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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명칭을 대충 짓는게 문제의 발단임

우리나라는 지명을 만드는데 있어서 굉장히 건성으로 하는 경향이 심하다. 가령 예를 들면 동쪽에 있으면 동해, 서쪽에 있으면 서해, 남쪽에 있으면 남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동부, 서부, 남부, 북부등의 학교의 위치가 도시의 동쪽인지 서쪽인지 남쪽인지, 북쪽인지를 기준으로 학교명을 정하는 경우는 너무나 많아서 입이 아플 지경의 수준이다.

게다가 경기장명칭등에서도 역시 독특한 이름을 부여해서 멋들어지게 지어볼 생각도 없는것 같다. 2002년 월드컵을 위해 만들어진 월드컵 경기장들은 하나같이 도시명과 월드컵이라는 두가지 용어로 경기장의 이름이 정해져 버렸다. 예를 들어 수원월드컵경기장, 대전월드컵경기장등이 그와 같다. 빅버드니 퍼플아레나니 하는식의 애칭으로 부르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현지 축구팬들의 깨어있는 의식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허나 세계 어느 국가가 경기장을 저렇게 단순하게 도시명에 월드컵만 붙이고 부르고 있는가. 제각각 멋들어진 멋진 명칭을 정해서 특별하게 부르고 있지 않던가. 우리나라의 야구장, 농구장, 종합경기장등은 더이상 언급해봐야 입이 아프다. 그냥 지역명을 앞에 붙여놓고 야구장, 농구장, 종합경기장이라고 칭하는게 전부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다가 OO동에 있으니 OO을 집어넣는 단순한 명칭부여 또한 가장 보편적 명칭의 방법 중 하나이다. 인천의 문학동이라는 곳에 있는 경기장이라는 의미의 인천문학경기장, 서울 상암동에 있다고 하여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등이 그와 같다.

저러한 관행이 국가내에서의 관행이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것이다. 왜냐면 특정 도시가 소유한 특정의 경기장 혹은 학교명등은 표기상 OO시 OO초등학교와 XX시 OO초등학교처럼 뚜렷하게 구분이 가능한 일이고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름이 같은 OO초등학교라도 OO시와 XX시라는 소속도시를 기준으로 뚜렷한 기준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동해... 딱 잘라 말해서 동쪽의 바다라는 말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봤을때 동쪽에 있는 바다를 뭉퉁그려 동해라고 칭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단순한 명칭인가. 우리 입장에서는 동해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인접국가인 일본의 입장에서는 동해가 동쪽의 바다가 될 수 없다. 일본해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동해의 타당성을 주장하는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정당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제3자인 세계인들에게는 동해 역시 일본해 만큼이나 자국중심적인 명칭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이렇게 동해에 대한 거부감은 일본 현지에서도 나타났었었다. 한 일본의 신문사설에서는 일본에서는 동쪽 바다가 아닌데 동해라고 하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하면서 일본해도 동해도 분쟁을 해결할 좋은 명칭이 될 수 없다고 하여 대안으로 청해라고 부르자는 사설이 실렸었던걸로 기억한다. 어차피 동해와 일본해의 싸움이라면 이건 세계인을 상대로 역사상, 논리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닌 로비등을 통한 부당한 방법으로 설득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국가간의 힘의 논리 혹은 어떤 관행상의 문제로 명칭이 일단락이 될거라면 분쟁의 확실한 해결이 조속한 시일내 결정되지 못한다면 저 유럽의 북해처럼 빼도 박고 못하는 지경에 이를 가능성도 높다.

차라리 저런 경우라면 동해보다는 한국해가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주 아래쪽에 멕시코만이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다인종, 다민족국가라 명칭등에 있어서 관용적인 나라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플로리다 아래의 만을 멕시코만이라고 부르는 것은 강대국 미국의 입장에서 아무런 반발도 하지 않았다는것이 좀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다. 물론 미국의 한 주의 이름은 뉴멕시코주이니 미국의 관용적인 태도는 이해를 못할바는 아닐 것이다.

이렇듯 여러나라가 서로 공유하고 있는 자연물에 대해서는 한 국가의 국가명이 명칭으로 사용되어지는 선례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일본해의 정당성은 차치하더라도 일본이라는 국가명이 언급되어 만들어진 일본해라는 명칭은 멕시코만이나 남중국해등처럼 하나의 국가간의 공해의 명칭을 표기하는데 사용되어진 선례의 존재들과 분명히 연결되고 있으며 이런점은 우리에게 무언가의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이 경우 오히려 우리는 동해 보다는 한국해로 밀고 나가는게 더 승산이 있을 것임은 자명하다. 아니면 다른 대안으로써의 명칭을 새로 정하는것도 방법이다. 일본해를 막고자 한다고 동해로 밀어부치는것은 한국인이라는 감정의 테두리에서는 설득력있는 것이겠지만, 어차피 우리는 세계를 상대로 해야한다. 이럴 경우 현재 거의 공식명칭으로 굳혀진 일본해를 없애는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즉 일본해 폐기를 위한 대안적 명칭의 선정은 필수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서쪽에 있는 바다라 하여 서해라고 불렸던 서쪽의 바다는 이제 황해라는 공식명칭으로 바뀐지 오래다. 우리 기준에서는 서쪽에 있는 바다라는 의미에서 서해가 타당하나 중국의 입장에서는 서해라는것은 말도 안된다. 문제는 우리 국가내에서는 동서남북이든 , 국내 부속물인 서해대교든, OO동에 있다고 건물등을 만드는 족족 OO의 명칭을 붙이는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간의 일이라면 그 문제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남해다. 중간에 제주도가 있어서 우리가 그 바다를 남해라고 부르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도 우리만의 멋들어진 명칭을 독창적으로 지어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 중 하나로 선정된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보라. 여전히 지명에다가 월드컵을 붙여서 이름화한게 전부다. 그냥 대충 말하면 제주도라는 섬에 있는 서귀포라는 도시에 만들어진 월드컵을 위한 경기장이라는게 의미의 전부다. 세계 유수의 경기장, 건물들의 이름들을 한번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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