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전에 연재하던 안단테는 중단하고 다시 새 연재로 찾아왔습니다~~
*여우 - 1
-프롤로그-
그게 뭔데?
나이 어리거나 머리 나쁘거나 성격 더러우면 못하는거야?
이미 그 안에 누군가가 들어가 있으면 돌아가야 되고,모른척 해야 되는거야?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도대체 사랑이라는거,그게 뭔데?
그딴게 그렇게 조건이 필요해?
그럼 나같은 애들은 평생 못하겠다.그치?
나이 어려도 알 것은 다 알잖아?
머리 나빠도 의사소통 가능하고 이해 할 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
성격이 뭐 같아도 그 사람 앞에선 안그러면 되잖아?
그 사람의 옆에 누가 있든..가장 중요한건 서로의 마음 아냐?
사랑을 하는데 그렇게 조건이 필요하니?
서로를 이렇게 잘 알고 있는데 지운다고 지워지니??
사랑이란거 한번도 안해봤어.
아니,그딴거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어.
하지만 그 사람의 말한마디,농담 한마디까지 신경을 쓰게 되고
그 사람의 웃는 모습,밥 먹는 모습,술 마시는 모습,담배 피는 모습,심지어 화난 모습까지..
예쁘게 받아들여지는 이 생소하고 이상한 마음을 무엇이라고 표현할까?
이런 마음을 마땅히 표현 할 방법이 없으니 난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야.
-나는-
우리들은 영화를 보며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런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혹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세상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엔 분명히 독특하고 특별한 추억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난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겨있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을 추억들을 나의 감성으로 그려내고 싶었다.
이름 서민서.올해 나이 28세.
...................
그래.29세-_-;
직업은 프리랜서 시나리오 작가.
"시나리오 작가라고?"
하시겠지만...절대!!!!
앞에 프리랜서 빼면 안된다!!왜?!
프리랜서 빼고 그냥 시나리오 작가 하면 멋이 없잖아.-_-;
난 보다시피 프리뤤서-_- (발음 굴려서 미안;) 시나리오 작가다.
내 자신이 글을 쓴다는 것에 대단히 만족을 하고 있고 자부심 또한 가지고 있어서
누군가가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난 아주 자랑스럽게 대답하곤 한다.
"그냥 조그만 회사 다녀요.-_-;;"
예전에 몇몇 어르신들이 나의 직업을 물어보시길래 아주 거창하게..
프리랜서 시나리오 작가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어르신들 딱 한마디 하더라.
"그러니까 논다는 얘기?"
사람들의 인식이 [시나리오 작가 = 백수]로 통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난 그 후로 누군가가 직업을 물어보면 슬그머니 하늘을 쳐다보는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_-;
내가 시나리오 작가를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은건 아주 어린시절의 이야기다.
한창 마징가 제트나 달려라 하니 같은 만화영화를 보고 좋아할 나이에
로마의 휴일,카사블랑카,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서 영화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꿈을 키웠고
우연히 보게 되었던 영화 페노메논의..
"내가 죽을때까지 나를 사랑해 주겠소?"
"싫어요.내가 죽을때까지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저 대사 때문에 내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꿈은 단지 꿈 밖에 될 수 없는 것일까?
하루에 6시간~10시간씩 글을 쓰고 시나리오 공모전에도 한번도 빠짐없이 공모를 하곤 했지만
결과는?암울 그 자체였다..
수 백명,혹은 수 천명이 참석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
내 글이 뽑힌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 없는 기대였을까?
항상 허탕만 치고 있었고 간간히 아르바이트로 벌어온 생활비 마저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내 나이 스물 아홉..내년이면 서른이다.
서른?말로 하니 참 쉬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서른을 앞두고 있는 스물 아홉의 기분은 참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처럼 집이나 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을 제대로 가지고 있나?아니면 집안이 부유한가?
그것도 아니다.
꿈을 택한 이후로 집에서 쫓겨 나오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
조그만 자취방에서 매일 힘겹게 살고 있지만 부모님을 원망하진 않는다.
내가 부모였어도 자식 새끼가 작가를 한다면 소리치면..
아주 혓바닥을 뽑아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_-
글쓰는 인생.그 만큼 암울한 인생..
오로지 글 쓰고자 하는 열의만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힘든 환경속에서 살고 있는 나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다.
어렸을때 가슴속에서 느꼈던 그 떨림의 확신..
꿈이 아닌 현실로 이루어 낼때까지 난 멈추지 않는다.
-여자친구-
이런 나에게도 여자친구가 있다.
올해로 사귄지 4년째 되어가는 나의 여자친구 윤수진.
예전에 글 사랑 동호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사귀게 된 우리들.
그녀는 나이가 스물 일곱으로 나랑은 두살 차이가 나고
사실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어떤 여자보다 착하고 고운 심성을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
나의 성격이 지나치게 멋대로인 면이 있는데 그런 안좋은 성격까지 다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여자.
이세상에 얼마나 될 것 같은가?
그녀는 나에게 있어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그녀도 한때 나와 같이 작가를 꿈꾸었을 정도로 글쓰는 걸 좋아하지만
사실 나보다 더 재능이 없어-_-;애초에 그 꿈을 접어버린 케이스 였다.
그런 그녀였던지라 나의 꿈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었고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그런 따뜻한 이해심이 마냥 좋은 것은 또 아니였다.
나도 꼴에 남자였던지라 서로가 만날때마다 드는 데이트 비용을..
그녀가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는데 난 그럴때마다 한 없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하루는 방 구석에서 혼자 소주 3병을 들이 마신채 엄청 취해서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평소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다 지껄여 버렸다.
"야.윤수진이~!"
"오빠.또 취했구나?얼마나 마신거야?"
"그건 알거 없고..너 말야.너!!!
왜 이렇게 나를 한심하게 만들어??"
"..............."
"그래.나 이렇게 산다.너도 내가 한심하지?"
그러자 그녀는 한참동안 대답이 없더니 짧은 한숨을 쉬며 침묵을 깨트렸다.
"나 오빠가 그런 소리 할때마다 가슴 아파.제발 그런 소리 하지마."
"하지만 나,나는 말이다.난 돈도 없고 너한테 선물 한번 못한..."
"오빠!!자꾸 약한 소리 할래?
오빠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난 이세상에서 오빠가 가장 멋있는걸?
돈 좀 없으면 어때?난 돈 많은 남자들 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오빠가 더 좋아.
오빠는 나 없으면 못 살겠지??"
난 어느새 흐느끼며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었다.
"으,응.."
그러자 그녀는 말했다.
"바보야.나도 그래.
나 역시 오빠 없이는 못 산다구.^^
그러니까 다신 그런 말 하지말기.알았지?"
"............."
"알았어?몰랐어?!!"
"알았어..ㅠ.ㅠ"
난 그때 그녀와의 전화 통화 도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내가 항상 필요하듯이 나에게도 그녀가 항상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탁-
찬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온건 금요일 새벽이였다.
난 그때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는데
난데 없이 찬우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깜짝 놀라고 있었다.
찬우 녀석은 정말 특별한 일 아니면 먼저 전화를 하는 녀석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어.찬우냐?니가 왠일이냐?"
"민서야!!나 드디어 해냈다!!!"
녀석은 나의 인사도 씹은채 이상한 소리만 질러댄다.
"해내긴 뭘 해내?"
"이새끼.형님이 이렇게 기뻐하면 모르겠냐?감이 파르륵 안떨어지냐?"
"파르륵은 조또 모르겠고-_- 나 글쓴다.끊어라."
"야.끊지마!!"
"너랑 통화하는거 그렇게 유쾌하진 않거든?어서 용건을 말할래?"
그러자 녀석은 다시 웃어댄다.
"씹새.성격 드러운거 여전하네.
그래.무슨 일이냐 하면 형님이 드디어 물건을 건졌다는거 아니냐?"
난 한숨을 쉬며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물었다.
"또 여자 얘기겠지?그만 끊자."
"야.새꺄!!좀 기다려보래두.씨발라마-_-
이 형님이 보통 물건이면 이러겠냐?어?진짜 물건이래두!!!"
난 왠지 전화 끊기는 틀렸다는 생각에 아주 성의 없이 말했다.
"그럴테지."
찬우는 여전히 들뜬 목소리를 이어 나갔다.
"나이는 파릇 파릇한 스무살에 얼굴은 연예인 뺨치고 몸매는 모델 가슴을 위협할 정도다."
난 찬우 녀석의 얘기를 들으며 녀석이 마냥 한심할 뿐이였다.
나이 스물 아홉이면 이제 슬슬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을 생각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자의 외모니 몸매니 따지는걸 보면..
녀석은 아마 여자때문에 인생을 망치지 않을까?하는 필이 내 머릿속으로 무섭게 파고 들었다.-_-
"그래.그래.잘해봐라."
난 다시 성의 없이 그런 말을 하고 있었고
찬우는 나의 그런 반응이 실망스러웠던지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야!!너 내가 농담하는 것 같애?
내일 그애랑 같이 나올테니가 만나자!!"
"내가 그 자리에 혼자 나가서 뭐하냐?
더군다나 스무살이라고?그런 꼬마애랑 같이 하는 자리 불편하다."
"훗.너 방금 꼬마라고 했지?"
"어."
"내일 그애를 보게 되면 그런 말이 전혀 안나올텐데-_-a"
"그애를 볼일이 절대 없으니까 그런 말 하는거다-_-"
난 원래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친구들이 불러내면 대부분이 "나.자야되는데.."라고 핑계를 대곤 했고
그래도 내가 밖에 나가는 날이 있다면 그건..
담배 사러 가는 날!라면 사러 가는 날!수진이랑 데이트 하는 날이 전부였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도 안나가는 내가
그런 낮선 여자와 함께 하는 자리에 나갈리 없지 않은가?
그때 찬우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 내일 그 자리가 정 불편하면 수진씨랑 같이 나와라."
문득 찬우 녀석이 하이에나 처럼 질기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였다.
"너 도대체 그애를 나한테 소개 해줄려는 의도가 뭐냐?"
"궁금하냐?"
"어.무지."
"그냥 자랑하고 싶어서..(*__)"
"이런 싸이코 새끼..;"
난 결국 녀석의 부탁에 승낙 해버리고 말았다.
녀석의 끈질긴 공세에 지친 것도,수진과 함께 나갈 수 있어서도 아니였다.
찬우가 그렇게 소개 시켜주고 싶어하는 꼬마애가
도대체 어떤 앤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였다.
뭐 어차피 내일이 되면 알 수 있겠지.
난 손가락을 흔들어서 풀어주고는 다시 모니터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프로포즈 아닌데-
어느 대학가 앞의 유명한 삼겹살 집..
수진과 내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그 안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빠.친구분은?"
"응.잠시만 전화해보자."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나보다.
찬우 녀석이 우리가 온걸 어떻게 눈치챘는지 몰라도 우리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찬우는 항상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 -_-;
좀 없어 보이는 그런 녀석이였다.
하지만 얼굴 생긴 것과 달리 집은 엄청나게 부유한 그런 녀석이였다.
"왔냐?"
"어.오늘 니가 저녁 쏘는거지?"
"하하.걱정마라.아이구 오랜만입니다.수진씨?"
"네.찬우 오빠 맞죠?"
"와우~수진씨는 예쁜 얼굴 만큼 기억력도 좋으시네??"
수진은 그런 찬우를 보며 수줍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난 그런 찬우의 엉덩이를 몰래 꼬집고 있었다-_-
찬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 조심하겠다는 간절한 눈빛을 나에게 전송하고 있었다.
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듯 찬우를 보며 물었다.
"소개 해준다던 그 아가씨는?"
찬우는 그런 날 향해 씨익 웃으며 손 동작으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왼쪽 편 테이블을 가리킨다.
난 찬우의 손이 가리키는 그 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 곳엔 .....
"안녕하세요.오빠.언니.^^*"
정말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입이 잠시 열려 있었나보다.
혹시라도 내 옆에 서 있던 수진이가 나의 그런 표정을 봤더라면 한달 동안 삐져있어도 할말 없다-_-;
TV에서 광고 하던 윤기넘쳐 흐르는 검은 긴 생머리.
그리고 인형 같은 큰 눈동자,코,입술,턱선...내가 쓰던 글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여자는 완벽 그 자체였다.
그때 찬우가 날 보며 말한다.
"야.너 뭐하냐?좀 앉지?수진씨.앉으세요~"
그러자 앉아있던 그 여자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가 앉을 의자를 빼주려 한다.
내 옆에 있던 수진은 그런 여자의 행동에 고맙다는 미소를 지어 주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찬우는 삼겹살과 소주를 주문했고 나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친구.어떠냐?"
난 찬우의 그 질문에 나도 모르게 그 여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날 향해 씨익 웃어주었다.
"조,좋네."
"엥??"
난 내가 말해놓고도 뭘 실수 한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옆에 앉아 있던 수진은 나의 팔꿈치를 툭 툭 치며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찬우는 날 향해 -_-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_-;;
내 맞은 편에 앉아 있던 그 여자만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웃고 있었다.
찬우는 나의 볼을 손가락으로 잡더니 잡아당겼다.
"아아.아프잖아.새꺄!"
그러자 찬우는 말했다.
"이녀석아.내가 쟤 어떠냐고 물어봤지?쟤한테 프로포즈 하라든?"
찬우 녀석의 그 말 한마디에 수진과 그 여자의 얼굴 표정은 황당함에서 점차
'아,그게 고난이도-_-;유머였구나.' 라는 표정으로 바뀌고 있었다.
난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수진을 향해 수줍게 웃어주었다.
하지만 그때 맞은편에 앉아있던 그녀가 날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요.혹시.."
Written by Love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