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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내가 녀석의 이름을 부르자 녀석은 내게로 와서 웬수가 되었다

sOda |2004.11.14 18:20
조회 1,879 |추천 0

 

 

 

 

24.     축제


정말 두들겨 패서라도 현락이를 가은의 학교로 보낼 생각이었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현락이를 찾아간 원수는...

 

 

“너 오늘... 가은이네 축제 가냐?”

 

“어.”

 

 

의외로 선선한 대답에 다소 뻘쭘해지고 말았다.

 

 


 

 

같은 시간, 가은이와 선영이는 나름대로 한껏 치장중이었다.

 

가은은 마지막으로 거울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앞에는 렌즈와 안경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안경 벗으니까 봐줄만하다, 너.’

 

 

원수의 말을 떠올리며 가은은 용기를 내서 렌즈를 꼈다.

 

 


 

 

 

 

정은이 조차도 가은의 모습이 믿기지 않는 듯 했다.

 

 

“이... 이상해?”

 

“어...”

 

“안경 갖고왔어. 안경 낄까?”

 

“미쳤냐?”

 

“알았어... 안경 낄께.”

 

“아니, 안경을 낀다니 미쳤냐구!”

 

“...왜그래...”

 

“기집애... 너 안경 벗으니까 완전 딴 사람같다...”

 

“알어- 안그래도 창피한데 그만 좀 해.”

 

“대체 그동안 그 촌시런 안경은 왜 쓰고다닌겨?”

 

“우씨, 촌시럽다니!”

 

“너 거울도 안보냐? 니가 세련됐었다고 생각하냐?”

 

“너 계속 그러면 확 절교해버린다?”

 

“헐... 이뇬이 계속 사람말을 삐딱하게 듣네... 너 정말 모르는거야? 하긴... 알면 안경을 썼을 리가 없지... 안경 벗으니까 졸라 이뿌단 말이여 내 말은!!!”

 

 

정은이 목소리가 컸는지, 애들 몇이 돌아봤다.

 

이미 많은 애들이 가은을 힐끔거리고 있었지만.

 

 

“소... 소린 왜질러!”

 

“니 안경 완전히 돋보기였구나... 누가보면 성형수술 한줄 알겠다. 1억쯤 쓴 줄 알겠네.”

 

 

가은인 정은의 말이 어느정도 예의용 멘트라고 생각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락이도 예쁘게 봐줄까? 이상하다고 하면 어쩌지?”

 

“미쳤냐? 아니, 내 말은 그 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지금 니 모습이 이상하다고 하겠냐구. 전지현, 이영애, 이나영- 갖다 대도 못하겠구만.”

 

(vivian hsu)

 

“정은아.”

 

“응?”

 

“너, 나한테 돈 꿔가고 안 갚은거 있지...”

 

“뭐?”

 

“내가 기억 못하고 있는거지, 맞지?”

 

“이거는 칭찬을 해줘도 삐딱선을 타요, 꼭-”

 

“아... 떨린다. 락이 본지 한참 됐는데...”

 

“너 못찾겠다, 그늠이.”

 

“우리, 교문앞에가서 기다리자.”

 

“잠깐만-”

 

 

정은은 가은의 땋은 머리를 풀었다.

 

 

“풀면 치렁치렁해서 싫단말야-”

 

“가만있어.”

 

 

머리를 풀자 어깨 아래까지 탐스러운 머리가 흘러 내렸다.

 

꼭꼭 땋았던 덕분에 컬진 머리가 동그란 얼굴과 눈에 썩 어울렸다.

 

둘은 마주보며 웃었다.

 

손을 잡은 둘은 교문을 향해 신나게 뛰어갔다.


 

 

 

 

 

“원수는?”

 

 

선영은 현락을 만나자마자 두리번거리며 원수를 찾았다.

 

 

“아마 거기로 바로 갈걸-”

 

“그래...?”

 

 

선영의 실망한듯한 얼굴을 보고 현락 역시 실망했다.

 

잘 보이려고 잔뜩 멋도 냈는데...

 

선영과 현락은 동아여교 교문에 도착했다.

 

마침 가은은 들어오는 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있어 현락을 보지 못했고, 락이 역시 보지 못했다.

 

봐도 몰라봤으리라.

 

가은의 반친구들은 놀라움 반, 부러움 반으로 쉴새없이 떠들어대고 있었다.

 

 

 

“뭐야, 아직도 안온거야?”

 

“글쎄... 기다리지 말고 들어가자.”

 

 

선영은 볼멘소리로 투덜거리며 따라가려다 갑자기 멈춰서 전화를 걸었다.

 

순간...

 

현락과 가은의 눈이 마주쳤다.

 

둘은 다른 이유로 놀라며 눈이 커졌다.

 

가은의 시선은 현락을 비껴나 선영이에게로 멈춰 있었다.

 

 


 

 

원수는 토요일, 할 일도 없이 방에서 뒹굴고 있다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를 듣자마자 원수의 표정이 찡그려졌다.

 

번호를 확인했더라면 받지 않았을것을...

 

 

“왜- 아직도 할 말이 남았어?”

 

“어디야?”

 

“집이지 어디야.”

 

“아직까지 출발 안한거야?”

 

“뭘 출발해- 너, 누구한테 전화했는지는 알고있는거야?”

 

“오늘 축제 가기로 했다면서- 난 락이랑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단 말야-”

 

“뭐...?! 니가 락이랑 왜 거길가!”

 

 

락이 녀석이... 선영이랑...?

 

원수는 전화기를 침대에 내던지고 옷을 입기 시작했다.

 

얼마나 급했는지 바지를 입다 몇 번이나 넘어질 뻔 했다.


 

 

 

 

 

 

가은은 주변이 온통 캄캄했다.

 

현락이와 선영이만 보였다.

 

멍해있던 가은의 귀에 갑자기 한꺼번에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기집애, 너 진짜 딴 사람같애~”

 

“너, 일부러 안경 꼈던거야?”

 

“가은아... 가은아?”

 

 

정은이 팔을 흔들자, 그제서야 가은은 못박힌 시선을 뗄 수 있었다.

 

 

“너 왜 그래? 꼭 넋나간 사람처럼.”

 

“...원수랑 사귀는 누나니까, 원수가 오겠지. 락이랑 온건 아닐거야.”

 

“무슨 말이야?”

 

“...올거야. 나 보러 온거니까...”

 

 


 

 

“뭐야, 자기 맘대로 전화를 끊고...”

 

 

선영은 현락이 멍하니 서 있는걸 보고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뭐하고 있어? 우리 그냥 들어가자.”

 

“어? 어...”

 

 

선영은 현락에게 팔짱을 끼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끌었다.

 

현락은 가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지만 결국 고갤 돌리고 말았다.

 

가은은 불안함으로 현락이를 다시 쳐다보지 못했다.

 

고개를 숙인채 살짝 곁눈질로 보자, 락이는 선영이와 나란히 들어가고 있었다.

 

 

“아직도 안온거야?”

 

 

정은이 물었지만 가은은 대답하지 못했다.

 

눈물을 보이기 싫은 가은은 교문바깥쪽 화단으로 혼자 걸어갔다.

 

 

“어디가!”

 

“먼저 들어가~ 나 좀만 더 기다리다 갈께!”

 

“기집애, 혼자 만나고 싶다 이거지? 알았다~”

 

 

정은이와 친구들은 웃으며 안쪽으로 사라져갔다.

 

가은은 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고 화단턱에 앉았다.

 

가은은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래... 안경을 안써서 락이가 몰라본걸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안경쓰고 올걸...’

 

 

가은은 휴대폰을 꺼내 현락에게 전화를 걸었다.

 

 

“락아, 나 가은이. 어디야?”

 

“......어어, 니네 학교.”

 

“어머, 그래? 왔구나... 나 교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못봤나봐...”

 

“가은아.”

 

“으응- 내가 갈께, 어디쯤이야?”

 

“미안하다. 나... 너 보러 온거 아니거든...”

 

 

가은은 아무렇지 않은척 목소리를 밝게 내려고 애썼다.

 

 

“앗, 그렇구나, 미안. 하긴, 난 뭐 축제라고 해도 하는것도 없고...”

 

“미안해...”

 

“아냐 아냐- 뭐가 미안해~ 재밌게 놀다가~”

 

 

가은은 묻고싶은 말이 있었다.

 

 

‘그럼 언제나 볼 수 있는거야...? 볼 수는... 있는거야?’

 

 

묻지 않기를 잘했다...

 

 

“...널 정말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 생각 좀 해야할 것 같아. 전화, 기다리지 마...”

 

 

라는 현락의 말이 바로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으응...”

 

 

전화는 끊겼지만 가은은 휴대폰을 닫을 생각도 없이 그대로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가은의 긴 머리가 바람에 날리기 시작했다.

 

 

 

원수는 전속력으로 교문안으로 뛰어들어가다 급정지했다.

 

지나쳐온 곳을 돌아보자, 고개를 돌리고는 있지만 틀림없는- 가은이 화단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뭐하냐?”

 

 

가은은 아무말도 없이 원수를 올려다보았다.

 

 

“머리가... 안 땋아져...”

 

 

울었는지 코끝이 새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양갈래로 나눈 머리를 땋다가 풀고, 땋다가 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원수는 말없이 가은옆에 앉았다.

 

그리고, 가은이 땋고 있는 반대쪽 머리를 땋아주기 시작했다.

 

삐죽삐죽 서투르게 땋긴 했지만 어쨌든 한쪽 머리는 완성되었다.

 

원수는 가은이 여전히 땋고 있는 머리로 손을 가져갔다.

 

원수의 손이 스치자, 가은은 잠시 멈칫했다.

 

가은이 별 말 없이 얌전하게 손을 내리자, 원수는 마저 땋아 내려갔다.

 

가까이 붙어있는 원수의 몸에서 상큼하고 예쁜 냄새가 났다.

 

가은은 원수가 머리를 땋아주는동안 조금씩 편안함을 되찾았다.

 

 

“자, 다 됐다. 처음한건데 나 무지 잘하지?”

 

“축제보러 온거야?”

 

“글쎄, 뭐....”

 

“교실가서 가방 좀 갖고오자.”

 

“어어...”

 

 

들어가는동안 원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가은이 상태로 봐선 분명 락이가 온거 같은데...

 

 


익숙해서인지, 아니면 무뎌서인지 원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걸로 보였지만, 가은은 걸어들어가는동안 여자애들의 시선이 일제히 원수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교실건물쪽에서 정은이가 뛰어오고 있었다.

 

 

“야아- 뭐하다 이제와~! 주은이네가... 헙!”

 

 

정은은 턱이 빠진사람처럼 입을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야... 니가 기다린 애는 얘 아니잖아?”

 

 

정은이 몰래 속삭였다.

 

 

“웬수야, 나 가방갖고 나올테니까, 복도에서 좀 기다려-”

 

“어...”

 

 

원수를 복도에 세워두고 가은은 교실로 들어갔다.

 

주은일당이 가은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은은 신나서 호들갑을 떨었다.

 

 

“자~ 복도를 보시지~?”

 

 

가은은 아무말도 않고 가방을 챙겼다.

 

주은일당은 책상을 밟고 창문밖으로 복도를 내다보고 있었다.

 

 

“웬일야~ 진짜 최원수다!”

 

“오메! 가까이서 보니까 조올라 잘생겼다! 저게 남자냐!”

 

“흐미... 피부 봐, 장난 아니네~”

 

 

정은인 으스대듯 턱을 내밀며 한마디 쏘아 붙였다.

 

 

“봤지? 이제 더 치사하게 나오면 가만 안있는다~ 좀 전에 가은이가 들어오면서 원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주은일당중 한명이 되물었다.

 

 

“뭐라고 했는데?”

 

“나 가방갖고 나올테니 넌 여기서 기둘렷~”

 

“어머어머... 진짜 가은이 너 최원수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거야?”

 

 

갑자기 주은이 나섰다.

 

 

“기다려! 내가 물어보지, 뭐.”

 

 

정은이 주은이를 막아섰다.

 

 

“야! 묻긴 뭘 물어? 니가 뭔데?”

 

“저리 비켜~! 쟤도 폭탄이랑 소문나면 기분 좋을리있어? 확실하게 물어봐야겠어.”

 

“가은아, 아직 멀었어?”

 

 

갑자기 낮고 굵은 남학생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수가 교실문에 비스듬히 걸터 서 있었다.

 

원수가 교실로 들어오자, 여학생들이 조용해졌다.

 

여학생들 눈은 일제히 하트로 변해있었다.

 

원수는 일부러 주은이 어깨를 기분나쁘게 툭 밀었다.

 

 

“좀 비키지?”

 

 

주은이는 그만 얼굴이 빨개져서 몸을 옆으로 비켰다.

 

 

“무슨 가방 챙기는데 그렇게 오래걸려?”

 

“기다리라는데 왜 들어와?”

 

 

가은이 그대로 나가려는걸 원수가 어깨를 잡았다.

 

 

“렌즈 벗어.”

 

“......?”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아서 눈이 피곤한가봐. 충혈됐어.”

 

 

울어서 그럴것이다.

 

안그래도 눈이 따끔거리고 있었다.

 

가은은 자리에 앉아 가방을 다시 열었다.

 

가은이 렌즈를 빼자, 원수가 받아서 보관통에 넣었다.

 

 

“약 좀 넣어-”

 

 

원수는 세심하게 눈에 넣는 식염수까지 건넸다.

 

여학생들은 부러움 반, 어리둥절 반, 질투 반으로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쟤네 진짜 사귀나봐~”

 

“완전 신혼부부다야~”

 

 

주은이가 노려보자 여학생들은 다시 입을 닫았다.

 

안경을 쓰자, 다시 촌닭 김가은으로 돌아왔다.

 

원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나갈 준비가 다 끝나고, 둘은 나란히 교실문으로 향했다.

 

주은이를 지나쳐가며 원수는 가은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쌌다.

 

가은이가 귀찮다는 듯 뿌리치자, 이번엔 팔짱을 꼈다.

 

교실건물을 나오고 가은은 원수의 팔도 뿌리쳤다.

 

 

“야, 미쳤어? 애들 다 보는데... 오바좀 하지마~”

 

“솔직히 말해봐~ 너 따지?”

 

“내가 왜 따야-”

 

“뭘~ 아까 고 기집애들 대빵 눈초리 보니까 따시키는 분위기더만.”

 

 

내기를 했다고는 차마 말 못한다.

 

 

“축제 보러 온거지? 재밌게 보다 가라-”

 

“야! 니네 학교인데 넌 어디가?”

 

“나 할일 많아.”

 

“기다려! 같이가!”

 

 


 

원수는 바득바득 가은이 옆에 찰싹 따라 붙었다.

 

 

“배고프다. 밥 먹자.”

 

“뭐 먹을건데?”

 

“스파게티.”

 

“니가 그런것도 먹어?”

 

“좋아한다구.”

 

 

가은은 스파게티를 먹고나서 1인분 돈을 원수쪽으로 밀었다.

 

 

“니껀 니가 내.”

 

 

나원 참... 사주라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

 

하지만 가은이 성격을 알만큼 아는 원수는 말없이 돈을 받았다.

 

다음에 가은이 간 곳은 옷가게였다.

 

생전 안 입던, 예를 들면 프릴이 많이 달렸다거나, 리본이 달렸거나 핑크색이라거나... 등등의 여성스러운 옷들을 잔뜩 입어본 가은은 달랑 T한장을 사서 나왔다.

 

원수는 등 뒤로 꽂히는 살벌한 여직원의 시선을 느끼며 가은을 따라나왔다.

 

 

“우리 저거 찍자!”

 

 

가은이 가르킨 것은 사양길로 접어든 스티커 사진관이었다.

 

 

“누가 요즘 저런걸 찍냐?”

 

“나 한번도 안찍어봤단 말야. 싫음 관둬. 혼자라도 찍을거니까.”

 

 

원수는 할 수 없이 가은을 따라들어갔다.

 

기계로 들어간 둘은 완전 둘이찍는 증명사진 수준으로 몇장을 찍었다.

 

조금씩 재미도 붙고 익숙해지자 곧 가은은 온갖 괴상한 표정과 포즈를 취해가며 셔터 소리에 열중했다.

 

 

“우와 재밌다...”

 

“헥헥... 무슨 스티커 사진을 한시간씩 찍냐... 어이구 힘들어...”

 

 

원래 가은은 사진 콤플렉스가 있었다.

 

찍어봤자 늘 그 얼굴이 그 얼굴... 빙빙 돌아가는 눈에, 얼굴을 반쯤 덮은 안경... 삐죽삐죽 삐친 머리.

 

가은은 오늘 자신의 모든 콤플렉스에 반항하고있는 것이다.

 

원수도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영화보러 갈래? 그건 내가 쏠께~”

 

“너 오늘 돈 무지 많이 쓴다?”

 

“으응... 네가 준 돈- 다 써버리기로 했어. 선물이니까.”

 

 

원수는 그 말을 듣자 기뻤다.

 

 

“좋아. 네가 언제 또 돈을 쓰겠냐. 가자~!”

 

“가자~!”

 

 

둘은 신나게 영화관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영화가 재미 없었는지, 아니면 과도한 감정소모로 피곤했는지 가은은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안있어 졸기 시작했다.

 

흔들인형처럼 꾸벅거리던 가은은 머리를 기대기 편한 장소를 발견하자, 이내 깊이 잠들었다.

 

원수는 한쪽 어깨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가은의 머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자세를 낮추고 한쪽으로 기울였다.

 

가은의 쌔근거리는 숨소리가 원수의 심장박동수에 맞춰 온 몸으로 느껴졌다.

 

가은의 숨소리는 살랑거리는 바람소리 같았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20분 동안, 원수는 한 번 움직이지도 않고 가은의 베개노릇을 했다.


 

 

 

졸린눈을 부비며 깨어나는 가은을 보며, 원수는 가슴이 뿌듯했다.

 

자기 어깨에 기댄채 이렇게 잘 자다니... 애기처럼...

 

 

“엥... 끝났네...”

 

“무슨 여자애가 영화관에서 조냐? 여기가 느네 안방이냐- 창피해 죽는 줄 알았네.”

 

 

가은이 배시시 웃었다.

 

 

“잘잤는걸~”

 

 

원수도 어이없다는듯, 하지만 기분좋게 웃고 말았다.

 

 

“앗, 알바가야돼!”

 

 

아슬아슬하게 가은은 지각을 면하고 장난감가게로 들어갔다.

 

원수는 가은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아무래도 촌닭한테 반했나봐...”

 

 

 

------------------------------------------------------22편에서 계속

 

 

두엄마님,  아니 우째 일케 오랜만이어요! (- ㅡ+ 미워미워...

               사실은 하루만 더 늦게 보이시면 삐질라고 했는데, 오늘 봤으므로 안 삐질께요~

               우흐흥... 인제 원수가 가은이 좋아하는거 인정했대요. ^,.^

               가은이가 워낙 독특한 성격(?)인지라 마음을 얻는게 무지 힘들듯... 화이팅!

 

애이불비님, 아니, 저는요... 분골쇄신할라고 했는데요... 그늠의 홍차아짐이 와갖구요...

                 막 신기한 홍차를 보따리 보따리 꺼내서 막 끓여주잖아요-

                 홍차 + 과자 = 수다 (-0-b 알죠? 영화보면서 수다를 떨었는데, 영화를 본건지,

                 영화를 만든건지 몰겠음둥~ ㅎㅎㅎㅎㅎㅎㅎㅎ

                 

미소님,  ^________^씨익~ 제 미소 어때요~ 살인미소에요~(ㅡ.ㅡ; 웃는걸 보면 사람들이

            자살하고 싶어지므로...) 읽어주시고, 리플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매일매일 힘이솟는 sOda (/' ^')/ 아자!! 관심 변치말고, 우리 2부까지 쭈욱~

            꼭이요~~~^-^

 

닉네임님,  글을 안쓰면 저도 계속 새로고침 하고 싶다는... ㅠㅠ

               다른일 하나도 안하고 여기 붙박이장 되고 싶다는... ㅠㅠ

               책임지세요 -_-;;; 강아지들을 버려두는 시간이 늘어나서, 저랑 눈만 마주치면

               @,.@ 놀아주세요~ 놀아주세요~ ㅡ,.ㅡ;;; 고개를 팍 돌리는 나...

               ㅠㅠ 잘때 강아지 다섯마리한테 다구리 당하는거 아닐까요~

 

겨울나그네님, 음... 음... 돌아오셨군요. -_- 염장지르러...

                    안그래도 지금 며칠동안 보일러를 풀가동중... ㅡ.ㅜ 삭신이 쑤시...

                    놀러다니는건 안 부러운디... 먹는건 무쟈 부러움. -,.-

                    그걸 알고 그리 자랑을 하시는겨!!! 나쁜 ^ㅇㅇ^ 때지!!!

                    나도 언젠간... 복수 할테요. -_-

 

갱이님,  아아- 닉네임 봤어요-  ^-^ 안녕하세요~

            저두 글 쓰는건 머리 아프구요, 리플 다는건 무쟈 잼나요. ㅎㅎㅎ

            순전히 수다 떨려고 글 쓰는 중...;;;

            전 타고난 재능이 없어서 계획으로 커버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골격을 세우고, 골격을 쪼개고, 살을 붙이고, 사건마다 기.승.전.결을 만들고-

            이건 글 쓰는 태도가 아니고 무슨 건물 짓는거 같은...;;;

            신선하고 톡톡튀는 글을 보면 무지 자극받아요. ㅠㅠ 나도 그러고싶은데...

            여튼, 모두모두 홧팅~! ^-^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행복하잖아요. ^-^

 

돼랑이님,  ㅡ.ㅜ 돼랑님... 드뎌 불륜의 감정이 싹트다... 저를 사랑하시는가봐요...ㅠㅠ

               그럼 앤님 불쌍해서 우째요... ㅠ_ㅠ 살살 사랑해주셔요~ ㅡㅠㅡ (우웩?)

               주말인데 전 혼자 강아지들이랑 있어요. 언니는 약속있다고 나갔고...

               에휴... 12월엔 언니도 이사가는디... 강아지도 두마리 따라가면 집이

               텅텅 비겠네요. 있다가 없으면 외로운디... ㅡ.ㅜ 그땐 돼랑님이 더 사랑

               해주셔야 해요. ㅠ_ㅠ흑흑...

 

막내님,  흐미, 이사해요- -0-울동네로. 저도 한때 녹차를 먹어보려고 했는데, 역시

            시금치 우려낸 국물맛 외엔 전혀 못느낀다는... ㅠㅠ 그래서 인사동 전통

            찻집도 안가봤어요. -_-; 나만 커피 마시기 쌩뚱 맞잖아요.

            참, 인사동에 STARBUCKS는 간판이 스타벅스 하고 한글로 되있잖아요-

            볼때마다 뿌듯~ ㅋㅋㅋ 인사동만 그러지 말고 모든 외국회사 간판을 한글화

            하면 좋을거 같은데... 한글만세~ 울나라 만세~ 전통 만세~

            -_-;; 그래도 커피는 좋아...;;; (강쥐사진 담편에 올릴게요~ ^^ 이번엔

            이미지가 많아서 혹시 딜레이 걸릴까바~ ^,.^)

 

허브향기님, 여자는 그런거 같아요. 특히 어렸을땐 더욱 더. 콩깍지가 씌이면 남자 성격이

                 좋든 나쁘든, 능력이 있든 없든, 아무것도 안 뵈잖아요.

                 그래서 울 오빠가, 아무것도 모를때 확 델꾸와야 한다고, 새언니 대학 졸업

                 하자마자 확 델꾸와 버렸잖아요. 나이차이가 자그만치 6살 ㅡ.ㅡ;;

                 도독놈도 이런 도독놈이 없시요~ ㅡ,.ㅡ

 

이녹님,  ㅋㅋㅋ 아무래도 죽여야겠죠? 목을 댕겅~해버릴까나... 어디 높은데서 밀어

            버릴까나... 젤 좋은건 아무래도 굶겨죽이는것일듯. 안 죽일려면 개과천선을

            시키고 도를 닦게 해야 겠는데... 머리깎아서 산으로 보낼까요?

            음... 열혈 연구모드로 돌입해야겠당. 락이 녀석도 짝사랑이 아픔을 알면서...

            더 아푸게 쑤셔 줄께요 제가~

 

임경옥님, 경옥님이 원수 델꾸가서 교육좀 시키면 좋겠어요. ㅎㅎ 여자 맘을 어떻게 해야

              사로잡는지. 남녀 관계가 처음엔 다 기싸움인거 같아요. 나중에 보면 다 쓸데

              없고 유치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역시 똑같은짓을 한다는..;

              그래도 순수할때 하는 기싸움은 유치해도 이쁜데, 나이 먹고 할려면 점점

              지능적이 되가서... -_-; 앗, 내가 그렇다는건 절대 아님.

              전 워낙 게을러서 ㅡ.ㅡ;;;

 

power님, 가은이랑 원수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그게 쌓여서 사랑이 되고,

              추억도 되고- 앞으로 성숙한 사랑을 하는 밑거름이 충분히 되어줄거에요.

              가은인 남자친구가 있어본적이 없었고, 원수는 여자는 많이 만났는데

              가슴 떨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잘 모르는가봐요. 안타깝고, 가슴 떨리고

              자꾸 보고싶고... 원수 상태가 이러니, 곧 사랑에 잠수하지 싶어요. ^^;

 

수정님,  가은인 축제때 가르켜준대로 안경은 벗었는데요- 옷은 교복입고 갔답니다.

            -0- 갈켜주면 딱 그거만 하는 녀석... 그치만 걱정마셔요. 원수가요-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앞 뒤 안 가리고 막 무대뽀로 밀고 나가는지라-

            가은이만 빼고 주변 여자애들은 전부 뿅 간대요. -0- (나도 뿅갔음...ㅠㅠ)

 

잠탱이님, 헉... 강아지들이랑 산책갔다는 이야길 하시면 울 강아지들 이빨 드러나요~

              밖에 나가고 싶어서 요즘 계속 베란다만 왔다갔다- 어휴, 근데 다섯마리를

              무슨수로 한꺼번에 데리고 나가겠어요. ㅡ.ㅡ;; 성격도 제각각이니...

              할 수 없이 잠깐씩 로테이션식으로다가... - . -; 두마리씩 나갔다오면 나머지

              녀석들 비위맞추느라 ㅠㅠ;; 난 쥔도 아녀... 완전 노예여 이건...ㅠㅠ

 

달밤님,  그러셨군요. 아아... 걱정이 많으셨겠어요. ㅠㅠ 다행이다...

            전 할아버지가 안계셔요. 두분 다 기억에도 없어요. 일찍 돌아가셔서...

            오빤 할아버지랑 공 찬 기억도 있고 그렇다는데...

            울 오빠네도 언능 애기를 낳아야 할건데... ㅡ,.ㅡ;; 둘다 애기같아서...

            (흉보는거 절대아님.ㅋㅋ) 애기 낳으면 제가 무지 이뻐할거에요~ ^,.^

 

닐니리님,  공주어무이~ 오널 공주어무이 타는 방식대로 탔어요. 역시 프림이 많으니

               부드럽고 느끼한것이 딱 내 입맛 +_+ ㅋㅋ

               근디 언제 만나서 찐~하니 커피를 마실래나... ㅡ,.ㅡ

               그 약속 언젠가는 꼭 지키기~! 언능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갈까...

               근데 사랑스런 신부역보다는 힘좋은 집안일 도우미가 어울릴듯... ㅡ.ㅜ

               전 주말에 TV를 잘 안보거든요- 왜냐... 주말은 TV 없이도 그 분위기만으로

               괜히 신나고 그러는데, 평일엔 심심하니까 재방송을 봐야 하거덩요 ㅡ,.ㅡ

               아따 지금 언냐가 돌아와서 TV를 켰는데, 자꾸 목 돌아가네...

               참아야 하느니라...

 

여주님,  웬수도 불쌍하고, 가은이도 불쌍하고... ㅡ,.ㅡ; 따지고보면 선영이랑 락이도 불쌍..

            선영이랑 락이는 인생이 불쌍한거져- 못되게 살면 결국 끝이 안좋으니까.

            선영이는 아직 덜 악랄하져~ 곧 악랄해져요. -0-;;; 뭐, 무참히 깨지겠지만.

            언능 언능 교통정리를 해야 할텐데... 아... 집안일의 압박... ㅡ.ㅜ 청소하고

            밥해야겠네요. -_- 알고보면 저도 주부생활을 톡톡히 하고 있답니다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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