법이 없다.
“장주님과 노사님이 눈이 빠져라 기다리시고 계십니다.”
“허,....... 어서 갑시다.”
“그간 장내에 별고 없었는지요?”
“소사부님의 지도에 따라 장내 전 인원이 수련에 박차를 가하여 현재 저희 장에서 양자강 수로의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되었으며 한동안 주변을 감시하던 유혼교도들의 움직임도 사라져 아무런 일이 없습니다.”
“음... 다행한 일이군요.”
“아가씨도 별일이 없으셨는지요? 신색이 아주 좋아 보이십니다.” 능풍이 유선을 보며 인사를 하였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할아버지와 노사님 건강은 어떠셨어요?”
“아주 잘 지내고 계셨습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만홍루주님의 전갈을 받으시고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하며 길을 재촉하였다.
“어서오너라.” 나장주가 대문 앞에서 선아를 보며 말하자 유선은 마차에서 뛰어내리며 나장주의 품속으로 날아 들었다.
“별일 없으셨죠?”
“나야 별일 없지만, 네가 많은 발전을 했다고 들었다. 루주에게 무공을 배우고 무족신의까지 만나 뵈었다고?”
“예, 만나 뵈었습니다.”
“연아 덕에 우리 장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단다. 매일 장으로 들어오려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선별하는데 아주 애를 먹을 지경이란다.”
“어머, 정말 다행이군요.”
“강상의 문제도 전부 우리 장으로 연결되어 육룡은 아예 강에서 살다 시피하고 우리장의 수입이 예전의 열배이상이 되어 유지에 전혀 문제가 없이 지낼 수 있게 되었구나.”
“어서 오게나.” 연아를 바라보며 말하는 나장주는 연아의 변한 신위에 적이 놀라며 말하였다. 깔끔한 차람의 연아는 예전처럼 헝클어지고 남루한 차림이 아니었다. 아직 가린 얼굴은 그대로이나 남색의 비단 무복과 질끈 동여맨 요대와 매달린 진운검의 어울림이 아주 좋아보였으며 육룡을 뒤로하고 선 그의 자세는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사나이의 모습이었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나노사를 보니 흐뭇하게 웃는 것이 우선 연아의 마음을 편하게 하였다.
“어서 안으로 들지?”
“예.” 모두들 장내로 들어가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데 장내의 수련 무사들의 함성이 하늘을 찌르는 듯 들려왔다.
“어서 오십시오.” 연아가 손을 들어 인사를 하자 그들의 함성이 더욱 커지며 환영하여 주었다. 이미 육룡의 지도를 받고 있어서인지 무예의 수준이 제법 되어 보이는 제자들이 많이 보였다.
나장주와 함께 내당으로 들자 유선은 그간의 자기가 수련한 내용을 말하느라 정신이 없다. 일일이 대답을 하며 유선의 이야기를 듣던 나장주는 유선이 신의가 말한 삼음절맥을 이야기하자 대경실색을 하였다.
“무... 무슨 소리야... 네가..삼..삼....삼음절맥이라니?”
“신의께서 알려주셨어요.” 대답을 하는 유선의 표정이 아주 밝다.
“네..가 삼음절맥이라면..... 아이고,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이냐?”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는 아무런 일이 안 일어나니까요.”
“장주님 누이에게 절맥은 안 일어나니 안으셔도 됩니다. 신의께서 이미 모든 안배를 취하셨습니다.”
“흠..... 그래도 항시 위험한 것이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만, 장주님이 한 가지만 허락하시면 그 위험조차 복이 될 거라 하셨습니다.”
“뭐라? 한 가지 허락이라 했나?”
“그렇습니다.”
“그 한 가지라는 게 뭔가?”
“장주님! 제가 유선과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하며 장주에게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말하였다.
“허어, 그 말하기 어렵게 꺼낸 어려운 한 가지가 내가 바라던 바였다고?”
“이 사람아, 어서 일어나게 내 이미 자네가 유선을 맞아 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던 일이네.”
“그런데 우리 선아는 어떤고?” 선아는 대답도 못하고 얼굴이 빨개져서 나장주의 뒤로 숨어 버렸다.
“흠.... 그럼 이렇게 하겠네. 우린 모두 무림인으로 무슨 예절에 억 메이질 않겠네만 그래도 만홍루주가 자네의 후원인임을 밝혔는바 나노사를 빙인으로 하여 루주에게 예물을 전하여 청혼하겠네. 그리고 날을 잡아 천하에 공표하고 식을 거행하겠으니 그리 알고.....”
나장주는 일사천리로 말을 한 후 즉시 행장을 꾸리도록 지시를 하였다. 연아가 만홍루주가 준비한 예물을 안으로 들이라고 말하자 마차에 실려 있던 예물을 가지고 들어왔다.
실제로 연아와 유선도 그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하고 그냥 왔었기에 그 것을 풀기 시작하자 궁금하기도 하였다. 먼저 유선의 예물을 풀어보니 각종 보석으로 된 장신구와 소중하게 감싼 연아의 양월검 그리고 채단이 여러 필 이었다. 장신구에 박혀있는 보석류는 정말 휘황찬란하여 한번보아도 수만금의 가치가 있어 보이는 진품이었다. 전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며 나장주의 함을 열자 그곳에서는 한옥군마상과 주단 몇필 그리고 수백년은 족히 됐을 법한 하수오와 천잠사로 가슴부위를 보호한 무복이 한 벌 들어있었다. 이는 황후장상의 예물에 못지않은 대단한 물품이었다.
나노사의 함을 열었을 때 나장주의 함과 비슷하게 꾸며진 내용물이었으며 마지막 함속에는 여러 제자에게 나누어 줄 기병과 갑주 그리고 열냥짜리 황금이 20개정도 들어있었다.
도대체 만홍루주의 재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 많은 예물을 준비하였으며 연아와는 어떤 관계이기에 서슴없이 미모든 것을 준비하였단 말인가?
연아도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못하고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유선의 양월검에 봉투가 한개있어 이를 열어보니 편지가 들어있었다. ‘양월은 효연의 어머니인 자연선자 초설의 유품으로 원주인은 옥군자 주혁이었는데 결혼 선물로 초설에게 주었던 것이니 이는 연아의 아내가 될 유선에게 물려줌이 당연하다는 내용과 유선의 머리를 얹을 때 연아가 직접 꽂아주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남 같지 않은 세심하고 사려깊은 언사이기에 연아는 만홍루주의 진정한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 자신에 대한 이런 과분한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리고 지하 석실의 부모님 영정은 어떤 관계로 걸려있는 것인지?
하지만 지금은 놀란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유선과의 결혼에 관하여 의논하여야 하기에 “장주님께서 받아들이시고 만홍루주에게 날짜를 전하도록 조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그리 해야겠지......”
“우선 유선의 말을 좀 들어보세.”
“네 생각을 확실하게 이야기 하여야한다. 이는 아주 중요한 대사이니 한치의 그릇됨이 없는 대답이어야 한다.”
“전.... 오빠와 결혼에 반대 없습니다. 어짜피 신의님이 오빠 없으면 저도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 전에도 오빠를 좋아했고 처음부터 남 같은 생각이 안 들었었어요.”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 전부 해결된 셈이군.... 이제 내가 예물을 준비하여 루주께 전달하고 날짜를 잡아서 통보만 하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이군.”
“우선 장내에 정식으로 공표를 먼저 하겠다. 그리고 장내의 모든 제자들에게 오늘을 기념하여 경축연을 열고 루주의 선물 외에 장에서 따로 준비하여 각 각에게 전달할 것임을 알려주도록.”
“알겠습니다.” 나노사가 대답을 하며 즉시 공표하였다. 이제 효연은 정식으로 나장주의 손녀사위가 되었고 유선은 연아의 아내가 되었음이 공표되었으니 이들은 이제부터 공식적인 부부가 되었음을 인정한다는 장주의 말이었다. 연아와 유선은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으나 더없이 행복한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