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 두툼한 외투, 기다란 부츠….’ 거리에는 겨울이 한창이지만 발 빠른 멋쟁이들은 앞서나가는 법. 멋쟁이들은 벌써 올봄 유행이 예감되는 아이템을 향해 ‘안테나’를 곧추세운다.
국내외 주요 컬렉션에 나타난 2007년 패션 키워드는 ‘퓨처리즘(미래주의)’과 ‘로맨틱 미니멀리즘’. 여기에 스포츠의 건강함을 상징하는 ‘스포티즘’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속성 소재, 비닐, 유리 등 독특한 재료로 미래세계를 표현하는 퓨처리즘은 1960년대 패션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상상해 보자. 반세기 전인 1957년, 세계 최초 우주선 스푸트니크 호는 1960년대 ‘우주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 시기에 앙드레 쿠레주, 피에르 가르뎅 등 유명 디자이너들은 일명 ‘우주 패션’을 크게 유행시켰다. 또 올봄에는 단순함을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에 ‘로맨틱’이 붙어 사랑스러운 봄 패션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발랄한 스포츠 캐주얼의 유행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트렌드를 알았다면 ‘어떻게 내 방식대로 소화할지’가 관건. 패션 유행을 앞서가는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바이어, 패션홍보대행사 대표
등이 꼽은 ‘반드시 갖춰야 할(머스트 해브) 아이템’에서 힌트를 얻어 보자.》
○ 쿠아 디자이너 김은정…노랑 트렌치코트
“올 봄과 여름에는 빛을 머금은 듯한 실크와 레이온 등의 반짝이는 다양한 소재를 접할 수 있을 거예요. 실루엣은 H형이나 상의가 강조된 Y형 스타일이 유행할 겁니다.”
캐주얼 브랜드 쿠아의 디자이너 김은정 씨는 1960년대 미니멀리즘에 여성스러운 느낌을 더한 트렌치코트를 봄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았다. 프랑스 영화 ‘셰르부르의 우산’에 나온 카트린 드뇌브의 청순미를 따라하고 싶다면 노란색을 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첫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실크 느낌의 새틴 소재 스커트도 ‘강력 추천’이다. 김 씨가 제안한 새틴 스커트는 절개라인을 넣어서 아랫단이 자연스럽게 퍼지는 듯한 느낌의 쿠아 스커트. 반짝이는 에나멜 구두와 맞추면 사랑스러운 ‘미래 소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반짝이는 새틴 소재의 캡 모자는 스포티즘을 보여 주고 싶은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 비주컴 손지희 대표… 메탈릭 가방&신발
“퓨처리즘이 유행한다고 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주인’처럼 꾸밀 순 없잖아요. 가방, 신발로 포인트를 주면 됩니다.”
패션홍보대행사인 비주컴 손지희 대표의 봄 쇼핑 리스트에서 제덴의 실버 가방과 실버 플랫슈즈는 1순위다. 부담스러운 반짝이 의상 대신 가방과 신발 등으로 ‘힘’을 주겠다는 것.
개성 넘치는 선글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손 대표는 돌체앤가바나의 커다란 로고 선글라스를 추천한다. 얼굴을 덮을 것 같은 오버사이즈가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미니원피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레이스, 스팽글 장식, 커다란 리본 등 소녀적 감성이 풍부한 미니원피스는 가벼운 파티용으로 어울린다. 평상복으로도 입으려면 색상은 검정과 회색 계열이 무난하다.
○ 롯데 손을경 바이어… 데님 미니스커트
불행히도(?) 레깅스와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올해에도 계속될 듯. 롯데백화점 손을경 여성복 바이어는 데님 미니스커트를 올봄에 꼭 갖춰야 할 아이템으로 꼽았다.
그는 “예전엔 미니스커트가 경기불황의 지표였지만 이제는 헬스와 요가로 몸을 다진 여성들의 자신감 표출로 경기에 상관없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손 바이어는 금속 느낌의 빅 벨트, 미니원피스, 롱 니트 카디건 등도 올봄에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쿤 이상재 대표…남성 빅 백 열풍
여행을 떠날 때나 쓰면 좋을 듯한 커다란 가방.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빅 백 열풍은 올해에도 남성 패션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편집매장 ‘쿤’의 이상재 대표는 “커다란 가방은 남성 액세서리에서 눈에 띄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유행 아이템을 발빠르게 수입해 온 그가 택한 빅 백은 버버리 프로섬의 갈색 가죽 백. 이 대표는 또 미래 하이테크 느낌의 반짝이는 실버 셔츠와 남성 레이어드 룩(겹쳐입기 패션)을 완성해 주는 조끼를 올 시즌 남성의 아이템으로 꼽았다.
○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골드 팔찌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는 골드 팔찌를 꼽았다. 그는 “퓨처리즘이 주요 트렌드로 떠올라 금속성 액세서리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씨가 택한 팔찌는 카르티에의 러브 컬렉션. 둥근 띠 모양의 팔찌로 심플한 디자인이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골드와 화이트 골드의 두 가지 색깔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