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가요계 '이제 섹시도 안먹힌다'
'이제 어떡하나'
최악의 음반시장. 이제 앨범 1만장을 팔기에도 벅찬 시대가 왔다. 소비자들은 무료 MP3에 길들여져 있고 이통사들은 핸드폰에까지 MP3를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래서 음반 기획자들이 생각해 낸 것은 바로 '섹시'라는 코드다. 이제 가요계에서 '섹시'는 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장르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 '섹시'라는 파격적인 코드까지 이제 약발이 듣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섹시가수? 흥!
사단법인 한국음반산업협회 7월 국내음반 판매량 집계를 보면 50위까지 일명 '섹시'를 컨셉트로 나온 가수는 딱 2팀이 있다. 보아와 클레오. 그나마 보아 4집은 누적 판매량 149,662장을 기록하며 3위에 랭크됐지만, 클레오 3집은 누적 판매량 2,432장을 기록하며 43위에 올랐다. 클레오의 앨범이 7월 9일 출시됐으니 22일동안 단 2,432장만 판매됐다는 얘기다.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안타까울만큼 저조한 판매량이다.

댄스그룹 '스페이스A'출신인 루루는 누드를 낸 후 섹시컨셉트를 차용해 지난 7월 솔로앨범을 출시했다. 언론에서는 그녀의 손수건 댄스가 큰 인기를 모은다며 여세몰이에 앞장섰고 줄곧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섹시댄스를 선보였지만 어떤 음반차트에도 30위권내에 순위를 올려놓지 못했다.
지난 5월 2집을들고 나온 '월드컵가수' 미나는 반응이 시원치 않자 아예 필리핀쪽으로 고개를 돌려 돌파구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one이라는 이름으로 가수활동에 나선 성현아 역시 스크린에서 보여준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이틀곡인 'Turn it up' 등 5곡이 실린 싱글앨범을 발표한 성현아는 방송활동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현재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이 성현아측의 모관계자에게서 나온 말이다.
3월 '라이드 웨스트'란 앨범을 들고 나온 베이비복스도 총 32,823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상반기를 마감했다. 이름값을 전혀 못한 셈. 이밖에도 엄정화, 이정현등 이름값이 있는 가수들조차 제대로 앨범홍보조차 못하고 활동을 접는 상황이 됐다.
더이상 안된다!
이제 가요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섹시'를 내세우는 가수들에게 '행사를 위한 가수'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앨범의 판매는 거의 포기상태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모 음악평론가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섹시가 가요계의 대세일때도 그들의 음악이 특별히 음악으로써의 가치가 가지진 못했다. 이제 기획사들이 불황의 돌파구로 '섹시'를 내세우지만 우후죽순격으로 나오는 '섹시'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별볼일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가요계에 관련된 사람이면 누구나 불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정공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빅마마'나 '휘성'같이 정공법으로 앨범을 낸 가수에게는 이 최악의 불황속에서도 어느 정도 희망이 보였다. 그러나 '섹시'처럼 음악외 부수적인 것은 들고 나온 가수들은 하나같이 실패를 맛봤다. 음악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물론 아직도 '섹시'를 컨셉트로 한 가수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S.E.S출신 유진은 솔로 2집앨범에서 '섹시'에 가까운 컨센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꽤 선전을 하며 각종 차트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진조차 자신의 앨범 컨셉트를 '섹시'가 아닌 '성숙'이라고 주장한다. 홍보효과가 '반짝'있을진 모르겠지만 제무덤 파는 격이 된 '섹시'.
이제 누가 감히 '섹시'를 내세울 것인가.