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은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것은 다음 타깃이 김경수 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이었다.
김경수와 헤어진 채연은 급히 어디로 인가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누군가를 힐책하고 있었다.
“지금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 아냐? 도대체, 정신을 어디에 팔고 있는 거야? 내가 비는 시간에 잘 감사하란 말이야!”
전화기 저쪽에서 잔뜩 기가 죽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채연을 그녀를 곧 달래 주었다.
“미안해!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 아무튼, 좀 더 잘 해줘. 이번일 만 잘 되면 이제 우리는 자유야… 그래…”
다음날.
새벽같이 채연은 서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하자 마자 강반장과 최형사에게 빨리 서로 오라고 득달같이 전화를 했다.
“새벽부터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차에서 채연의 전화를 받은 강반장은 조금 불안해 졌다.
‘젠장, 왜 이 여자 목소리만 들으면 흥분되면서 불안해 지지…’
채연은 강반장과 최형사가 도착하자 마자, 사건 현장을 다시 직접 답사하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강반장과 싸운 이후로는 죽 경찰이 수집한 자료만으로 만족하던 채연은 적극적으로 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한 채연의 모습에 불안한 것은 강반장 뿐 아니라 최형사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종일 사건 현장을 답사하던 채연은 이정아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새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이건… 뭐죠?”
그녀가 이정아의 컴퓨터 본채를 뜯어 내자 그 안에서 하나의 서류봉투가 나왔다. 그것은 이철 사건의 현장 증거사진 이었다. 그리고 그 봉투의 내용을 본 강반장과 최형사는 무척 놀라는 듯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곧 눈을 마주치고는 무엇인가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그러한 그들의 행동을 채연이 절대로 놓칠 리 없었고, 그녀는 곧 그들의 행동을 간파하고 있었다.
“두 사람. 그 어색한 태도는 뭐죠? 내부자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군요.”
“…”
“다만, 그게 누구인지 몰랐고, 또 확증이 없었겠죠? 맞죠?”
최형사가 사진을 수거하며 말했다.
“지문 감식을 해 보면… 누구인지 확실해 지겠죠.”
“있을 리 없잖아요. 경찰이 그 정도로 한심한 조직인가요? 하지만, 이런 자료를 유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죠.”
“내가 알아보지”
“명심해. 누구한테 전했는지 알아야 해.”
그리고 그녀는 곧 혼자 오피스텔을 빠져 나왔다. 그러나 강반장과 최형사는 그녀를 따라 나서지 않았다. 지금 그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뭘 더 찾는 거죠?”
“그녀는 여기에서 자신이 찾는 무엇인가를 얻었어… 하지만, 나는 아직 아냐.”
“무엇인가 더 있다는 애긴가요?”
“아마도… 다른 피해자와는 달이 이정아는 범인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았던 모양이야… 다른 피해자도 이와 같은 증거물이 있었을 텐데… 우리는 찾지 못했어. 하지만 이정아의 오피스텔은 털면 털수록 자꾸 증거가 쏟아져 나와…”
“그럼…”
“아마, 범인에게 받은 등기도 폐기하지 않고 어디에 인가 숨기지 않았을까?”
“하지만, 제가 범인이라면, 접촉할 때 그 증거물을 가지고 오라고 했을 것 같은데요.”
“내가 이정아라면 말이야, 어차피 범인은 내가 그 등기우편물이 있든, 없든 말이야. 나를 죽이러 오는 자야. 그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게 없으면 그는 보여 주기로 한… 그 어떤, 김채연이 범인이라는 증거물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지 않을 텐데…”
“이정아는 기자야. 다른 사람과는 달라. 작가나 미스터리 동호회 회원, 그리고 사립탐정… 이들의 최종 목적은 김채연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거야. 자신이 스스로 진실을 아는 것이 목적이지. 하지만, 이정아라면… 그녀는 미스터리 보다는 사건 자체의 진실을 밝히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자신이 아는 것 보다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구인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면… 자신이 설사 진실을 모르고 죽더라도… 누구인가 범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까? 그래서 다른 희생자와는 달리 유일하게 내게 사전에 전화를 한 거고 말이야…”
“그럼…”
“아직, 우리가 찾지 못한… 이정아가 받은 등기우편물. 반드시 이 방 안에 있어. 이미 확보한 문여상이 받은 복사물과 비교하면 무언가 단서가 잡힐 거야…”
두 사람은 더욱 치밀하게 다시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연은 지금 성윤기의 대학으로 향하고 있었다.
학교에 도착한 채연은 곧 한 학생을 찾아갔다. 그녀는 이미 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정보를 통해서 정확히 목표로 한 타깃을 잡아채고 있었다.
“누구시죠?”
채연은 오래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일방적으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성윤기가 가져온 사진… 누구 누가 열람했지?”
“무슨 말인지?”
김채연은 그를 노려보며 다시 한번 말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지? 이드 동호회의 한심한 숨바꼭질 정도는 이미 옛날에 다 알고 있어.”
타깃이 된 학생은 자신의 상대가 김채연이라는 것을 깨닫자, 곧 그녀에게 순응했다.
“확인하고 싶은 게 뭐죠?”
“진실에 접근한 회원이 몇 명인가 하는 거야?”
“제로예요.”
“뭐?”
“정말 이예요. 너무 위험한 사건이니까…”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긴 한숨을 내 쉬었다.
“한심한 겁쟁이들 이군… 그러고도 미스터리 동호회라니…”
“실망했나 보군요.”
“하나 더 묻지.”
“뭐죠?”
“누구야?”
“뭐 말이죠?”
“적어도 성윤기가 죽기 전 까지는 이 사건을 조사했을 테고, 그러면 성유기가 사진을 건 내 받은 이정아에게 누가 그 사진을 넘겨 주었는지 정도는 알 것 아냐?”
“정말 집요하군요.”
“어서… 말해!”
“강반장 보다 먼저 그 사실을 알아야 하나 보죠?”
그의 이 물음에 그녀는 엷게 미소를 보냈다.
“적어도 너만은 아직 이 사건에 관심이 있나 보군?”
“이철 사건의 담당 형사예요.”
“그 사건의 담당형사는 2명이야.”
“최호 예요.”
“마지막으로 충고하나 하지. 더 이상 관심 갖지마! 정말 죽고 싶지 않으면.”
“나도 충고하나 할까요?”
“…”
“저 같이 드러나지 않는 추적자들을 모두 찾아 내 제거할 수 없어요. 정말 어쩔 생각이죠?”
“도전이라면 언제든지 받아주지…”
그 말과 함께 그녀는 곧 그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그 즉시 경찰서의 강력반에 전화를 걸어 가정 먼저 전화를 받는 형사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어렵지 않게 최호 형사의 연락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다. 전화를 끊은 그녀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바로 최호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누구시죠?”
“이철사건의 증거사진… 몇 명한테 팔았죠?”
그녀의 이 말에 최호는 금방 당황하는 빛을 드러냈다.
“당신 누구냐?”
그녀는 더욱 고삐를 조였다. 그만큼 그녀는 지금 마음이 급했다.
“닥치고 대답이나 해!”
“뭐야?”
“이제 곧 강반장이 널 찾아갈 거야… 네가 이정아에게 준 증거사진을 가지고 말이야…”
“너…”
“내가 막아줄 수도 있어. 내가 누군지 알지?”
“설마…”
그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 근거도 없는 그녀의 말을 믿어 볼 밖에…
“강반장님이 정말 그냥 넘어가 줄까?”
“내가 누구인 것 같아?”
“그거야… 김… 채연…”
“내가 협조하지 않으면 강반장도 곤란해져… 하지만, 지금 나한테 협조하지 않으면 너만 곤란해 진다고?”
“저…”
“어서 말해!”
“이정아 하고… 문여상 이야…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나도 몰라. 그냥 돈을 주고 넘기면 되는 거였으니까…”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채연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멍청한 자식!”
채연을 전화를 끊어버렸다.
‘두사람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하나는 누군지 모른다고? 빌어먹을 자식! 이래가지고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정보가 되잖아…’
최호가 채연과의 전화를 끊자 마자, 곧 그는 예정대로 강반장의 방문을 받았다. 강반장은 최호를 포함해 이철 사건의 담당형사 둘을 취조실로 불렀다. 그는 사진을 두 형사의 면전에 뿌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누구야!”
“…”
“당장 말해!”
강반장은 지금 두 사람의 목을 조여서 둘 중 한 사람에게 자백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반장의 불 같은 성화에 이미 채연과 통화를 끝내고 잔뜩 겁에 질려 있던 최호는 곧 자백했다. 그러나, 최호는 이미 살해당한 두 사람 외의 세 번째 희생자는 알지 못했으므로, 이제 와서는 큰 의미가 없는 정보였다.
김채연은… 지금 심각한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젠장, 어떻게 된 거지? 오빠는 분명 3명 이상이라고 했어… 그러니까… 설사 내가 포함되어도 오빠 외에 한 명이 모자라… 하지만, 내가 포함된다면 이 살인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 그러니까 결론적으로는 두 명이나 모자라는 게 되… 혹시, 이드 동호회의… 아냐. 그 아이들은 아직 진실을 몰라… 강반장과 최형사라면? 아니 그들도 아직 멀었어. 이 사건이 어떤 사건의 모방살인인지 조차 아직 모르는데… 젠장, 누구지? 나머지 2사람은? 역시, 또 다른 닉네임의 그 인가?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소포를 보냈을 리가 없을 텐데… 이제 와서 규칙을 어길 생각인 거니…? 젠장…”
김채연은 초조했다.
“그냥, 오빠한테 물어봐야 하나…? 아냐, 오빠를 더 위험하게 할 뿐이야.”
한편 서에서는 얼굴이 홍조가 되어서 취조실을 나서려는 강반장에게 최호형사가 말했다.
“저… 반장님…”
“뭐야?”
“이 사실은…”
“일단은 덮어둘 거야… 하지만, 더 이상은 안돼”
“저…”
“또 뭐야?”
“김채연은…”
“그녀는 왜?”
“그녀의 입도 막아 주는 거죠?”
“뭐야?”
강반장은 정말 기가 막혔다. 더 이상 화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취조실 문을 걷어차 발살 내고는 밖으로 나갔다.
“젠장, 어서 가서 김채연을 만나봐!”
“그녀는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요?”
“그녀는 우리가 여기 오는 사이에 이미 어떤 경로를 통해서 최형사를 취조했어… 하지만”
“하지만…”
“아마… 문여상이 확보한 모든 증거물의 마지막 수령자가 김경수라는 것 까지는 모를 거야.”
“반장님은 다음 희생자가 김경수라고 확신하시는 거죠?”
“문여상을 고용한 것은 김경수 야. 하지만, 김경수는 문여상을 앞에 내세우면서 문여상을 감시했어. 그러니까 전면에 문여상을 내세우고, 김필우로부터 자신을 은폐해 온 거지? 그런 김경수는 문여상이 아는 것 이상의 정보를 수집했을 거야. 그가 김채연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었을 거야. 그리고… 그 토론방의 닉네임.”
“닉네임 요?”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희생자는 모두 그 토론방의 인물들이야. 남은 건… No2739와 뽈. 김경수는 둘 중 하나의 닉네임을 사용했을 거야… 틀림없이. 이번에는 둘 중 한명이 죽을 거야.”
“그럼, 최형사가 모른다는 그 나머지 한 명은… 김경수가 아니면, No2739 였겠지…”
“…”
“어쩔 수 없이 지금 우리의 시야에 있는 것은… 김경수 뿐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어. 만약 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No2739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인물을 찾아야 겠지.”
그렇게 그림자 살인은 미궁 속에서도 점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이 다 계획된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