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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활전선
가은은 덕분에 삼십분이나 지각을 했고, 편의점 사장은 깐깐하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어휴... 그 또라이 새끼만 아님 이런일 안당하는건데. 생각할수록 괘씸하네, 아어...”
“왜? 무슨일 있었던거야?”
“몰라, 짜증나...”
“사장말은 그냥 흘려버려~ 대꾸하고 그랬다간 알짤없어. 전에 일하던 애도, 월급 한 푼도 못받고 쫓겨났어.”
“어휴... 왜 이렇게 치사한 사람들이 많지...?”
“억울하면 돈 많~이 벌어야지.”
“어서 오십...!”
순간...
가은의 눈이 동그래졌다.
가은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마구 비볐다.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청년에게 못박힌 듯 시선을 고정시킨 가은은, 그가 꿈에도 그리던... 첫사랑... 고수 오빠임을 한눈에 알아봤던 것이다.
“가은아- 야! 정신차려! 왜그래? 뭐 못볼거라도 봤어?”
“아... 아니, 아니...”
틀림없는 고수 오빠다.
훤칠한 키에, 반듯한 이마... 진지하고 깊은 눈동자...
아아, 어쩜 고수 오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안 변했담...
‘허억!’
가은은 계산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오빠를 보고 황급히 몸을 돌려 세웠다.
뒤쪽 물건들을 괜히 만지작거리며 분주한척 하는 가은의 귀로 고수 오빠의 굵은 음성이 들려왔다.
“여기 사장 좀 봅시다.”
“네?”
같은 알바생 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은 왜요?”
“사장한테 볼 일 있으니까, 나와보라고 해요!”
대뜸 소리를 버럭 지르는 고수오빠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진 민희역시 퉁명스럽게 맞받아쳤다.
“사장님 지금 안 계시는데요? 무슨일로 그러시죠?”
가은은 고개를 푹 숙인채 살짝 고갤 비틀어 고수 오빠를 훔쳐봤다.
오빠는 뭐가 그렇게 화가났는지, 험악한 표정으로 버티고 서서 뭔가를 꺼내고 있었다.
오빠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계산대 위로 던졌다.
“이게 뭐에요?”
“보면 몰라요? 주민등록증이잖아요!”
“그런...데요?”
“그런데요? 아니 이 편의점은 점원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거야? 남의 주민등록증 들고와서 고등학생이 술 사고, 담배 사는데, 확인도 않고 물건을 팔아?”
“손님, 여기서 말씀하시지 마시고, 이쪽으로 오시죠.”
사장한테 걸리면 직빵 짤릴일이다.
민희는 다급하게 계산대를 나갔다.
“어제 담배랑 술 판 아가씨가 누구에요?”
다행이다. 가은은 어제 술이나 담배를 판 기억이 없었다.
민희는 화가 잔뜩나있는 고수오빠의 팔을 끄느라 바빴고, 덕분에 계산대에는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이 몇명 서있었다.
가은은 할 수 없이 고개만 숙인채 몸을 돌려 계산을 시작했다.
“사천삼백원입니다. 봉투 드릴까요?”
잔돈을 건네려 고개를 드는 순간...
가은은 오빠 뒤에서 서성이는 한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웬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지하철에서 만난 그 녀석이잖아?!
녀석은 날 잠시 바라보더니 씨익 웃었다.
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은은 한참 알아차리지 못했다.
녀석은 오빠의 등을 팔꿈치로 툭툭 치더니, 턱으로 날 가르켰다.
“뭐?”
“저기 있네. 나한테 술 판 애.”
“저기? 저 아가씨?”
“아... 아니... 나는, 아... 아닌데...!”
가은은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입만 벙긋거릴뿐이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하필 고수오빠앞에서...!
뭐야... 그렇다면 저 녀석이 고수 오빠의 동생이었단말야?
가은은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고수오빠는 민희는 제쳐두고 가은에게 다가와 여전히 화난 목소리로 명찰을 읽었다.
“김가은. 그래, 김가은씨.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은 져야지?”
“채... 책임이요?”
“당신같이 무책임하고 성실하지 못한 직원은 재교육을 받아야지.”
재교육이라고요... 무슨 시간제 아르바이트생한테 재교육이란게 있대요...
그냥 짤리는거지.
“저기요, 가은이는 잘못없어요. 가은이가 팔지 않았다구요.”
“그럼, 당신이 팔았어?”
“아냐, 형~ 내가 확실히 기억하는데, 이 아가씨 맞어.”
녀석은 능글거리며 가은에게 살짝 윙크까지 했다.
가은은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끝까지 열이 치솟는 기분이었다.
아니, 대체 왜 내가 이런꼴을 당하고 있담? 그것도 고수오빠한테서...!
오빤 가은을 전혀 기억 못하는거 같았다.
하긴... 세월이 좀 지나긴했지만...
가은은 주저앉아 울고만 싶어졌다.
“두고 봅시다.”
고수오빠는 성난 한마디 말을 내뱉고 몸을 돌렸고, 동생이란 녀석은 쫄랑쫄랑 오빠의 뒤를 따라나섰다.
갑자기 가은은 계산대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이건 너무 억울해! 아무리 고수오빠라지만 못참는건 못참아!
“잠깐만요!”
고수 오빠와 동생은 나란히 가은을 돌아봤다.
가은은 숨이 턱에 차서 달려와 고수 오빠 앞에 멈췄다.
큰 키에 다소 압도당하는 기분도 들었지만 이런일로 짤린다면, 일했던 돈도 한푼도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용기를 내게했다.
“오해가 있는거 같아요. 전 동생분한테 술이나 담배같은거 판 적 없어요.”
“그럼, 내 동생이 거짓말을 한단말이에요? 뭣땜에?”
“형 주민등록증까지 훔쳐서 술사고 담배사는 고삐리 말을, 성실하게 일하는 제 말보다 신뢰한단 말씀이세요? 우리도 잘못이지만 일차적인 책임은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동생한테 있는거 아니에요? 어떻게 우린 짤리고, 동생은 멀쩡하죠? 그렇게 이기적인 처사가 어딨어요!”
고수오빠와 동생은 황당한듯했다.
“와... 너 진짜 말 잘한다. 저런애들이 꼭 공부는 못하더라.”
맞아. 나 공부 못한다. 가은은 폭발하고 말았다.
“넌 뭘 잘했다고 껴들어? 고삐리 주제에 술마시고 담배핀게 자랑이냐? 너 주민등록증 도용하면 경찰서 가야하는거 알어? 그리구, 그렇게 겉늙었는데 주민등록증 보고 헷갈릴 수 밖에. 형이랑 붕어빵이구만, 우리가 수사반장이냐?”
두 형제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보였다.
감히... 내 밥줄을 끊으려 하다니.
가은은 투지가 불타올랐다.
“우씨... 너 몇 살인데 반말이야?”
“반말 할만하니까 했다! 어린녀석이 잔뜩 까져가지고 말야! 니가 내 동생이었으면 반 죽었어~!”
“아니 뭐 이런...!”
고수 오빠가 동생의 어깨를 잡았다.
“이 아가씨 말이 맞지. 잘한것도 없는데 니가 왜 기고만장이야?”
옳지, 잘한다~!
“넌 집에가서 보자. 그리고 아가씨도 잘한건 없으니까, 이쯤에서 끝내죠.”
나야 끝내고 싶지. 짤리지만 않는다면.
고수 오빠는 동생의 팔을 끌고 등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장한테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가은은 뭐라 더 붙잡지도 못하고 그냥 형제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4부에서 계속
어제 13시간을 내리 울었어요.
한달정도 보호하고 있었던 유기견(쭈글이)이 죽었거든요.
치료할때 아무리 아파도 꾸욱 참는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였는데...
각막이 손상되서 실명직전이었어요... 눈도 다치고... 피부병도있고...
호흡기 질환에 영양실조까지... ㅡ.ㅜ
한달동안 치료하면서 눈도 나아가고있었고 기운도 많이차려서
이젠 사는구나 생각했는데...
진료중에 갑자기 심장이 멈췄는데, 심폐소생술 하느라 그 작고 마른 가슴을
꾹꾹 눌러서 아팠을것 같아요.
밤에 친한 언니가 침대로 데리고 올라가서 자는데 자꾸 내려가서 내옆에
눕더니, 팔에 코를 묻고 자더래요.
병원만 가면 나한테 안아달라고 달라붙어서 안 떨어지고, 보챘는데...
날 무척 믿었던가봐요.
정이 너무 많이 들었던가봐요.
보고싶어서 슬픈걸보니.
햇볕쐬면서 조는걸 좋아했는데, 이젠 그런것도 못하고...
버림도 없고 아픔도 없는 하늘에서 행복하기만을 기도하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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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날 베란다에서...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쭈글이 귀엽죠?
좋은곳으로 갔길 빌어주세요...
power님, 제 사설이 너무 우울했죠... 죄송해요 ㅡ.ㅜ
빠워님한테 10000w 빠워 충전 받아야겠다...
닐니리님, 공주엄마... 쭈글이 보고싶어 죽겠어요. ㅡ.ㅜ
간호하면서 내내 즐거웠는데...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꼭 다 낫게
해주고 싶었는데... 검사도 거의 다했었어요. 정밀검사 몇개 빠트린건
월요일날 하기로 했었거든요- 그거 빨리 했으면 살았을까...
병간호가 서툴렀을까- 죄책감도 들고... 보고싶어서 자꾸
눈물이 나요. -_-;;
아오이님, ^-^; 날씨도 맑고 좋은데 괜히 우울한 이야기만 주저리 주저리...
죄송해요. 강아지 안 키워본 분들이나 싫어하는 분들은 이해
못할텐데... ^,.^; 오늘은 월요일- 힘차게 하루를 시작했겠죠?
아오이님은 오늘 하늘처럼 화창한 하루 되셔요~
sisi님, 제 친한 언니가 키우던 강아지가 낳은 강아지 이름이 씨씨였는데..
하하..하...;;;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 온통 강아지 이야기로
도배하는 날이됐네요. 그래서 씨씨란 이름을 보면 마구 귀여워(?)
해주고 싶다는...;;; ㅡ.ㅜ 죄송해요... 알라뷰 씨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