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단다, 가을이
그 뜨거웠던 무더위 몰아내고
가을이 온단다.
일년 중 세 번째인 계절 그
가을이 온단다. 그래
가을이 오면 우리 무얼 할까.
손잡고 단풍 구경이나 떠날까.
제비는 우리 곁을 떠난 지 이미 오래
하늘은 벌써 저만치 높아졌어.
가을이 오면
그냥 푸른 하늘만 올려다보고 서 있을까
가을이 오면
먼 산 단풍드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까
가을이 오면
황금으로 물드는 벌판을 물끄러미 보고 있을까
가을이 오면
쓸쓸해져 가는 바다를 내려다만 보고 있을까
가을이 오면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만 보고 있을까.
가을이 온단다, 가을이
이제금 다시 나무는 겨울을 위해
그 많은 잎을 떨궈야 하겠지?
그러면 오솔길 위에는 낙영이 수북이 쌓일 거야
우리는 그 낙엽을 밟으며 조금은 쓸쓸해하고
조용히 속삭이며 걸어가겠지.
밤이면 반딧불이를 호박꽃에 가두고
호롱불이라며 즐거워할 거야
먼 산에 단풍이 들고
단풍이 떨어져 바람에 뒹굴 때
우리는 마음 아파하겠지
영원히 사랑하리라던 그 약속이
누구의 책임이라 할 것 없이 깨어져 있을 테니까.
하얀 눈 덮인 산이 구름을 이고 서면
우리는 서로를 그리워할까?
잊을 거야. 아니 잊은 척 할 거야
마음 아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정으로 사랑했다고 속으로 위안 삼으며
가을이 온단다, 가을이
우리들 가슴에 혹은
너와 나의 마음에 어쩌면
예견 했을 그 슬퍼질 가을이.........
길 위 바람에 뒹구는 낙엽을 보며
슬프지 않아도 괜시리 눈시울 붉어질
아프지 않아도 속으로 마음 아리는
어쩌면 우리가 기다렸을지도 모를
그런 가을이 온단다, 가을이..........
2004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