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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옥떨메 15

향기 |2004.09.19 23:40
조회 674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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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정말 도시가 아기자기 하네? 미국이라고 하면 

크고 평탄하고 그런것만 생각했는데 이도시는 아닌거 같아..”

 

“그래서 미국사람들이 제일 살고 싶은 도시가 샌프란시스코야.

바다도 보이고 언덕도 있고…”

 

“저게 달력이나 사진에서 본 골든게이트 브리지(금문교)구나!

그저 그러네. 야, 바람이 장난이 아닌데?

바람 때문에 추워. 오빠가 두꺼운 거 챙기라는 말 안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옷 대신 내가 껴안아 주면 되지 뭐…ㅋㅋ”

 

“이 아자씨가 오늘 좀 이상하네… 제 정신 좀 차리세요…

여기서도 저렇게 두꺼운 티셔츠 팔고 있구만…”

 

“비싸고 질도 별로 안 좋아… 하긴 추우면 사 입게 되지..”

 

“차이나 타운으로 저녁 먹으러 가자!”

 

“말로만 듣던 차이나 타운?” O.K 가자구요…”

 

 

“와 정말 맛있다. 한국의 중국음식이랑 틀리네…”

 

“한국의 중국음식이 한국화 된 것 처럼 여기도 퓨전이야…”

 

“그래도 난 맛있다. 요즈음 통 못 먹었는데..”

 

“그래… 지난번 보다 더 빠진거 같은데? 난 너가

통통한게 좋은데…여자들이 왜 기를 쓰고 살빼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참, 오빠는 별종이다… 다른 남자들은 마른 여자를 더 좋아하는데..

왜, 있잖아 날씬한 여자들 지나가면 남자들 눈 돌아가는거…”

 

“난, 통통한 여자가 좋아. 그래서 널 좋아했는데 마르면 어쩌냐`”

 

컥…컥…

 

“날 좋아 한다구?”

 

“그래? 내가 사랑한다고 한 것도 아닌데 뭘 놀래?”

 

“아차차, 그렇지. 사랑이랑 좋아하는 거는 틀리지…동생으로서…

알았어..”

 

“조그만 게 따지기는…사랑하고 좋아하는 거 차이점이 뭐니?”

 

“글쎄, 좋아하는 거는 그냥 좋은 거고 사랑은 틀린 거 같아.

그 사람이 아파하면 아픈 것 같고 그 사람이 좋은면 좋고

없으면 보고 싶고 생각나고 뭐하나 궁금하고…”

 

“진영이….사랑…하니?”

 

“어~ㅇ, 헤….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어리잖아. 내가 전에

사랑을 해봤으면 알겠는데…”

 

“뭐… 문제 있어? 그래서 여기 온 거 아냐? 문제 해결 하러…”

 

“문제는 무슨 문제…진영이도 군대 있고 나도 취직하려면 견문 좀

넓혀야 하잖아… 사실 나 오빠 회사에 들어가려고 공부하고 있어..”

 

“우리 회사? 너 맨날 욕해 놓고…일 많이 시킨다고..”

 

“그래도 대우가 제일 세잖아. 일단 시험은 쳐놓고 떨어지면

다른데 가고…”

 

“꼬맹이가 벌써 컸네…나랑 이런 얘기도 하고…시간 참 빨리 간다…”

 

“그러게…시간이…넘~ 빨라….”

 

 

 

새벽에 눈을 떴다.

 

눈부신 햇살도 있지만 시차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은성 오빠 덕분에 거의 하루 만에 시차적응을 했다.

 

며칠 동안 은성오빠와 여기저기를 다녔다.

 

피셔맨즈 워프에 가서 유람선도 타고 알카트라즈 섬도 보고..

 

시빅센터 라고 부르는 지역에 가서 미술관이나 오페라 하우스도 보고...

 

같이 걸어 다니며 길거리 구경도 하고 야외카페에 느긋하게 앉아

 

이야기도 나누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창 밖을 본다.

 

일찍 출근을 서두르는지 간간이 차들도 지나가고 저 멀리 바다를 보니

 

딴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진영….

 

언제나 내 머리 속에 박혀 있는 이름….

 

그래도 이곳에 와서 며칠 돌아다니는 동안 생각을 잊었었다.

 

나에게 너무나 잘해주는 은성 오빠.

 

진짜 오빠처럼 자상하게 이것 저것 챙겨주니 편하다.

 

날 위해 그 일 벌레가 월차도 내고 여기저기 구경 시켜 주고…

 

은성 오빠도 일하느라고 관광 한번 못했는데 나 때문에 관광한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아래층에 내려가니 역시 오빠도 창 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은성 오빠와 진영이는 체격도 비슷하고

 

헤어스타일도 비슷하다.

 

다른점은 은성오빠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약간 딱딱한 인상이고

 

진영이는 귀엽고 섬세하다고나 할까?

 

 

“오빠! Good morning!”

 

“어, 일어났니? 그래 나도 Good morning!”

 

“나도 커피한잔 주라..”

 

“거기 머신기에서 따라 먹어..”

 

나도 커피를 따라 조용히 오빠 옆에 나란히 섰다.

 

바다를 보고 있었다.

 

“참, 아름답다..”

 

“맞아….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면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잡념이 없어지고 평온 해져…”

 

“오빠는 좋겠다…이런데서 누리고 사니…”

 

“나한테 시집오면 너도 이렇게 할 수 있어…”

 

“농담, 그만하라니까 그러네…”

 

“나, 농담 아냐…나리야…”

 

“은성…. 오빠!”

 

“나리야! 진짜야. 너가 진영이 때문에 여기 온 거 알아..

너희 엄마가 전화해 주셨어…. 그렇게 속상할 거면 그냥

나한테 와….나도 이제 독신 생활에 지쳤거든…”

 

“오빠! 미쳤어! 우린 남매 사이나 다름 없어… 그리고 내 나이가

이제 23살인데 벌써 결혼을 해! 사랑도 없는…”

 

“피를 나눈 남매가 아니잖아… 그까짓 사랑이 뭔데? 너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고 기껏 나한테 와서 투정이나 부리고…”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는줄 몰랐어. 내가 나가주는게 나을것 같아

나 갈께. 더이상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

 

나는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뭐야… 여행 와서 잊어 버리려고 햇는데 더 머리 아프게 됐으니…

 

 

‘괜한 말을 했다. 내가 너무 조급했다.

여기서 붙잡고 싶었어. 이대로 가면 널 놓칠 것 같아서..

이대로 보내면 널 영영 잡을 수 없을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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