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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길들이기..

오래된스카이 |2004.09.10 14:25
조회 2,001 |추천 1

일단은 제목에 '길들이기'란 말을 적어 시어머니께 죄송하단 얘기를 먼저 하구요.

그럼에도 제가 이렇게 제목을 적은 건...

많은 한국의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힘들어 하기 때문에.

그나마 아직 며느리가 안된 사람(저 포함)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그래서 좀 못된 단어를 썼습니다.

 

전, 11월에 결혼할 예비신부입니다.

아직도 해?말어?로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지만..

뭐, 큰 심경의 변화만 있지 않는 한 할 것 같네요..

 

저의 신랑(거의 아들 같지만) 될 분의 가족사항은

어머니, 누나1, 누나2, 누나3, 신랑이죠.

누나들은 다 시집을 가고 어머니와 게으름뱅이 아들, 이렇게 둘이 살고 있죠.

어떻게 저떻게 해서 처음으로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간날은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다시 데려다 주기 귀찮아서(어이구!!) 그냥 우리집에서 같이 자자~ 하더군요.

어머니, 약간 황당해 하면서도..그래..그러자..하시더군요.

전 그 전에 집에 몇 번 다녔기 때문인지(어머니 몰래~) 별로 불편하지도 않고 뭐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 혼자 잘~ 잤습니다.

 

그 다음날..일요일 아침..

그래도 손님이라고 어머니는 식탁에서 뚝딱뚝딱, 아들은 거실에서 쿨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식탁에 앉아 '어머니..뭐, 도와드릴까요??'

'아니, 하는 것도 없어서 별로 도울 것도 없고.. 담에 많이 할텐데..오늘은 그냥 있어도 된다..'

'네...그냥.. 먹던 거 대충해서 간단하게 먹어요. 많이 만드시지 말구요~'

'그래..그래..'

어머니, 지금도 그렇지만 남의 딸도 귀한 줄 아시는 분이시라 심하게 하시는게 별로 없죠..

그러나...그래도 어머니가 시어머니 맞는 일이 있었으니..

사건의 발단은 아침밥을 먹던 식탁 앞이었습니다..

 

셋이 앉아 밥을 먹는데.. 드닷없이 부스스한 아들을 보고는 하시는 말씀이..

'(저를 보면서) 야를 데리고 올라고 그 좋다던 선자리를 다 마다했나??'

말투는 부드럽고, 농담조로 물어보셨죠..

그런데.. 아무리 부드럽고 아무리 쁘게 말을 하더라도, 저한테는 턱! 걸리는 말이니..

'엉?? 어디?? 어디 선 본게 좋았었지??'

이 게으름뱅이 내 좋으라고 그런건지, 진짜 물어보는 건지..

어머니 조금 민망했는지 그냥..'호호호' 웃으십니다.

그러면서도 '아, 왜 공무원도 있었고, 약사도 있었고..어쩌구 저쩌구..'

음...얼굴 표정 관리하기 쪼끔...힘들어 지는 저...

평소 지고는 못사는 저, 당근 시어머니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어머니~~ 원래 너무 너무 좋은데 찾다보면 나중에는 제일 안좋은게 걸린다잖아요..

....그래서, 저도 오빠(남친)를 만났나봐요~ 에휴...둘 다 안됐쬬 뭐~~'

'호호호'

'히히히'

.......상황종결입니다..

 

저의 시어머니..

여자로 참 힘든 세상을 살아오셨기에...

우리나라 여자라면 대부분 갖게 되는 아들에 대한 경외감..

같은 여자로써 불쌍한 면도 있고, 또 존경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현명하시고 사리 분별력 정확하시거든요..

지금은... 우유부단하고 게으름뱅이인 아들보다 저를 더 믿고 감싸주십니다.

심지어...당신 아들하고 결혼하게 되어 저보고 너무 마음이 아푸답니다.

그래서 아들 낳은 보람 느끼시라고, 같이 살자고도 말씀 드리고 잘할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까운건..아들 교육을 왜 저렇게 시켰는지..

그래도..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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