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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때를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임혜원 |2004.10.28 00:11
조회 82 |추천 0

올 해를 되돌아 보면 저에겐 두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는 해인거 같습니다..

우선은 올 해 초에 우리 사랑스런 공주님이 태어나서 하늘이 주신 축복이라 생각하였답니다.

그런데 세 달후에 갑자기 저희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하늘이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저에게 올해는 소중한 한 사람을 얻는 대신에 오랫동안 함께 했던 한 사람을 가슴에 묻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거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수만 있었다면 이렇게 할머니를 생각하며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제가 할머니께 그렇게 매정하게 했던 행동과 말들을 주워 담고 싶답니다..

 

제가 우리 아기를 낳으면서 친정에 내려가 산후조리를 했었습니다..

마침 저희 할머님도 몸이 안 좋으셔서 아버지가 시골에서 홀로 계시는 할머니를 집에 모셔 와 계셨는데 그게 그때는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

제 몸 안 좋은 것만 생각하게 되고 갓 태어난 우리 아기 소중한 것만 생각하였답니다.

 

불편하신 다리를 이끌고 증손주 보고 싶은 맘에 제 방을 찾으면 전 혹시라도 할머니께서 우리 아기 만져서 안 좋은 병이라도 옮길까봐 일부러 제 방문을 잠그고 있을 때도 많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할머니께서 제 방을 쿵쿵 두드리고 계시는 데도 전 매정하게 우리 아기 얼굴보며 모른척 하고 있었으니..저 참 못땠죠..

 

산후조리 하고 있는 동안 그때는 할머니를 귀찮은 존재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얼른 나셔서 시골에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집으로 돌아갈 사람은 할머니가 아닌 저였던거 같습니다.

 

몇 달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한참동안 믿기지가 않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너무 믿을 수가 없어 눈물조차 나지 않더군요..

할머니를 차가운 땅속에 묻고 나서야 눈물을 펑펑 쏟을 수가 있었습니다.

 

꽁꽁 닫힌 문 밖에 남겨 두시고 가신 귤하나..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제 방문을 활짝 열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손에 담긴 귤을 제 손으로 받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할머니 정말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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