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참 많이 아픈데 이야길 할 사람이 없다.
생각하면 자꾸 눈물만 흐른다.
며칠전 18년 만에 엄말 만났다.
어릴적 부모의 이혼으로 나와 동생은 아빠와 살게 되었다.
어릴때는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의처증이 먼저 였는지 바람이 먼저였는진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 엄만 다른남잘 만나 우릴 버리고 가버렸다.
정말 바람처럼.
헤어질때 어린 동생과 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숟가락 하나 남겨놓지 않고 엄만 다 가져 가버렸다.
텔레비젼이 보고 싶어 동생과 난 옆집 방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할머니가 쌀 아낀다고 이틀이 멀다하고 수제비를 끓여주셨다.
그래도 엄마가 좋았나보다. 엄마랑 떨어지는 게 싫어서 같이 살겠다고 했지만, 아빤 우릴 보내주지 않았고, 엄만 우릴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엄마가 가고 난뒤, 할머니가 오셨고, 우리둘을 길러내느라 무던히도 고생하시고 세월이 흘러 우리곁을 떠나셨다.
이혼하고 얼마안있어 엄만 나와 동생을 찾아왔다.
우린 신났고 엄만 우리에게 인형을 사주셨다. 중국집에서 만두도 먹고.
헤어지고 집에 가야하는데 집에 가기가 무서웠다.
아빠가 엄마 만난걸 알면 무지 화를 내실것 같아서.
그래서 장농에다 인형을 꼭꼭 숨겨두고 있어야 했다.
그뒤에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18년만에 만났다.
세월이 약이였는지, 우린 그런대로 잊고 살았다.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 난 모른다. 느낌도 모른다.
본래 처음부터 엄마가 없었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고등학교때, 아빠로 부터 엄마 소식을 짧게 들었다,
"니 엄마 딸 둘놓고 산다더라, 못된년이다. 절대 찾지마라"
고등학교때까진 엄말 증오했다.
근데, 세월이 흐르니 무관심 해지더라.
나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처럼, 궁금해지지도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얼마전, 아빠에게서 니엄마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냥 멍했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근데, 왜 돌아가셨는지 궁금해서 18년만에 외갓집에 전활 했다.
전활했는데 눈물이 쉴새 없이 흘렀다.
외숙모를 통해 엄마는 살아계신다는 이야길 전해 들었다.
근데, 5년전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서 아직까지도 좀 아프시다고 했다.
기억도 잘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몸도 좀 불편하고.
우린 만나보기로 했다.
나와 동생은 이미 결혼을 했고, 이젠 편한마음으로 볼수 있을거 같았다.
근데, 만날 시간이 다가올수록 난 도망가고 싶었다.
18년의 시간을 뭘로 채울지.
큰어머니와 함께 우린 엄말 만나러 갔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남자분이 약속장소에 나와 있을거라 했다.
우린 길을 헤메다 그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차안에 우두커니 있는 엄말 봤다.
내려서 우릴 보는데, 금새 눈물이 났다.
엄마도 눈물을 감추는듯 울고 있었다.
우린 조용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이야길 했다.
근데, 18년동안 못 봤는데, 무슨 이야길 해야 할지.
드문드문 정적이 흘렀다.
엄만 늙어 있었다, 하늘하늘하고 이쁜 얼굴이였던 엄만 이제 50대의 중년의 여인이 되어있었다.
한눈에 봐도 아파보였다, 한쪽손은 거의 쓰질 못했고, 언어도 약간의 장애가 있었다.
준비해간 내 웨딩앨범을 보여주면 우리 신랑을 알려주고 가족들을 알려주었다.
왼쪽뇌가 마비되어서 그런지 고모들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백숙집이였고, 손을 못쓰시는 엄마는 닭을 먹지도 않고 있었다.
근데, 엄마의 어깨가 너무 작고 안쓰러워 보였다.
예전엔 큰소리치던 엄마였는데, 이젠 아이같은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난 닭살을 잘게 찢어서 엄마곁에 놔 주었다.
그땐 증오도 무관심도 없었다. 그냥 한없이 약하고 안쓰러워 보이는 한여자였다.
엄만 나와 동생을 한참을 쳐다보시며 " 이쁘다"는 말만 해댔다.
내가 어릴때 우리가 기억나요 물어봤더니, 손사래를 치며 "몰라. 나 몰라, 기억안나"
참 가슴이 아팠다. 화가났다. 막 따지고 싶었다.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우릴 낳을때 그 힘든 산고의 고통도 기억안나고, 핏덩이 같은 아기 키우는라 잠못자며 힘든것도 기억안나냐며, 그래도 난 당신의 딸로 당신은 나의 엄마로 살았었는데, 그 모든 세월이 기억안나냐고.
허무했다. 정체성이 흔들림이 오기 시작했다.
커가면서 참 궁금했다.
날 가졌을때 어떤 태몽을 꿨는지, 내가 언제 걸었는지, 엄마소리를 언제 했는지, 귀엽고 이쁜 딸이였는지
참 많이 궁금했는데. 물을 사람이 없다.
내 엄만 그렇게 전혀 딴 사람이 되어서 내 앞에 초라하게 앉아 있었다.
우릴 알기나 하는건지, 아님 이런일이 있었다를 듣고 이자리에 나온건지.
이럴줄 알았음 조금더 일찍 만날텐데.
난 내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속터놓고, 엄마가 미안하다 그래도 잘커줘서 고맙다 그런말을 해주길 바랬는데.
그럼난, 지나간 세월은 어쩔수 없으니 아프지 말고 잘살아달라고.
그렇게 풀어버리고 싶었는데.
우린 아무말도 안했다.
그렇게 헤어지고 돌아오는길, 동생은 화가 아주 많이 났다.
왜 엄말 만났는지 모르겠다고, 그리고, 엄마와 함께 온 그남자가 예전 엄마가 바람핀 남자라서 너무 화가 났단다.
그남잔 우리 가정을 깨고 엄말 데려갔는데. 그렇게 뻔뻔스런 얼굴로 앉아 있다니.
그날밤 새벽녘이 되어서도 우리들은 잠들지 못햇다.
이젠 만날일 없다며, 차라리 만나지 말걸. 만나고 나니 허무했다.
그냥 이대로 잊길 바랬다.
모두다.
근데,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외숙모를 통해서 들었는데. 엄마가 우릴 만나고 난뒤 밥도 안먹고 누워서 눈물만 흘린단다.
엄만 우릴 아는데, 옆에 그남자가 있어 눈치가 보여 내색을 잘 하지 못했나는 거다.
그 소릴 듣는데, 왜 이리 가슴이 아픈지.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그래도 엄만데. 그래도 엄마라고 부를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엿는데.
자긴 얼마나 가슴아플까?
내가 이리도 가슴아픈데. 자긴 오죽할까
바보같은 엄마, 너무 나약한 엄마.
모든 미움과 원망을 뒤로하고, 난 바래본다.
어떤 모습이라도 좋으니 아프지 말고 살아주길.
영원히 모른체 살아가더라도 아픈맘말고 행복한 맘으로 살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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