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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렌지걸 -> 여름을 끌어 안고서 2

님프이나 |2004.09.07 00:41
조회 2,260 |추천 0

여름을 끌어안고서2


  지은이의 찰랑거리는 모습으로 캐빈에겐 다시 한번 터질 것 같이 섹시한 순간이 메아리 쳤다.

(E) “ 나가자!”



  지은이는 그것 또한 알았다. 섹시한 메아리로 캐빈이 지금 꼼짝 못한다는 것을. 소년의 불장난! 아니, 소년이 악동이 되어 저질른 불장난과 꽃다발은 소녀를 진짜 오렌지걸로 만든 것이다. 불장난만 저질렀더라면  보통의 청순소년소녀들 출신들처럼 어정쩡 어색했을 것이고, 꽃다발만 받았으면 시시했을 것이다. 또한 불장난이 있던 날, 캐빈이 까만 어둠 속에서 방문을 열고 모범생처럼 나갔더라면, 지은이는 어땠을까? 아마! 지은이는 캐빈을 발로 뻥 차버렸을 거야.


  지은이는 다시 한번 캐빈에게 메아리 쳤다.

  “ 나가자!”



  ‘ ㅎ ㅎ, 게임 오버야! 이제 완전 넌 내거야.

   캐빈 넌 날 계속 재밌고 행복하게 해줘야 되

   너 한 터프하잖아?’


  물론, 캐빈은 방심해선 안 된다. 캐빈의 완전한 오렌지걸이 된 지은이는 재미없으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캐빈은 지은이의 손에 이끌려 툭툭 일어났다.


  근데, 이게 웬일?


  소파 뒤에 숨어 있던 아주 커다란 강아지 세인트버나드가 캐빈의 바지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E) “ 컹 컹컹!”


  “ 세인트 그럼 안 되지!”   

  지은이는 아주 커다란 강아지 세인트버나드를 나무랐고, 세인트는 억울했다.

  ‘ 주인님, 안된다고요. 지금은 안 된다고요. 나만 놔두고 나가시면 안 된다고요.’ 세인트의 칭얼댐은 애원에 가까웠다. 캐빈도 그게 좋지만은 않았다. 세인트가 캐빈을 째려보는 것이 강아지와 경쟁하는 것 같아 기분도 안 좋았다.


  캐빈은 바지를 툭툭 털면서 화끈한 계략을 생각했다. ‘ 지은이 꼬셔서 저 개 팔아버리자고 그래야지...’ 집 채 만한 강아지 세인트버나드도 화끈한 캐빈의 계략을 아는 듯! 다시 또 컹 컹컹... 몸을 비틀고 바닥도 굴러보고? 하지만, 소용없었다. 주인님은 지금 연애중, 그래서 개는 개끼리, 인간은 인간끼리. 세인트의 주인님, 지은이는 터질 것 같이 섹시하게 차려입고 지중해풍 거실을 ‘캐빈 리’라는 멋진 남친과 함께 뛰쳐나갔다.


   지중해풍 거실을 뛰쳐나와 도착한 곳은 벌루닝 장소였다.


 

 

   “ 지은아!”


    벌루닝은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대형 풍선에 바구니를 달고, 그안에 사람이 올라타 하늘을 나는 스포츠다. 캐빈은 위험한 레포츠 같은 것들을 좋아하는 삼촌들과 개인 헬기 같은 것을 타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헬륨가스를 잔뜩 넣은 벌루닝을 타는 것은 처음이다. 벌루닝의 크기는 풍선의 지름 22m 정도, 높이 32m 정도로, 높이는 ‘자유의 여신상’ 높이와 동일해보였다. 지은이와 함께 떠오른 것은 수직 1백50m까지 상승. 캐빈은 수직 1백50m 상공에서 기분이 훨훨 날아오르는 것 같아, 아주 상쾌하고 좋았다.


   “ 지은이 너! 벌루닝 운전도 배운 거야?”

   “ 아주, 쬐금!”


   지은이는 명랑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 너?”

   마침, 바람이 꽤 세게 불어 벌루닝이 흔들렸다. 근데, 이게 웬걸 캐빈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은이와 함께 웃음이 나왔다. 바람 때문에 기구가 바람을 품어 스릴 있어 더 좋았던 것이다.  지은이의 미숙으로 기구는 바람 따라 더욱 흔들 퉁퉁. 캐빈은 지은이가 조금 미숙해서 더 욱 재밌기도 하였다.


   머릿속도 텅 빈 것처럼, 아주 깨끗하여 캐빈의 머릿속에 낭만적 상상만이 가득해졌다.


   “ 비켜봐! 나도 좀 해 볼께.”

   “ 싫어!”


   “ 어...어!!’


    벌루닝이 흔들흔들! 알콩달콩. 옥신각신.


   그렇게 벌루닝에서의 낭만적 상상과 시간은 붉은 태양이 사라지는 시간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벌루닝 안에서 본 붉은 태양이 사라지는 풍경은 황홀과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지은이에게도 그 황홀함과 자유로움은 ‘프리다 칼로’의 몽환과 열정을 선명히 경험하게 해주었다. 지은이가 생각해도 캐빈네 집에서 ‘프리다 칼로’의 열정적 그림이 지은이에게 감시카메라로 보였던 것이 웃기기도 했다. 아마도 지은이가 첼리스트로서 항상 그 자리였던 것도 지은이에게 그런 몽환과 열정을 선명히 체험할 기회가 없어서였을 것이다. 끊임없이 practice와 exercise만이 있었던 지은이에게. 


   벌루닝을 마치곤 마트에 들렸다.


(E) “ 파프리카!”

(E) “ 그린 토마토, 오렌지!”


   마트에 가선 닥치는 대로 또는 생각나는 대로, 카트에 아무거나 마구 주워 담았다. 캐빈의 생각에도, 지은이의 생각에도 다 집어넣고 무슨 요리를 만들어도 맛있을 것만 같았다. 카트 꼬박 찼던 식품들은 캐빈의 쿠페(2도어 스포츠카) 뒤 칸에 툭툭 집어넣었다.  

  

    “ 아이, 발 아파.”


   주차장에 쿠페를 파킹하자, 지은이가 발이 아프다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 무척 돌아다니긴 하였다. 그것은 섹시한 차림의 지은이에게 무리였던 활동량이었다. 지은이는 캐빈이 눈치 채기 힘들게 캐빈 보다 카도어에 가까운 발의 구두를 이미 살짝 벗고 있었다.


    “ 그럼 두 쪽 다 벗지 그랬어?”


   캐빈은 쿠페에서 내리면서 지은이를 잡아주었다.  


   “ 그럼, 안 예쁘잖아?”


   ‘ 지은아?’  

   그때였다! 캐빈의 눈동자에 비친 지은이는 섹시함보단 너무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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