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이상한놈과 100일간의동거』-8번째-

유하 |2004.09.06 16:10
조회 1,024 |추천 0

영자가 택시기사로부터 연락을 받은건 저녁 8시가 좀 넘어서였다.

전날의 과음으로 컨디션도 좋지않은 영자는 택시기사의 무례한행동에

몹시 불쾌해진 상태였다.

제할말만하고 끊는 전화매너도 그렇고 손님의 물건으로

저녁이나 요구하는 속물근성도 그러했다.

화가났지만 아쉬운건 영자였다.

어쩔수없이  종일뒹굴던 옷차림그대로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약속장소로 나섰다.

 

--------------------------------------------------

약속장소에 도착한 영자는 어찌할바를몰랐다.

청바지에 만화캐릭이 사정없이 크게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고급레스토랑에 들어가게생겼으니말이다.

핸드폰도없고 택시기사 전화번호도 모르는상태고.

지금 집에가서 옷을갈아입고오기엔 약속한사람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할것같았다.

어쩔수없이 영자는 숨을 크게쉬곤 문을열기위해 손을 내밀었다.

아..뿔..싸...자동문이였다. 

영자는 귀까지 얼굴이 확~ 달아오름을 느낄수있엇다.

영자를 보자마자 점원들의 인상이 지푸려졌다.

입은 웃고있엇지만.. 눈은 어이없다는듯한..그런 인상이였다.

 

"손님 어떻게오셧나요"

"저..예약이 되있다고하던데.."

영자는 잔뜩 주눅이들었다.

"예약하신분 성함이 어떻게되시는데요"

"택시기사..."

'그인간은 나 망신주려고 작정을했나..멀쩡한 이름나두고 이런식으로

예약하는사람이 어딨어....정신감정즘 필이 받아보라구해야겠다..'


"네 감사합니다 손님.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예약을 확인하자 점원은 훨씬 친절하게 영자를 테이블로안내했다.

"기다리시는 동안 차한잔 하시겠습니까 손님"

"네 쥬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즐거운시간되십시오"


곧이어 다른 점원이 차를 내왔고 영자는 그걸 한숨에 들이키곤 쌩콩한 표정으로

"한잔더주세요" 했다.

-------------------------------------------------------------------

생각보다 차가 많이 막혀서 현수는 조바심이났다.

여자와 약속하면서 시간못맞출까바 조바심내본건 아마 첨인거같다.

그런 자신이 우습기도하면서 그 긴장감이 좋았다.

영자를 첨봤을때부터 그랬다.

자길 민영으로 오해해서 사람들앞에서 망신을줄때도

극장이나, 피로연장에서마주쳤을때도 그녀는 재미있는 반응들을 보였다.

그 재미가 호기심으로 바뀌고 그 호기심이 행동으로 옴겨졌다.

물론 동만이 신경이쓰이긴했다.

하지만 도덕적이지 않은 관계도 서슴없이해왔던 현수에게 그건 큰 걸림돌이 되진못햇다.

그리고 부임첫날 직원들의 신상명세서를 살펴보다 흥미로운걸 발견했다.

장동만대리가 미혼이라는 점.

'함께 사는 사이라...'

현수는 코웃음을 치고  안전벨트를 풀었다.

그러곤 곧장 반대차선으로 차를 몰고들어갔다.

사방에서 크락션을울려댔고 욕설을해댔다

현수는 안다.

영자와의 만남도 지금처럼 이렇게 위험스럽고 손가락질받을거란걸

하지만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여자에게 신이나있었다.

그래서 시작해보기로한다. 어떠한 형태로든 그녀에게 다가서보기로...

------------------------------------------------------------------

시간을 보자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현수는 대기실한쪽에 마련대있는 흡연구역에앉아 담배를 한대물었다.

그리곤 성질급한 그 아가씨에게 자신을 어떻게 납득시켜야하는지

그제서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답은 한가지였다.....

----------------------------------------------------------------

"나 민영이아니야"

영자는 갑자기 민영과 똑같은 얼굴을 한 사내가

자신의 테이블에 털석 앉아대며 다짜고짜 자신이 민영이아니래니 황당했다.

"뭐...뭐예요?"

"몇달전에 카페에서 혜미친구라며 바람피지말라고 망신준적있지?"

영자는 입만 쩍벌린채 아무말도못했다.

"그때도 나였어. 그리고 피로연장에서도 나였고. 오늘도 나야. 난 현수야. 차현수"

".........."

"그렇게 입벌리고있으면 침흘리지않나?"

"그럼. 당신 누구예요?"

"못들었어? 차.현.수"

"아..아니..이름은 들었는데..내말은 이름이아니구..그게.."

영자는 맘이 급해지자 말을 더듬기까지했다.

"나랑 민영이 관계나..뭐 그런거 묻는건가?"

"네..맞아요. 그거예요"

"그래? 우선 밥부터먹으면 안돼나? 나 배고픈데."

영자는 그때서야 자신과 선약한 택시기사 생각이났다

"저..저기, 미안한데 나 약속있어요. 지금 애기해줘요"

"아..핸드폰! 밥먹고 돌려줄게 차에두고왔거든"

"다..당신..그 택시기사???"

---------------------------------------------------


식사를하는내내 영자는 뒷통수라도 맞은 기분이였다.

빨리 그릇들이 치워지고 저남자입에서 영자가 궁금해하는 모든것들이

쏟아져나와주길바랬다.


"왜?? 맛이없어?"

"맛이있을리가 없자나..."

"하긴..술이 심히 과하더군.."

영자는 물잔을 손에쥐며 현수를 흘겨봤다.

'저인간이였단 말이지. 왕싸가지..어째 하는짓이 밥맛이다했다'

"그렇게 보고있으니 쑥스러워 밥을먹을수가없군. 밥대신 날 음미하나??"

"뭐..뭐라구요?"

"비싼 밥시켜놓고 구경만하다가갈꺼야?"

그건그랬다. 언제또 이런곳에서 밥한끼 먹어보겠나 싶어서

억울한마음에 음식을 꾸역꾸역 집어넣기시작했다.

음식이 맛있어서 비싼게아니라 비싸서 맛있는것처럼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가 나오자

영자는 기다렸다는듯 현수를 다그치기시작했다.

"이제 애기해줘요"

"민영인 내 동생이야. 우린 어머니가 다른 형제지."

"형이 있다는 애긴 못들었는데..민영씬 여동생만 한명있자나요"

"난 숨겨서 길러졌어.. 민영이 아버지가 바람펴서 날 낳았거든

 민영이와도 서로 얼굴본지 얼마되지않았고"


영자는 정말 이런일이 실제로도 있긴하는구나 놀란입을 다물줄몰랐다.

그런일은 드라마에서나 있는일인줄만 알았는데..

현수가 가엽게느껴졌다.


"미..미안해요.. 그런줄몰랐어요. 알았다면 묻지않았을거에요 정말루"

"괜찮아. 대신 그쪽이 저녁사자나. 이럴줄알고 내가 돈즘쓰게한거야. 핸드폰 보관료로

비싼 저녁얻어먹긴 좀 미안했거든. 그러니 쌤쌤하자구."

"그..그러져 뭐"

영자는 자신의 지갑상태가 은근히 걱정되긴했지만

자존심때문에 그냥 내고말자 맘먹었다.


"당신..참 재밌는 여자야."

"네?"

"이제 그만 일어나지? 핸드폰 안받을거야? 계산하고 내려와"

현수가 던져논 계산서를 집어든 영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정말 인간이 한끼먹는 밥값이란말인가..액수를  세어보고 또 세어봐도

자그마치 오십팔만원이었다.

얄미운 왕싸가지는는 이미 문을 나선상태였다. 

영자는 울쌍이되었다. 이정도의 저녁식사를 사야하는줄아았다면

핸드폰을 포기했을텐데..

요즘 날고뛰고하는 최신형을 사고도남을액수가아닌가??

아...역시 왕싸가지에 왕재수였다...


가뜩이나 곱지않은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점원들의 시선이 더 따가워지자

영자는 카운터로 향했다.  자리에앉아 버틴다고 그 왕싸가지가 돌아와서

음식값을 내주는 일은 없을테니까....

계산서와 카드를 카운터에 내밀고 분한마음에 큰숨을 들이켰다.

 

"손님 이미 계산이되었는데요"

"네?"

"예약하신분이 지불을 마치신 상태입니다"

".아...네.."

"즐거운 식사되셨습니까 다음에 또 찾아주십시오"


영자는 고개를 끄덕거리곤 서둘러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그인간 끝까지 사람 쪽을주는구만, 첨부터 날 놀릴작정이였어.'


영자가 레스토랑을 나오자 차한대가 빵빵거렸다.

차창이 열리고 현수가 손짓을했다.

"이제 핸드폰 돌려줘요"

"타 태워다줄테니까"

"됐어요! 그냥 핸드폰주세요"

"타! 타면줄테니까"

"나 댁이랑 장난하고싶지않아요.

첨부터 당신한테 놀림당하는 기분이야 불쾌하다구"


영자가 화를내자 현수가 차에서내렸다.

"저녁사고싶었다면 안나왔을거아냐

그쪽이랑 오해풀고싶어서그런건데 불쾌했다면 미안해"

현수가 차문을 열어 영자의 손목을잡고 살짝 끌었다.

놀랜 영자가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놔요! 탈테니"


차를 타고가는동안까지 영자는 생꽁하게 창밖만 쳐다보고있었다.

현수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

"왜 웃어요?"

"아까 내가 그쪽 손잡았을때 얼굴이 귀까지 빨개지더군. 귀여웠어"

"뭐..뭐라구요?"

"아..미안 미안 또 놀림당한거같았다면"

"핸드폰이나주세요"

"화나 좀 풀라구..."


현수가 양복안쪽주머니를 더듬어대더니 뭔가를 꺼내 영자에게 내밀었다.

핸드폰이였다.

"뭐야? 첨부터 가지구있었자나"

영자가 휙 나꿔채가며 눈을 흘겼다.

"아~ 이제 뭘 빌미로 만날 핑계를 대나~"

"이제 애기해바요 당신 택시기사맞아요?"

"택시기사는 아닌데 그날 하루만 택시기사한거라고 치지"

"무슨대답이그래?"

"또 물어볼것많던데 애기해보라구"

"밥값은 냈으면서 왜 사람 당황하게해요"

"당황했나?"

질문을 해놓고보니 자존심이 좀 상했다.


"당신 좀 이상한사람인거알아요?"

"그럼 성공한거구."

"성공이라니?"

"그쪽이 날 이상하게 봐주길 원했으니까"

차는 어느새 영자의 집앞 골목으로 들어섰고 영자는 서둘러 내릴준비를했다.

"핸드폰도 식사도 암튼 고마워요.. 좀 불쾌하지만 고마운건 고마운거니까요"

"그럼 또 만나줄래?"

"그만세워주시져!"

차에서 내리자 동만이 대문앞에서있는게 보였다.

동만도 영자를 봤는지 웃으며 손을 살짝흔들어댔다.

뒤이어 현수가 차에서 내렸고 현수를 본 동만의 얼굴이 굳어졌다.

"팀장님?"


-------------------------end-----------------------

다들 잘 지내셨나요 ^^

전 좀 힘든 몇주를 보냈답니다..

힘내서 다시 다시 시작해보려구 글두 다시 쓰구요

화이팅!!!!

재미없더라두 꼬리말 마니마니 남겨주세요~!!

꼬리말 중독증 환자거든요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