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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한테 나는 무슨 의미일까요..

지나간 이... |2004.09.03 15:56
조회 842 |추천 0

오래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열정적이지도 죽도록 사랑하지도 않았지만 오랜시간을 만나고 사랑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차이가 약간(6살) 나긴 했지만 마냥 귀엽게만 느꼈고 나에게 투정부리고 그러는 모습에 더욱 정이 깊어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다 변한다고 그랬던가요. 나역시 변했을것이고 그애역시 그랬겠지요. 처음엔 작은 선물, 비싸지 않아도 사소한 선물에도 기뻐하고 좋아해주던 그애가 한살두살 나이를 먹으면서  씀씀이도 커지고 더이상은 작은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더군요.

 

그애는 좀 잘사는 편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나 일가들이 전체적으로 어느정도는 사는 집이었고 나는 잘사는 집은 아니었지만 부모님계시고 우리집에서 사는거 그 자체로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찌어찌 남들보다 빠른 사회생활에 (학교다니면서 직장다니고 그런식으로 중간중간) 졸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엔 남들보다 배의 시간을 걸리긴 했지만 풍족하진 않아도 집에 손벌리는 일 별로 없이 생활을 했던거 같습니다. 그런만큼 연애할때도 돈에 그다지 구애받지는 않았던거 같네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가 멀었던 만큼 (서울과 부산) 자주보지도 못하고 서로의 생활패턴이 다르다보니 4년여의 시간이 흐른후 그애는 나한테 이별을 통보해왔고 나는 눈물로 그애를 보내줘야 했습니다.

 

헤어지긴 했지만 원망도 미움도 들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미워해봐야 나만 더 아파질뿐이고 그렇게 그렇게 상처를 지워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년여가 지난후 어느날 연락이 오더군요. 궁금해서 해봤다는 그애의 말.. 그러나구.. 씁쓸한 웃음으로 응대를 하며 다시 연락이 되기 시작했고 그애는 바뀐 메신저 주소를 알려주며 가끔씩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전화해서 연하의 남자친구와의 이야기, 자신의 생활등을 이야기하고 나는 들어주곤 했습니다. 나름대로 많이 지웠다고 했지만 그애가 조금쯤은 마음에 남아있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내 입장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난 그냥 아는 사람이었을거라고.. 내 스스로도 절대 오버하지 않기위해 늘 마음을 다잡고 조심했습니다. 물론 티내면 곤란할테니 늘 데면데면하게 대하곤 했지요.

그애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건 생일, 연주회, 크리스마스 같은 무슨 특정일에 꽃다발이라던가 선물을 보내는게 전부였죠.. 가끔 보내는 안부문자..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더군요. 그애는 남자친구를 군대보내면서 삐걱 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헤어지더군요. 전 별다른 액션을 취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연락오면 받고 가끔 선물이나 보내주고.. 그러다 이애가 소개팅을 했습니다. 멋진 남자를 만났다고 하더군요. 맘에 든다고.. 그러면서 매일 전화해서 나에게 말하더군요. 메신저와 전화로.. 있었던 일, 통화한 내용.. 등등.. 그런가부다 했습니다. 근데 남자쪽에선 그다지 맘에 있지 않았나보네요. 얼마지나지 않아 미안하다고.. 그만 연락하자고 그랬다네요. 마음에 없는데 연락받기 미안하다고 하면서.. 울면서 하소연을 하더군요.. 나보고 어쩌란건지. 그냥 다독여주는게 일이었습니다.

 

그남자와 그렇게 되고 얼마후부터 mp3p 가 가지고 싶다면서 나한테 말을 하더군요. 올 봄의 이야기이지요. 지금까지 cdp 써왔는데 불편하다면서.. 이런말을 왜 나에게 할까.. 라는 의문도 내가 무슨 지갑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보너스 받을때 512 짜리로 하나를 사주었습니다. 삼성 yepp 이쁘더군요. 동방신기가 선전하던가요.. 저도 아직 128짜린데.. 여튼 뭐.. 그렇게 됐네요.

 

선물이 맘에 들어서였을까요. 그후 자주연락도 오고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외롭다고 하면서 누구 없냐구.. 나보고는 맨날 바보라고 그러구.. 이애가 날 당기고 있구나.. 라는걸 알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쉽게 말은 안나오더군요. 그렇게 하루하루.. 어느날인가 화를 내더군요. 바보 같다구.. 뭐하냐구.. 자신이 없었습니다. 또 헤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럴라면 연락하지말라는 말까지 듣고 끌리듯이 붙잡았습니다.

 

다시 시작하는건 새로 만나는것보다 어렵다라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매일 문자에 전화를 해도 지루해하고 재미없다 말하는게 우리 대화의 일상이었습니다. 저 그렇게 재미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농담도 잘던지는 편이고 인간관계도 부드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아하는 여자에게 그런말을 들으니 상대적으로 더 위축되더군요. 말도 더 조심스러워지고 적어지고.. 그런모습에 또 한소리 듣고.. 반복..

 

그런 모습때문이었을까요.. 한달여가 조금 지나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내가 싫으냐고 물어도 그런거 아니라고 사귀는게 그렇다고 하면서.. 설득에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지만 끝내 뿌리치더군요. 출근해야 하는데 직장 때려치고 내려갈수도 없고.. 결국엔 또 보내줘야 했습니다.

 

상처받았을까요.. 모르겠네요.. 한 이틀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금방 잊을거 같더군요. 아마 다시 사귀면서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걸까요.. 아니면 스스로 미리 준비하고 있던 걸까요. 나는 다시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되고 다시 가끔 문자주고 받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메신저에서 인사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는 회사일로.. 그애는 졸업준비로.. (코스모스였죠)

 

얼마전 문자가 왔습니다. "우리 다시 사귈래?" 라고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뭐라고 답장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더군요. 그렇게 이틀이 지났습니다. 다시 문자가 오더군요.. "그렇게 나 무시하는거 나 채인거 맞지?" 라고..

 

메신저에서 만났습니다. 난 잘 모르겠다고.. 전에 너가 그러지 않았냐고.. 사귀나 그냥 친구로 지내나 똑같은데 굳이 사귈거 있냐고..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않았냐고.. 난 같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애에겐 같았었나봅니다. 그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흐지부지.. 몇일 시간이 또 지나가고 그랬습니다.

 

나한테 핸드폰 바꿀생각없냐고 하더군요. 전 016 사용합니다. 011로 커플하자고 하더군요. (지금은 010인가요) 그애도 016입니다. 저도 그렇구요. 커플할꺼라면 굳이 011 로 갈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전 오래쓴대다 포인트도 높아서 혜택도 나름대로 받고 있는데 (vip 니까 등급은 높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버려야 할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요즘은 번호 이동 되니까 혜택도 이동되나요?) 그래서 이야기 하다보니 스카이 7200 이 맘에 든다고 하더군요.

 

뭐랄까.. 순간 머리속에 나는 이애한테 봉이구나.. 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핸드폰 사줄수 있겠죠. 비싸봐야 60만원대일텐데.. 저 그렇게 못벌지는 않아요. 3년차 햇수로는 4년넘은 프로그래머 입니다. 크게 많이 버는건 아니지만 사귀는 사람 핸드폰 하나 사주고 요금 못내줄정도는 아니에요. 전에 만나던 여자친구도 몇년동안 때마다 최신형 핸드폰에 요금도 내주고 그랬거든요. 사랑하니까 아깝지 않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애한테 그런말을 들을때 아 이건 뭔가 아니구나.. 더이상은 이사람과 얽히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부터 했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나 너 잊을거라구.. 더이상 너한테 얽메이지 않을거라구.. 그렇게..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끝이난거 같습니다. 아마 요즈음 내마음에 조금쯤 들어온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게 된건지도 모르죠. 하지만 역시 아프네요. 그리 오래 마음에 품었던 사람인데 잊어야 한다는게 무척 힘드네요.

 

전 그애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슨 천사표인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단지 그애에게 난 쉬운 상대였던걸지도 모르죠. 오히려 내가 뭔가 부족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어쩌면 집착했던걸지도 모르겠군요.. 긴시간이었지만 몇번의 입맞춤과 포옹이 전부였던 관계.. 오히려 육체적인 관계가 없었기에 더 오랜시간을 만날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마음 한구석에 그애를 가지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애는 날 사랑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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